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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곤회장, 전기차로 닛산의 기적을 다시한번

  • 기사입력 2009.08.30 11:23
  • 기자명 이상원
위기의 카를로스 곤(Carlos Ghosn), 전기차로  또다시 기적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인가?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회장은 일본의 3위 자동차업체인 닛산(日産)을 회생시키고 일본은 물론 전 세계 재계의 영웅으로 떠오른 인물이다.
 
그는 심지어 일본에서는 만화의 주인공으로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곤회장은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절감과 경쾌한 디자인, 부품가격 거품 제거 등으로 적자였던 닛산차를 세계 자동차업계 최고의 영업이익률 11.3%로 반전시키면서 일약 스타CEO로 등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몰아닥친 세계적인 경기부진으로 닛산차가 지난해에 순손실 3조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2조2천억원 적자가 전망되면서 곤회장은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꺼내 든 카드가 바로 전기자동차(EV)인 리프다.
 
곤회장은 지난 2일 첫 전기자동차 리프 공개행사에서 전기자동차로 하이브리드카로 앞서가고 있는 도요타와 혼다에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곤 회장은 내년 하반기부터 전기차 리프의 시판에 나서 전 세계 전기차 점유율 50% 이상을 달성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유럽과 미국 등 전 세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을 공략하고 있으며 특히, 정권교체 가능성이 큰 일본의 민주당 정권의 지원을 등에 업고 곤 신화 재현에 도전한다.
 
자동차 연구기관에 의하면 오는 2020년 전기차의 세계 수요는 전체 자동차 수요의 10%에 해당하는 6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본다면 닛산차는 300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계산이다.
 
지난 2일 새 본사 빌딩에서 가진 전기차 리프의 공개행사에서 핸들을 잡고 등장했던 곤회장은 비장한 모습으로 르노.닛산 연합은 전기차 분야에서 시장수요의 과반수를 차지할 것이라고 확언했다.
 
곤회장의 대명사로 통하는 커미트먼트(commitment) 경영 즉, 판매대수나 이익 등의 목표치에 대한 공약을 내걸고 이를 달성하는 경영방법이 이번에도 지켜질 지가 관심거리다. 

하지만 이번 전기차 점유목표는 약속을 지키기에는 다소 무리라는 지적이 많다. 전기차 보급에는 높은 차량가격과 전기 충전 스탠드 등 인프라 정비가 수반되기 때문이다.
 
전기자동차가 르노닛산과 곤회장에게 과연 승산이 있는 게임일까?
 
가장 큰 문제인 시판가격 인하에 대해서는 정부보조금을 공제한 실질 구입가격이 가솔린차 같은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200만엔(2천600만원) 전후로 예정하고 있다.
 
문제는 제조비용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고액의 리튬이온배터리의 가격인하다. 하지만 경쟁업체들은 배터리 가격을 이정도 수준까지 낮추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반응이다.

닛산차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터리를 리스방식으로 조달하고 차체만 판매, 실질적인 부담금을 줄인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배터리를 리스방식으로 조달할 경우, 현행 정부 보조금의 전액지원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일본에서 민주당이 정권을 잡을 경우 사정이 달라진다.
 
전기차 보급은 정부나 지방자치체의 지원을 빼 놓을 수 없다. 닛산이 본사를 이전한 요코하마시 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고 있다.
 
일본의 민주당은 온실가스 삭감을 주요 정책 목표로 내걸고 있으며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전기차 보급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닛산 본사 뿐만 아니라, 가나가와현 내에 상당한 조직을 거느리고 있는 닛산노련도 닛산차의 전기차 보급에 전면적인 지원을 보낸다는 입장이다.

일본 환경성은 올해 주요국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2050년까지 CO2 80% 삭감 목표를 달성하려면 , 2%의 경제성장을 유지할 경우, 거리를 주행하는 승용차를 모두 전기차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새로운 정부는 전기차 구입 보조금의 대폭적인 지원 등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 
 
주행 중 이산화탄소(CO2)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전기차가 궁극의 친환경차로 곤회장의 '비장의 카드'인 것만은 틀림없다.
 
때문에 조기에 본격적인 보급이 어렵다던 도요타나 혼다차도 최근에는 잇따라 참여를 표명하고 있다.
 
전기차에 회사의 명운을 건 곤 회장의 판단력이 이번에도 통할 것인 지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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