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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동떨어진 연비테스트. 리터당 49km 진짜 가능할까?

  • 기사입력 2008.08.12 23:58
  • 기자명 이상원
최근 독일 폭스바겐 차량을 국내에 수입 판매하고 있는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달 27일 실시한 연비테스트에서 자사의 파사트 2.0 TDI가 리터당 49.07㎞의 연비를 기록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를 했다.
 
고유가로 인해  연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면서 자사 차량의 뛰어난 연비를 홍보하기 위해 마련한 이벤트에서  최고기록을 세운 참가자의 연비가 리터당 49.07㎞에 달했다는 것.
 
폭스바겐코리아측은 다른 참가자들도 이날 40㎞를 넘는 연비를 기록했으며 전체 참가자 평균 연비가 공인 연비의 2배에 달하는 리터당 28.37㎞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파사트 2.0 TDI모델의 공인연비는 리터당 15.1km. 푸조 4072.0HDi의 18.1km보다  3km가 낮고 GM대우 토스카 2.0디젤모델의 13.0km, 쏘나타의 13.4km보다는 약간 높은 수준이다.
 
그렇다면 공식적으로 실시한 연비테스트에서 어떻게 이런 연비가 나왔을까? 과연 이같은 연비가 나오는 것이 가능하기나 할까? 
 
이 사실이 주요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자동차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진위여부, 혹은 테스트 방법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본지는 이같은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지난 8일 테스트 전문업체인 카 솔루션(대표 이준호)과 공동으로 테스트에 사용됐던 파사트 2.0TDi모델로 비슷한 코스에서 재차 테스트를 실시했다.
 
특히 이번 실증테스트에서는 연료소모량 측정시 별도의 장비나 도구 없이 주유기로 넣는 방식 대신 일정 연료를 비이커에 담아 주유하는 방식을 사용, 주유기의 오차를 없애는 등 보다 정밀한 방법으로 측정을 실시했다.     

테스트 코스는 폭스바겐코리아의 본사가 위치한 서울 청담동에서 인천공항까지 75km구간을 왕복 주행하는 코스로, 청담동-인천공항 구간에서는 최고의 연비를 내기 위한 조건 즉,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끈 상태로 주행했으며 인천공항-청담동 구간에서는 에어컨을 켠 상태로 일반적인 주행조건을 유지했다.
 
최고연비 측정을 위해 에어컨을 작동하지 않고 창문을 닫은 채 평균시속 80km 이하로 주행(당시 실내온도 34.5도)한 결과, 파사트 2.0TDi모델은  75.3km구간에서 2.38리터의 연료를 사용, 평균연비 31.64km를 기록했다.
 
이어 평상시 주행조건 즉,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켠 상태에서 시속 80km 속도로 주행한 결과, 63.8km 구간에서 3.25리터의 연료를 사용, 19.63km의 연비수준을 기록했다. 
 
즉, 최고 연비를 산출하기 위한 최악의 조건에서 파사트2.0TDi의 연비는 31.6km 정도로 폭스바겐코리아측이 실시한 연비테스트에서 작성된 최고기록인 리터당 49km와 무려 17.4km의 차이를 보였으며 평상시 주행 상태에서의 연비는 19.63km로 공인연비인 15.1km보다는 7.5km가 높게 측정됐다.
 
이번 테스트를 맡은 이준호대표는 파사트 2.0TDI의 특성을 더 파악한 상태에서 테스트를 했더라면 좀더 좋은 연비가 나왔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차량 실내온도가 36도를 넘나드는 폭염속에서 에어컨을 켜지 않은 채 창문을 닫은 상태로 정속주행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상태에서 측정한 연비는 무의미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대표는 연비대회를 통해 연비 효율성을 높이는 운전법이 일반 운전자들에게 소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소비자들로부터 신뢰성을 얻기 위해서는 실제 주행조건과 같은 상태에서 측정을 해야 하고, 연료측정방법도 보다 정밀한 방법을 사용해야 하며, 특히 짧은 거리는 오차가 커지기 때문에 수백 km이상의 장거리 테스트와 함께 타이어 공기압까지 동일하게 체크하는 등 세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산차업체의 경우, 기아차가 지난 7월 뉴 카렌스 연비왕 선밸대회를, GM대우자동차가 지난 5월소형차 젠트라X의 서울-부산간 연비왕 선발대회를, 수입트럭업체인 볼보트럭코리아가 지난 6월 덤프트럭 연비왕 선발대회를 각각 개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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