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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100주년 맞는 GM, 존폐의 기로에서 안간힘

  • 기사입력 2008.09.15 16:04
  • 기자명 이상원
70여년 간을 세계 최대의 자동차 기업으로 군림해 왔던 미국  제너럴모터스(GM).
 
그 GM이 오는 16일로 창립 100년을 맞는다. GM은 미국인들의 자존심이자 미국 자체를 상징해 왔던 기업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시아 국가 신흥 자동차메이커들의 공세와 기름값 급등으로 대형차 판매가 부진, 존폐의 기로에 몰리면서 과연 어디까지 거인의 저력을 보일 수 있는지를 시험당하고 있다.
 
GM은 16일 『GM Next』 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개최한다. 이 행사장에서는 가정용 전원으로 충전이 가능한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카가  전 세계에 전격 공개될 예정이다. 
 
이에앞서 지난 8월에는 역대 GM이 생산한 명차들로 미국 자동차산업의 상징인 디트로이트 시내에서 화려한  퍼레이드를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퍼포먼스에 대해 미국의 많은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거대한 공룡의 마지막 몸부림이라는 냉소를 보내고 있다. 
 
GM의 릭 왜고너 회장겸최고경영책임자(CEO)는 지난 12일 미 상원 에너지위원회가 개최한 공청회에서 미국 자동차산업의 회생을 위해 250억달러(27조7천억원)의 정부지원을 요청했다.
 
지난해 말 미 의회를 통과한 미국 에너지관련법은,저연비차량 개발 지원에 정부가 최대 250억달러의 저리융자를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GM은  올해 4-6월기에만 약 155억달러의 적자를 내 신차종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정부의 거액의 융자금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다.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는 이어지는 정리해고와 노조와의 노동협약 개정 등으로 오는 2010년부터는 생산비용 부문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게 된다.
 
또, GM의 경우, 전기차 볼트와 신세대 하이브리드카, 계열사인 GM대우차의 글로벌 소형차 시보레 크루즈(라세티 후속)와 비트(마티즈 후속)를 북미와 전 세계 공장에서 생산, 2010년부터 본격 공급하게 된다.
 
때문에 1년 반 남짓을 정부융자금 등으로 잘 견디게 되면 일단은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이 기간을 어떻게 견디느냐가 관건이다.
 
GM의 6월말 현재 부채 초과액수는 무려 570억달러(약 60조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지난 6월 이후부터는 파산설이 연이어 터져 나왔고 이로인해 주가가 한때 반세기 만에 최악인 10달러로 폭락했다.
 
현재 GM의 시가총액은 약 74억달러로 세계 1위 자동차기업인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약 20분의1에 불과하다.

미국 월가의 분석가들은 GM의 부진에 대해 대체로 다음 3가지를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첫째가 주력모델들의 가격 경쟁력, 둘째는 적절한 타이밍에 시장에 투입하는 상품개발력, 셋째는 판매력 부족  등이다.
 
이  모두 구조적인 문제들이기 때문에 거액의 융자금 지원도 일시적인 미봉책 밖에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GM은 설립 초기에 뷰익브랜드에 더해 캐딜락 등을 다른 자동차메이커로부터 차례차례 흡수, 지난 1930년대에는 포드를 넘어서며 세계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로 도약했다. 

50년대에는 GM 사장의 파워가 미국 국방장관보다 커 『GM에 좋은 것은 미국에 좋은 일』 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전 세계에서 막강한 파워를 발휘했다. 

GM은 70년대에 찾아 온  두 번의 오일쇼크와 80년대 일본 자동차메이커들의 거센 공세도 넘어섰지만, 급격한 지구 온난화로 환경대응 차량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을 도외시 하면서 서서히 몰락해 갔다.
 
특히, 저연비차량 개발에서 도요타 등에게 선수를 빼앗긴 것이 경영에 심각한 영향을 주면서 2005년부터 경영이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미국 언론들은 지금까지 빅3로 불려 왔던 GM과 포드, 크라이슬러에 대해  최근에는 디트로이트 3로 격하시켜 부르기 시작했다. 

미국 신차시장은 이미 GM이 선두자리를 도요타에게 위협받고 있으며 포드는 폭스바겐에 밀리면서 3위, 크라이슬러는 혼다에 밀려 5위로 내려앉았다.
 
이제 GM과 포드, 크라이슬러는 미래 자체를 기약할 수 없는 처절한 생존의 기로에 내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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