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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XJ, 5m가 넘는 초대형 세단을 2.0 엔진이 이렇게···

  • 기사입력 2013.03.11 09:14
  • 기자명 이상원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길이가 5m를 훨씬 넘고 무게가 2톤에 육박하는 대형 세단을 2.0 엔진이 과연 끌 수 있을까?
 
최근들어 다운사이징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이같은 믿지 못할 일이 등장하고 있다.
 
재규어는 최근 자사의 플래그쉽 모델인 XJ에 2.0 터보 가솔린엔진을 장착했다. XJ는 재규어의 라인업 중 덩치가 가장 큰 모델로 길이가 5252mm, 무게가 1855kg(롱휠베이스 기준)로 벤츠 S클래스나 BMW 7시리즈보다 훨씬 크고 무겁다.
 
S클래스와 BMW 7시리즈는 큰 덩치에 맞춰 배기량 4000cc급 V8이나 3000cc급 V6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재규어의 이같은 발상은 플래그쉽 모델에는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고 배기량 엔진을 얹어야 한다는 지금까지의 고정관념을 송두리째 뒤엎은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다운사이징 열풍으로 인해 중형 세단급에서 기존 V6엔진을 대신해 2.0 터보엔진을 탑재하는 경우가 종종 생겨나고 있지만 초대형 세단에 2.0 엔진을 올린 것은 재규어가 처음이다.
 
 재규어는 올들어 최근 개발완료한 고밀도 분사식 신형 2.0 가솔린 터보엔진과 신형 3.0 수퍼차저 엔진을 탑재한 XJ와 XF를 내놨다.
 
XJ의 경우, 지금까지 3.0 V6 터보 디젤모델과 V8 5.0 수퍼 차저 등 2개 모델이 시판돼 왔으나 이번에 2.0 터보 가솔린과 3.0 수퍼차저가 추가되면서 총 4개 라인업으로 늘어나게 됐다.
 
또 스포츠 세단인 XF도 2.2터보디젤, 3.0 터보디젤 V8 가솔린 수퍼차저 등 3개 모델에서 2.0 터보 가솔린과 V6 수퍼차저가 합류하면서 총 5개 모델로 확대됐다.
 
이번에 새로 개발된 신형 2.0 I4 터보차저 엔진은 초경량 알루미늄으로 제작, 무게가 150kg에 불과하다. 일반적인 V6 엔진 무게가 180kg을 넘는 것과 비교하면 30Kg 이상 가볍다.
 
이 엔진은 작지만 최고출력이 240마력, 최대 토크가 34.7kg.m에 달한다. 엔진이 가벼운데다 동력 전달 손실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효율적인 시스템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기존 대용량 멀티 실린더에 비해 강력하고 다이나믹하면서도 민첩한 주행성능을 발휘하며 높은 연료효율성까지 갖췄다.
 
XJ 2.0모델의 경우, ZF 8단 자동변속기와 조합, 출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이 7.5초에 불과하며 복합연비도 9.2km에 달한다. XF도 0-100km를 7.9초에 주파하고 복합연비도 9.4km에 달한다. 
 
3.0엔진이 장착된 BMW 740i의 320마력, 45.9kg.m, 0-100km 5.7초, 복합연비 9.9km보다는 약간 뒤지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모자람이 없다.
 
2.0 터보 가솔린엔진과 함께 개발된 재규어 3.0 V6 슈퍼차저 엔진도 한층 컴팩트해졌다. 3.0 V6 DOHC 수퍼차저 엔진은 모든 속도 영역에서 파워, 토크, 경제성 최적화시켜 8기통 엔진과 맞먹는 동급 최고의 성능을 갖췄다.
 
이 엔진 역시 올 알루미늄 재질로 제작,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매우 탁월하다.
 
특히, 출력과  연료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흡배기구 밸브 개폐시점을 최적화시킨 듀얼 독립식 가변 캠 타이밍을 적용했고 연료량을 정확하게 측정 연소실 중앙으로 바로 분사하는 스프레이 가이드 직분사 시스템 적용 등 전자 제어식 엔진 관리로 연비가 기존에 비해 20% 이상 향상됐다.
 
또, 넓은 기어비로 응답성과 효율성이 높고 인텔리전트 스톱 앤 스타트 기능도 적용됐다.
 
여기에 엔진을 엔진룸 깊숙히 위치시켰다. 소음. 진동을 줄이기 위해서다. 스톱 앤 스타트 기능과 ECO기능도 추가, 연료 효율성을 높였다.  XJ와 FX에 장착된 이 엔진은 ZF사와 재규어가 공동 개발한 신형 8단 자동미션과 조합, XJ는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5.9kg.m 0-100km를 5.9초에 주파하며 연비는 리터당 8.4km에 달한다.
 
또 XF는 340마력, 45.9kg.m에 0-100km  5.9초, 복합연비는 리터당 8.5km다. 성능면에서는 BMW 740i를 앞선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신형 2.0 터보 가솔린엔진과 3.0 V6 DOHC 수퍼차저 엔진을 성능을 직접 보여주기 위해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경남 남해에서 대규모 기자 시승을 실시했다.
 
남해섬을 한바퀴 돌아 남해고속도로를 경유, 경남 사천까지 돌아 오는 왕복 150km 시승에서 XJ와 XF 4개 모델을 번갈아 타 보도록 한 것.
 
처음 만난 XJ2.0 터보 가솔린 모델은 서두에 의문을 던진 대로 길이가 5m를 훨씬 넘고 무게가 2톤에 육박하는 대형 세단을 2.0 엔진이 과연 얼마만큼 제대로 끌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했다.
 
그런데 엔진음부터가 범상치 않다. 터보 특유의 무게감 느껴지는 엔진음은 작은 배기량이라고 무시하지 말라는 경고음처럼 들린다.
 
가속페달을 밟자 거대한 덩치의 XJ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튀어나간다. 마치 V8 엔진의 고성능 스포츠카와 같은 반응 속도다. 구불구불한 남해의 해안도로를 민첩하게 빠져 나간다.
 
하지만 굴곡이 심한 곡선구간에서는 차체 큰트롤이 쉽지가 않다. 뒷축의 반응이 약간 늦어진다. 핸들링감이나 서스펜션은 유럽차임에도 예의 부드러움을 유지했다.
 
너무 딱딱하지도, 너무 무르지도 않은 느낌이 기분좋게 와 닿는다. 
 
직선구간에서 속도를 더 높였다. 순식간에 시속 180km를 넘어선다. 변속반응도 빠르고 부드럽다. ZF 신형 8단과의 궁합이 좋아 보인다.
 
셀렉터에서 S모드에 다아내믹모드로 전환하자 엔진음에 무게가 더해지면서 차체가 앞으로 튀어나간다. XJ의 야성적인 질주 본능이 그대로 느껴진다. 
 
다음에 시승한 3.0 V6 DOHC 수퍼차저 엔진이 장착된 XJ 역시 엔진음이 중후하다.
 
양 차종의 주행성능을 비교해 보면 아무래도 3.0 수퍼차저가 약간은 앞선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2.0터보나  3.0 V6 DOHC 수퍼차저 모두 5m가 넘고 2톤에 육박하는 거대한 XJ를 강력하면서도 민첩하게 끄는데 아무런 손색이 없다.
 
두 차종의 실 주행연비는 7.5km와 7.7km 정도로 나왔다. 시속 200km를 넘나드는 시승주행임을 감안하면 그리 나쁜 편은 아니다.
 
이번에 새로 들여온 XJ와 XF에는 오디오가 바뀌었다. 기존엔 바워스 앤 윌킨스(B&W)가 장착됐었지만 이번에는 메리디안 오디오가 적용됐다.
 
메리디안은 카 오디오업계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옴씨어터 부문에서는 명성이 자자하다. 
 
재규어는 메리디안 오디오는 중후함 대신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의 깔끔한 음질이 특징적이다. 재규어 전 모델과 랜드로버까지 확대 적용해 나갈 예정이다. XJ 2.0 럭셔리 SWB의 시판가격은 1억990만원, 3.0SC 프리미엄 럭셔리 SWB는 1억2천990만원, XF 2.0 럭셔리는 6590만원, 3.0 SC 럭셔리는 762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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