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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5일장 구경가세요

  • 기사입력 2007.01.22 17:18
  • 기자명 이진영

정선의 장날은 끝숫자가 2일과 7일이다. 한 달에 여섯 번 서는 장날은 정선 사람들과 도시인들이 빚어내는 어우러짐의 장터다. 오랜 세월 만나지 못했던 친구를 만나는 곳도 장터이고 막걸리 한 사발에 묵은 감정을 털어내는 곳도 장터 주막이다.
 
정선장에는 정선만의 특유한 먹거리와 산촌에서 직접 가지고 온 것들로 장터는 넘쳐난다. 그런 이유로 정선 장터는 도시생활에 지친 이들에겐 어머니 품속처럼 편안하고 고향 같은 곳이다.
 
점심시간 무렵이면 장터 먹자골목이 바빠진다. 정선의 전통 음식인 콧등치기 국수를 비롯해 메밀묵과 옥수수로 만든 올챙이 국수, 메밀부치기, 메밀전병, 메밀국죽, 곤드레나물밥, 황기 족발, 가수기(칼국수) 등 하루 여행이라면 맛도 보지 못할 것들이 많다.
 
먹자골목에 들어서면 무엇을 먹을까 고민부터 된다. 정선 장터에서 파는 음식들은 정선을 벗어나면 구경조차 힘든 음식들이다. 그 중에서 곤드레나물밥과 메밀국죽은 꼭 맛보아야 할 음식이다.

장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정선 사람들의 인심이다. 시골 인심 야박하다 하지만 어디서나 자기 할 나름이다. 흥정을 시작하면서 너무 비싸다고만 말하면 덤을 얹어 주고 싶어도 주기 싫단다.
 
그런 말보다는 "아유, 이렇게 만드시느라 애쓰셨네요"라며 인정을 나누면 멀리서 온 딸이나 아들 대하듯 자꾸 얹어 준다. 귀한 것들 서로 귀하게 대접해야 음식도 맛이 난다.
 
식사를 하고 장터 문화마당에 가보면 또 다른 볼거리가 기다린다. 정선아라리 전수회 회원들이 장날마다 정선아라리 공연을 하는데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좋다. 지난봄부터 이어진 공연이라 소문도 제법 났다. 관광객 중에는 구성진 아라리 소리를 듣기 위해 일부러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
 
장터 문화마당에서의 정선아라리 공연은 오후 시간 두 차례 진행된다. 어떨 땐 공연이 없는 빈 시간을 각설이 차림의 엿장수들이 차지해 객석의 배꼽을 다 빼놓기도 한다. 정선아라리 소리는 한 사람이 부르는 것이 아니라 몇 사람이 가사를 먹이고 받는다. 가사도 해학적이다.

장터 문화마당에서의 정선아라리 공연이 아쉽다면 정선문화예술회관 3층 공연장으로 가면 된다. 공연은 정확히 오후 4시 40분에 시작한다. 이 역시 무료 공연으로 장터 기행으로는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정선아라리 창극은 정선아라리를 뮤지컬 형식으로 풀어내는 공연인데 관람을 하다보면 눈물이 절로 훔쳐진다. 반드시 손수건 한 장쯤은 준비해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정선 장날 기차는 4월초 봄꽃이 다투어 필 무렵  운행을 시작한다. 겨울엔 장날 기차 대신 환상의 눈꽃 열차가 운행된다.
그렇다고 정선의 장날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정선 장날은 겨울에도 늘 2일과 7일에 열린다. 정선의 겨울을 오롯하게 즐기려면 장날을 기억해두는 것이 좋다. 해가 갈수록 짧아지는 요즘, 장터는 오후 5시가 넘으면 파한다.
 
전선을 찾는 길은 영동고속도로를 이용, 원주를 지나 새말 IC로 나와서 42번 국도를 이용 평창 - 정선으로 갈 수도 있고,
영동고속도로 원주 - 새말 - 둔내 - 면온 - 속사 - 진부 IC에서 나와서 59번 국도를 이용 정선으로 가는 수도 있다.

보통 영동고속도로는 신갈 JCT 지나서 용인 - 이천 - 여주 구간이 상습 정체구간이므로 정체시에는 용인IC에서 나와서 국도를 이용, 여주까지 간 다음 다시 여주 IC로 들어가서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하면 거의 안막히고 잘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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