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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극장가, 어떤 영화가 재밌나?

  • 기사입력 2006.10.02 00:15
  • 기자명 이상원
추석연휴 기간동안 개봉하는 영화는 한국영화 7편을 모함하여 모두 15편 정도. 흥행신기록을 경신한 괴물도 추석까지 살아남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극장가 주도권을 선점하고 있는 것은 지난  9월21일 앞서 개봉한 코미디 영화 가문의 부활과 정통 멜로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다.
 
강동원-이나영을 주연으로 내세운 우행시는 개봉 2주차 만에 송해성 감독의 연출작 중 역대 최고 흥행기록을 경신하며, 벌써 전국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첫주 흥행 선두 자리를 가문의 부활에 내주기는 했지만, 가을 시즌에 어울리는 멜로영화인데다 배우들의 호연에 대한 입소문이 좋아서 꾸준한 뒷심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문시리즈의 3번째 작품인 가문의 부활은 지난해 추석시즌 왕좌를 차지했던 전편의 배우들이 모두 다시 모여 만들어낸 작품답게, 개봉 첫주 흥행 수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개봉 직후 영화의 부실한 완성도에 대해서 비판적인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이 시리즈 자체가 네임밸류만으로 확실한 인지도를 갖춘데다, 개봉 첫주 500개의 스크린을 독점한 물량공세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해 가문의 위기가 세웠던 550만 관객의 시리즈 최고 기록을 경신할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경우 형사-듀얼리스트와 외출>정도를 제외하면 이렇다할 경쟁작이 없었던 데다 두 편 모두 국내 극장가에서 흥행에 실패하며 짧은 연휴동안 반사 이익을 누렸던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달  28일에 개봉한 타짜와 라디오 스타는 검증된 감독과 스타급 배우들의 합류로 인하여 인지도가 높은데다, 두 작품 합계 약 800여 개의 개봉관을 점유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석 극장가의 기대작으로 떠오르고 있다.
 
허영만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도박 고수들의 이야기를 다룬 타짜는 범죄의 재구성을 통하여 한국적인 장르영화의 가능성을 입증한 최동훈 감독의 신작이다.
 
젊은 세대에 인지도 높은 조승우와 고수 전문 배우  백윤식, 베테랑 여배우 김혜수 등 출연진도 호화 멤버인데다 시사회를 통하여 높은 완성도가 알려지면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영화가 다루는 도박이라는 소재 자체가 다소 민감한데다, 장르 특성상 남성 취향의 느와르적인 색채가 강하다는 것이 여성 관객들이나 다양한 연령층을 포괄하기 쉽지 않다는 게 변수다.
 
라디오스타는 한국영화 흥행 신기록을 경신했던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의 차기작으로, 영화계의 단짝 박중훈-안성기가 다시 호흡을 맞춘 4번째 영화다. 지방 라디오 방송국을 배경으로 퇴물 록스타와 그의 매니저 간의 우정을 다룬 휴먼드라마다. 
 
추석에 볼 만한 가족영화가 별로 없는 최근 극장가 특성상, 잔잔하고 따뜻한 이야기 전개와 휴머니즘이 있는 라디오스타는 가을에 어울릴만한 따뜻한 이야기라는 게 강점. 배우들의 자전적인 느낌이 묻어나게 하는 안성기-박중훈 두 베테랑 연기자의 뛰어난 호연과, 이준익 감독 특유의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소 낡은 소재와 설교적인 이야기, 눈에 띄게 시선을 잡아끌 만한 볼거리가 부족하다는 게 단점이다.
 
이밖에 김정은-이범수 주연의 코미디 영화 잘 살아보세, 박준규-박시연 주연의 독특한 뮤지컬 영화 구미호 가족 등도 새로운 소재와 개성파 배우들의 브랜드 파워가 시선을 모으는 작품.
 
그러나 개봉관 선점과 홍보에서 다소 밀리고 있는데다, 올해는 경쟁작들이 워낙 막강하다는 부담을 안고 있어서 완성도에 대한 관객들의 입소문에 기대를 걸어야 할 듯하다.
 
2∼3년 전부터 명절 극장가에서 외화들의 입지는 눈에 띄게 축소됐다. 올해 추석에도 일단 한국영화의 초강세가 이어질 것이 확실한 가운데, 이렇다하게 주목할만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단 한 편도 눈에 띄지 않는다. 그리고 개봉관 숫자에서도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밀린다.
 
그나마 외화를 통틀어 지난 21일 개봉한 장쯔이 주연의 판타지 사극 야연, 명절이면 항상 친숙한 성룡의 신작인 코믹액션물 BB프로젝트  정도가 그나마 틈새시장을 노려볼만한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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