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라세티 프리미어, 1%만 더했다면 세계를 석권할텐데,-라세티 프리미어 시승기-

  • 기사입력 2008.10.30 15:43
  • 기자명 이상원
GM대우자동차가 지난 29일 제주도 휘닉스 아일랜드 리조트와 함덕해수욕장에서 연출한 준중형 신차 라세티 프리미어의 신차발표회는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헬기가 공수해 온 라세티 프리미어의 깜짝 등장과 리조트에서의 화려한 불꽃놀이는 국산차와 수입차를 통틀어 가장 장엄하고 멋진 행사로 기록될 만 했다.
 
이번행사에 참여한 국내외 기자들만도 230여명에 달했고 동호회나 인터넷 블로거들까지 합치면 줄잡아 400-500여명에 달한다.
 
GM대우차는 이번 행사를 위해 부평 본사와 서울 사무실의 전 홍보관련 인원을 총 동원했으며 무려 7-8억원에 달하는 거금을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GM대우차가 고급 세단도 아닌 준중형급 신차 한 차종을 내 놓으면서 이처럼 막대한 조직과 자금을 쏟아부은 이유는 라세티 프리미어가 모기업인 GM의 미래 운명을 좌우할 글로벌 차종이라는 점 때문이다. 
 
GM대우차의 한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단순한 라세티 프리미어의 국내 런칭 행사가 아니라 앞으로 줄줄이 있을 전 세계시장에서의 신차 런칭행사의 표본으로 제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라세티 프리미어는 이번 국내런칭을 시작으로, 2009년 초부터 북미와 유럽, 중국, 러시아, 아.중동지역 등 전 세계 130여개국으로 수출될 예정이며 북미와 유럽 등지에서 시보레 크루즈란 이름으로 대대적인 런칭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여기에 2009년 말부터 중국의 상하이GM과 러시아의 GM 상트페테르부르크공장, 2011년 북미지역의 시보레 로즈타운 공장과 유럽 공장에서도 현지생산, 연간 100만대 이상이 전세계 시장에서 팔릴 예정이다.
 
29일 오후 제주 함덕해수욕장에서 섭지코지 휘닉스 아일랜드까지의 약 30km 구간에 걸친 시승코스에서 확인된 라세티 프리미어는 철저히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만든 제품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라세티 프리미어는 현대자동차의 아반떼나 기아 포르테 등 현재 시판되고 있는 국내 준중형급 차종들과는 개념이 약간 다르다.
 
즉, 세계 주요 시장에서 통할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에 넓은 실내공간과 운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매력적인 실내인테리어 및 고급사양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적당한 수준의 드라이빙 능력과 연비및 배출가스 수준을 갖춘 것이다.
 
이같은 컨셉은 유럽이나 아.중동. 중국시장 등에서는 통할 수 있는 제품력이지만 산뜻한 디자인과 강력한 퍼포먼스를 동시에 추구하는 국내의 2-30대 소비자들의 기대수준과는 약간 동떨어진 컨셉이다.
 
라세티 프리미어의 외관은  지난 8월 출시된 기아자동차의 포르테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우선, 라세티 프리미어는 얼핏 보더라도 차체가 중형세단 못지않게 커 보인다.
 
실제로 라세티 프리미어는 길이나 폭, 축거나 준중형급 모델 중 가장 큰 수준이다. 유난히 돋보이는 휠하우징과 높아진 벨트라인이 중형급 세단 냄새를 강하게 풍긴다.
 
크롬도금의 3단 라디에이터그릴과 치켜 올라간 헤드램프는 강인한 이미지를 부각시켰고 평평한 후드는 안정감을 더했다.
 
후드에서 트렁크까지 이어지는 아치형 루프라인과 높게 디자인된 크롬 코팅 벨트라인과의 조화도 돋보인다. 
 
독특한 형태의 대형 테일램프와 LED타입의 보조제동등, 깎은 듯한 리어범퍼도 고급스런 유러피언 스타일을 연출했다. 하지만 토스카에서 보여진 큰 크롬도금 리어 가니쉬는 라세티 프리미어에도 여전히 어색하다.
 
대형트렁크나 뒷부분에서 유입되는 소음을 차단하기 위한 흡차음재도 많은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엔진룸 역시 깔끔하게 정돈됐다. 특히, 많은 공간을 남겨 엔진 수리시 수고를 덜어줄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하지만 땅 바닥에서 올려다 본 머플러가 지나치게 튀어나와 비포장도로에서 손상을 입을 우려가 높은 것이 하나의 흠으로 지적된다.
 
라세티 프리미어의 실내는 지금까지 봐 온 GM대우차의 이미지와는 확연히 다르다. 센터페시아나 클러스터의 디자인이 한 눈에 반할 정도로 세련됐다.
 
실린더 타입의 클러스터에 컬러계기판은 여느 유럽의 수입차 못지 않다. 다만 좀더 세련된 입체형 계기판이 되도록 신경을 썼더라면 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센터페시아의 디자인도 수준급이다. 전체적으로 V형 컨셉에 로터리형 에어컨. 오디오 조절스위치, 그리고 조작이 쉽도록 중앙에 집중시킨 각종 버턴과 3단계로 구성된 열선시트 버턴은 웬만한 고급 수입차 못지 않다.
 
고급재질의 대쉬보드와 암갈색 투톤컬러 역시 세련되고 스포티한 이미지를 잘 연출했다.
 
크롬으로 도금된 큰 기어 손잡이 역시 어설픈 종전의 형태를 완전히 탈피했다. 스티어링 휠도 주요 부분을 크롬으로 도금,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운전자나 탑승자의 몸을 감싸주는 버킷 타입의 시트와 작고 간단하게 조작할 수 있는 시트 조절 레버 역시 기존 차량보다 진 일보된 장치다.
 
수치에서 나타나듯이 라세티 프리미어의 실내공간은 상당히 여유가 있다. 앞뒤 좌석이나 측면 공간, 그리고 머리에서 천정까지도 여유가 있다. 
 
이날 시승에 동원된 차량은 최고급 모델인 CDX 고급형으로 버턴시동 원격감지 거리가 30m인 리모트 키리스 엔트리, 후방경보장치, 전원 유지 장치 등이 기본사양으로 적용됐고 오디오는 일본의 파나소닉 제품으로 뛰어난 음질을 지녔다.
 
가장 궁금한 것은 라세티 프리미어의 성능. 이정도 내.외관에 탁월한 성능까지 갖췄다면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듯 한데...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성능은 이같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밟자 반응이 다소 늦다. 엔진음이 묵직해 제법 괜찮은 가속력을 낼 것으로 기대했는데, 원하는 스피드는 나지 않고 RPM만 높아간다.
 
시속 130km를 넘어서자 속도에 탄력을 받기 시작한다. 라세티 프리미어는 순간가속력이나 추월가속은 늦지만 일정속도 이상에 도달하면 안정적인 스피드를 내는게 특징적이다.
 
스포츠모드(수동)로 전환해도 결과는 비슷하다. 가속력이 늦게 붙다보니 변속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RPM이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엔진음이 커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114마력의 낮은 엔진파워에 무거운 공차중량(1천305kg), 여기에 6단 변속기가 조합되다 보니 적절한 가속력과 변속 타이밍을 맞추기가 어려워진 것 같다는 판단이다.
 
시동을 끄고 키를 차에 두고 내릴 경우 내는 경고음이 지나치게 커 운전자를 깜짝 놀라게 하는 점도 개선해야 할 점으로 지적된다.  
 
전체적으로 라세티 프리미어는 외관이나 실내 인테리어, 그리고 사양면에에서는 흠잡을 데가 없는 세계 정상급 수준이다. 구입가격 역시 현대 아반떼와 비슷한 수준으로 기아 신차 포르테보다 30만원 가량 저렴해 경제성도 월등이 높다.
 
하지만 퍼포먼스에서의 다소 미흡한 점이 까다로운 국내의 젊은 소비자들의 취향을 어떻게 맞출 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