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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부활 첨병 신형 캠리, 이번엔 진짜 실력 발휘할까?

  • 기사입력 2012.01.25 18:20
  • 기자명 이상원
토요타 자동차 중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모델 중의 하나로 지난 1983년 첫 출시 된 이후 지금까지의 전세계적으로 1천400만대 이상 판매된 세계적인 베스트셀링 모델.
 
1997년 4세대 모델 출시 이후 토요타 최초로 미국 승용차시장 1위에 오른 이후 13년 동안 아홉번이나 1위를 차지했으며 2009년 이후 지난해까지 1위를 이어가고 있는 차.  바로 토요타자동차의 캠리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시장으로 평가받는 미국시장에서는 이같은 평가를 받고 있는 토요타 캠리가 유독 한국시장에서는 이렇다할 실력발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토요타 캠리의 한국시장 판매량은 2천20대로월 평균 판매량이 200대에도 미치지 못해 수입차 중에서도 9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세계 시장에서의 위상을 감안하면 수입차 전차종 1위는 물론, 미국에서의 경쟁차종인 쏘나타나 K5를 위협해야 한다.
 
전 세계에서 베스트 셀링카인 캠리가 유독 한국에서만 힘을 써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산 차에 비해 평이한 디자인과 드러나지 않는 강점 및 뒤떨어지는 편의사양, 그리고 수입으로 인한 낮은 가격경쟁력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미국 등 세계 주요국가에서 이러한 캠리를 선호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오랜동안 타도 질리지 않는 무난함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뛰어난 내구성과 차령에 대한 변치않는 신뢰성이 바로 그것이다.
 
때문에 국내에서 당장 평가가 가능한 부분은, 눈에 보이는 내.외관과 편의사양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한국토요타는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이번에 들여온 신형 7세대 캠리는 대폭적인 편의사양 적용과 실내 인테리어의 고급화 및 성능 향상에 신경을 썼다.
 
여기에 본사도 아낌없는 지원에 나섰다. 한국토요타측은 원화대비 달러 강세 등으로 기존모델에 비해 200만원 가량을 인상할 방침이었으나 막판에 100만원을 낮추는 초강수를 뒀다.
 
물론, 이같은 결정은 토요타 본사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뿐만 아니다. 한국 토요타는 이번 신형 캠리 런칭행사에 국내 수입차 신차 발표회 사상 전례없는 돈을 쏟아부었다.
 
톱 클래스 연예인인 김태희를 모델로 내세운데 이어 런칭 행사도 미디어, 판매딜러, 일반고객으로 나뉘어 세번에 걸쳐 진행했으며 특히, 일본 본사에서는 토요타 아키오사장을 비롯, 아시아.태평양 담당 임원과 캠리 수석 엔지니어 등 핵심 간부들이 대거 지원에 나섰다.
 
이는 수준높은 한국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어야만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생각에다 최근 토요타의 턱 밑까지 추격해 온 현대차그룹을 안방에서 견제하고자 하는 포석도 깔려 있다.
 
한국시장에 투입된 신형 캠리의 실제 실력은 어떨까?  지난해 11월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LA오토쇼에 출품됐던 신형 캠리는 질 낮은 마감재와 볼품없는 편의사양으로 다소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이번에 국내에 들여온 한국형 캠리는 미국형 캠리와 달리 실내 사양이나 고급성이 대폭 업그레이드됐다.
 
모든 면에서 한국 소비자들을 위해 특별한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한국토요타는 시승코스도 근래에 보기 드문 긴 코스를 잡았다. 전남 여수와 부산을 오가는 총 104km에 이르는 구간으로 무려 5시간 이상 소요되는 거리다.
 
일반적으로 신차 시승 코스의 경우, 50km에서 70km 내외가 대부분이다. 신형 캠리의 주행성능과 편의성을 맘껏 느껴보라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신형 캠리의 외관은 기존 6세대에 비하면 보다 모던해지고 스포티해진 느낌이다. 하지만 최근에 출시되는 경쟁모델인 쉐보레 말리부나 폭스바겐 파사트, 현대차의 쏘나타, 기아 K5 등과 비교하면 여전히 평이하다.
 
적어도 디자인면에서 눈에 확 들어오는 독특함을 찾아내기는 어렵다. 차체도 시각적으로 말리부 만큼이나 작아보인다. 신형 캠리의 전체적인 이미지는 기존에 비해 깔끔해졌다는 느낌이다. 토요타 엠블럼을 타고 흐른 굽은 3단 라디에이터그릴이 2단으로 깔끔하게 정리됐고, 새로 디자인된 부메랑 형태의 리어 콤비램프도 신선감을 더했다. 신형 캠리는 낮으면서도 와이드한 설계로 스포티하면서도 차분하고 모던하면서도 날카로운 이미지를 적절히 조화시켰다. 특히, 주행안정성 강화를 위해 사이드 미러와 리어 램프에 '에어로 다이나믹 핀'을 적용한 점은 매우 독창적이다.  이는 토요타가 F1에서 발전시킨 것으로, 차체에 측면을 따라 흐르는 기류에 소용돌이를 만듦으로써 유속이 빨라지고, 차체를 좌우로 밀어넣는 힘이 작용, 차량의 주행안정성을 더욱 향상시켜 준다. 실제로 작은 핀의 유무에 따라 일반인들도 안정성의 차이를 실감할 수 있다. 여기에 17인치 휠과 브리지스톤 타이어, 그리고 굵직한 크롬도금 리어가니쉬를 적용, 고급성을 부여하기 위해 노력했다.  신형 캠리는 오래타도 질리지 않는, 오래될수록 우러나는 진한 맛이 느껴질 그런 디자인이다.
 
신형 캠리의 실내 역시 외관 만큼이나 독특한 점을 찾기는 어렵지만 깔끔하다는 느낌이 먼저 다가온다. 에어컨 송풍구와 내비게이션, 로터리방식의 커다란 스위치로 이어지는 센터페시아는 매우 단순하게 디자인됐다. 계기판은 기존의 백색바탕의 평면형에서 옅은 은은한 청색바탕의 세미 입체형으로 바뀌었다. 특히, 계기판에 장식된 스티치와 센터 클러스터 소재고급감은 기존보다 한차원 높아졌다. 하지만 경제운전을 표시하는 'ECO 표시등'의 크기가 너무 작아 시인성이 떨어지는 건 개선해야 할 사항이다. 운전석과 동반자석 모두 전동식 조절장치가 적용됐고 기어 노브는 한층 고급스러워졌지만 껑충하게 긴 막대형은 기존스타일을 고수했다.  시트는 부드러운 천연가죽 재질이 적용됐지만 여름철을 고려한 통풍기능은 제외됐다. 또, 고급성 강화를 위해 도어 트림에 블랙 및 화이트의 투톤터치와 무광 스테인레스 소재를 적용한 점은 높이 평가되지만 센터페시아 일부와 뒷좌석 도어 트림 등에 적용된 진부한 느낌의 브라운컬러 우드그레인은 모던함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대시보드 윗부분의 유광 플라스틱재질과 센터 암레스트(중앙 팔걸이), 컵 홀더등에 고급성이 떨어지는 재질이 적용된 점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신형 캠리의 실내 중에서 가장 맘에 드는 부분은 넓은 실내공간이다.  신형 캠리는 전체 길이에서는 기존 모델보다 단 1mm도 커지지 않았다. 그러나 실내공간은 놀라울 정도로 넓어졌다. 신형 캠리는 앞.뒷좌석 모두 어른 4명이 타도 넉넉할 정도로 공간이 충분하다. 특히, 뒷좌석 탑승자의 다리 공간을 15mm 가량 넓혔고 헤드룸도 매우 여유로워 대형 세단에 버금가는 공간을 갖추고 있다.
이번에 국내에 들여 온 신형 캠리는 앞서 설명했듯이 한국 고객들의 기호에 철저히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먼저 신형 캠리에는 LG전자와 공동으로 개발한 ‘한국형 내비게이션’이 장착됐다. 이 내비게이션은 한국지형과 교통환경에 맞는 최고 수준의 품질과 다양한 기능이 특징이다.  터치스크린은 시인성이 탁월하며, 전면 돌출형으로 안쪽에는 CD체인저도 장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공동 런칭한 '토요타 커뮤니케이터’도 신형 캠리만의 편의사양이다. 토요타는 자동차와 IT기술의 접목을 통해, 주행상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뉴 캠리 운전자 전용의 프로그램이 내장된 스마트 드라이빙 솔루션이 탑재된 갤럭시 탭 7.0 플러스를 초기 구매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또, 조수석 무릎에어백과 뒷좌석 사이드 에어백이 채택된 것을 포함, 총 10개의 에어백과 추돌시 탑승자의 머리를 확실하게 보호해 주는 경추손상방지(WIL) 시트, 그리고 후방카메라와 크루즈 컨트롤 기능도 기본으로 적용, 준대형 세단 이상의 고급 사양들이 적용됐다. 신형 캠리의 엔진음은 상당히 묵직하면서도 조용하다.  이번에 국내에 들여온 신형 캠리는 미국 컨터키공장에서 생산된 차종으로, 미국 판매모델 중 최상위급인 2.5 가솔린 XLE와 2.5 하이브리드 XLE 등 2개 차종이다. 물론, 두 모델모두 업그레이드된 신형 엔진이 탑재됐다.
엔진은 기존과 같은 직렬 4기통 16밸브 DOHC 듀얼 VVT-i 엔진이지만 성능 업그레이드를 통해 최고출력이 175마력에서 181마력으로, 높아졌고 연비도 리터당 12km에서 12.8km로 향상됐다. 특히, 차체 경량화를 통해 총 중량은 1845kg에서 1810kg으로 30kg이, 공차중량은 1520kg에서 1485kg으로 35kg이 줄었다. 또, 토요타는 출발 직후의 엔진 회전수 상승을 억제시키고 동력 전달 효율성을 향상시켜 부드러운 주행성능을 확보했다. 실제로 신형 캠리는 출발가속성이 매우 탁월하다. 2500cc급 엔진이지만 최고출력이 200마력이 넘는 2.0 터보차저엔진에 버금가는 파워풀한 성능을 발휘한다. 때문에 출발가속성능은 물론 고속 주행성능도 탁월하며 엔진 저항력도 매우 낮아 한번 가속으로 나아가는 순항력도 매우 뛰어나다. 고속에서의 직진성능과 코너링 능력도 나무랄데가 없다. 특히, 묵직한 엔진사운드와 적절한 실내 정숙성 등 패밀리세단으로서 최상의 조건을 갖췄다. 속도감응식 파워 스티어링도 적절한 무게감을 갖췄고 서스펜션은 기존 맥퍼슨(앞)과 듀얼 링크((뒤) 서스펜션도 새로 개발, 핸들링 응답성과 승차감이 한층 높아진 느낌이다.   신형 캠리의 실제 주행연비는 꽉막힌 시내 등을 거쳐 오면서도 리터당 10km를 웃돌았다. 신형 캠리는 동력성능과 주행안정성능, 연비가 높은 차원에서 절묘한 균형을 이뤘다는 평가다. 신형 캠리는 2010년 대규모 리콜과 지난해 대지진으로 부진했던 토요타의 부활을 알리는 첫 모델로 한국시장이 가능성의 시험무대가 되고 있다. 신형 캠리가 국내 수입차시장을 평정하고 토요타 부활을 이끌지 귀추가 주목된다.  참고로 신형 캠리는 약 두달 만에 2천대 가량이 계약, 올해 목표치인 6천대의 3분의1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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