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GM대우 올 뉴 마티즈 시승기

  • 기사입력 2005.05.19 18:50
  • 기자명 이형진
 GM대우의 3세대 경차, 2세대 마티즈가 출시됐다. 국내 시장에 경차를 처음으로 선 보였던 대우자동차시절의 티코부터 시작해 3세대라는 의미이고 마티즈로 발전하고는 2세대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티코가 보여 주었던 극히 실용적인 면을 강조했던 것과는 달리 웬만한 편의 장비는 대부분 갖추고 있어 경차의 성격이 퇴색되긴 했지만 최근 연료비 상승과 함께 주가를 높이고 있다. GM대우 출범 이후에 개발이 본격적으로 진행된 뉴 마티즈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마티즈는 국내 시장에서 경차 혜택이 주어지는 유일한 모델이다. 기아의 모닝은 배기량을 1.0리터로 확대해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마티즈의 판매를 견인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지금 시행되고 있는 경차 혜택은 지방세 중에서 등록세와 취득세, 도시철도 채권 구입 등이 면제되며 공영주차장 주차료와 고속도로 통행료 및 혼잡 통행료 50% 할인, 경차전용주차구역 설치, 경형 승합/화물차는 혼잡통행료 면제 등이다. 이라크전쟁으로 촉발된 제 3의 석유위기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이 저 배기량차로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만드는 입장에서는 단지 그런 혜택만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선은 일정대수 이상이 판매되지 않으면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점과 메이커의 첫 이미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엔트리카라는 점에서 차만들기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배기량은 다르지만 경쟁 상대 기아 모닝이 그런 점에서 호화로운 장비를 채용하고 있다는 점도 마티즈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내야 하는 경제 원리가 가장 극명하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등급의 모델을 개발한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점이 많다는 것이다.
마티즈가 경승용 MPV를 표방하고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티코가 데뷔한지 8년만인 1998년. 그리고 2000년에 마티즈Ⅱ로 진화를 했으나 풀 모델체인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이번 모델이 2세대 모델에 해당한다. 출시 이후 무려 140만대 이상이 판매되어 이 등급의 모델로서는 대단한 판매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배기량에 비해 큰 차체와 호화 장비로 인해 가격이 인상되어 버린 점 등에서는 본래의 취지와는 다르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기아 모닝 시승기에서도 지적했지만 이는 한국의 소비자들은 큰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기도 하다. 배기량 660cc인 경차 판매대수가 연간 160만대 전후에 달하고 있는 일본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난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에너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훨씬 크게 내면서 정작 소비 성향은 그와는 반대로 가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경제성보다는 외형적인 것에 더 비중을 두는 소비자가 잘못인지 아니면 경차를 경차답지 않게 만든 자동차회사 탓인지 논란은 있을 수 있다. 그 나라의 문화적 배경까지 고려한 해석이 필요하겠지만 뉴 마티즈를 보는 순간에 다시 한번 원조 경차 티코가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Exterior
뉴 마티즈의 스타일링과 익스테리어는 선대 마티즈에 비해 좀 더 남성적인 터치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대우자동차가 마티즈Ⅱ라고 해 페이스 리프트를 했을 때도 여성적인 감각에서 남성적인 취향으로의 변화라고 강조했었다. 하지만 이번의 변화는 훨씬 강하다. 특히 보닛 위의 캐릭터 라인과 사이드의 도어 손잡이와 나란히 설정된 웨이스트 라인이 주는 인상은 아주 강렬하다.
GM대우측은 마티즈는 다른 모델들과 패밀리 룩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이 캐릭터 라인은 앞으로 등장할 GM대우 모델들에서 일관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프론트에서는 무엇보다 헤드램프의 디자인 변화가 눈길을 끈다. 원형 아래쪽에 방향지시등을 연결한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시각적으로는 원형에 비해 정리된 느낌이 좀 약해진 듯하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범퍼 위쪽은 틈새를 만든 정도이고 아래쪽에 크게 설계해 선대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사이드 실루엣은 전형적인 투박스 핫 해치 해치백의 선이 살아난다. 다만 마티즈Ⅱ에 비해 전고가 15mm가 높아졌는데도 시각적으로는 오히려 낮아 보인다.
리어 부분의 디자인은 크게 달라졌다기 보다는 터치의 변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헤드램프가 원형에서 타원형으로 변한 대신 테일램프는 원형으로 바뀌어 있는 것이 포인트다.
전체적으로 강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의도가 보인다. 다시 말해 마티즈Ⅱ가 원형을 주제로 한 디자인으로 귀여운 이미지가 강했다면 뉴 마티즈는 선이 굵은 쪽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뉴 마티즈는 A필러, 프론트 임팩트 빔, 센터 터널, 패널 플로어 사이드에 신소재 초고장력 강판을 적용해 세이프티 존을 구축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TWB공법(시계추공법; Tailor Welded Blanking)을 적용해 측면충돌 시 B 필러가 내부 탑승자쪽으로 꺾여 들어오지 않고 시계추처럼 평평하게 밀려 들어와 인체 손상을 방지하도록 하고 있다고 GM대우측은 설명하고 있다.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3,495×1,495×1,500mm로 선대 모델에 비해 전고만 15mm가 높다. 휠 베이스는 5mm 연장된 2,345mm.
 
Interior
인테리어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스포티성을 강조한 디자인. 무엇보다 정리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거기에 기존 모델보다 한 단계 위의 마무리 수준이 두드러진다. 부분적으로 어쩔 수 없이 예산의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지만 그것을 핏&피니시(Fit & Finish)로 커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도 스티어링 휠 패드 부분 등 플라스틱을 사용한 부분의 질감은 눈에 거슬린다.
구성상으로는 대시보드 가운데에 설계된 인스트루먼트 패널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끈다. 대시보드를 가운데에 두는 것이 안전운전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실제로 이런 류의 운전을 하면서 눈을 여러 번 움직여 보지만 옆으로 돌릴 때보다 아래쪽으로 내릴 때가 눈동자의 움직임이 더 많았다. 이런 식으로 대시보드를 가운데에 설계한 차들의 경우는 대부분 그런 점보다는 자동차의 기능을 운전석과 조수석에 앉은 사람이 같이 공유하도록 한다는데 더 의미가 있다고 설명한다. 대신 기존 계기판 부분에는 좌우로 긴 원형 패널이 있고 거기에는 경고등과 각종 컨트롤 정보를 표시한다.
계기판 아래쪽의 개폐식 에어벤트와 오디오 시스템, 공조 시스템의 버튼류들은 전체적으로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공조시스템은 경차로서는 처음으로 전자동 에어컨을 옵션으로 설정하고 있다.
스티어링 휠을 가죽으로 감싼 것이라든지 탈착식 재떨이, 핸즈프리 기능을 채용한 것 등은 모닝을 의식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런데 시승차인 Super에는 거기에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MP3 플레이어까지 설정하고 있다. 내비게이션의 검색 등 기능도 부족함이 없다.
다만 스티어링 휠의 틸팅 기능, 프론트 시트 열선 기능 등이 마티즈에는 없다.
그럼에도 이 차급으로서는 호화로운 장비에 해당한다. 한 가지, 사이드 미러가 운전석은 수동으로 조수석은 전동으로 하고 있는 것이 이채롭다. 사실 전동 조절 사이드 미러 등에 집착하는 것은 한국시장만의 특징으로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시트는 5인승으로 표기하고 있지만 네 명이 타기에 적당한 공간이다.
프론트 시트는 물론 수동 조절 방식. 시트 쿠션과 시트백 모두 앞뒤 방향으로만 움직이도록 되어 있다. 두 가지의 컬러를 혼합해 경쾌한 느낌을 주고 있는 것이 재미있다.
리어 시트는 6:4 분할 더블 폴딩 방식이다. 리어 해치게이트를 연 상태에서 시트 백 윗부분에 설계된 손잡이를 당기면 가볍게 앞쪽으로 넘어진다. 물론 시트 쿠션을 먼저 앞 시트 등으로 젖히고 나서 시트백을 눕히면 풀 플랫이 된다. 앞좌석만 이용하고 화물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 5도어 해치백 모델의 실용성에 필수적인 내용이다.
경승용 MPV를 표방하는 모델인만큼 시트 언더트레이를 비롯해 조수석 수납함, 계기판 아래 두 개의 다용도 박스, 선글래스 홀더 등 모두 27가지의 수납공간을 만들고 있다.
선루프를 설계하고 있는 것도 이 등급의 모델로서는 흔한 일은 아니다. 다만 글래스 부분만 있고 커버가 없어 따가운 햇빛은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작동은 수동으로 슬라이딩이 아닌 틸팅만 된다.
마티즈는 무엇보다 차체에 비해 넓은 실내공간을 강조하고 있다. 실내장이 1,729mm, 폭 1,270mm, 고 1,238mm. 최근 차체가 모델체인지할 때마다 차체가 커지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는데 마티즈는 기존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런데 실내 크기에 대해 강조를 하고 있는 것은 경차의 한계를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일 수도 있을 것 같다.
 
Powertrain & Impression
뉴 마티즈의 엔진은 796cc 직렬 3기통 SOHC2밸브로 기존 엔진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 최고출력 52ps/6,000rpm, 최대토크 7.3kgm/3,500rpm을 발휘한다.
트랜스미션은 5단 MT를 기본으로 4단 AT가 조합된다. 이 차는 수동변속기가 더 어울리지만 시승차는 OD기능이 있는 4단 AT 사양.
우선은 기어비를 점검하는 순서. 레드존은 6,500rpm부터. 3기통 엔진답게 고회전형이다.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3,300rpm. 정지상태에서 풀 스로틀로 가속을 하면 40km/h에서 2단, 82km/h에서 3단으로 시프트 업이 진행된다. 다시 오른발에 힘을 주면 아주 긴 호흡으로 전진을 한다. 그리고는 127km/h에서 타코미터의 바늘이 다시 한번 꺾인다. 다시 인내력을 발휘해 밀어 붙이면 4,300rpm 부근에서 130km/h에 달한다. 제원표상의 최고속도는 135km/h로 나와 있는데 공로에서는 그 속도에 도달하려면 내리막길의 반동에 의해서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고회전으로 달리는 것이 부담스럽지는 않지만 그것이 결국은 연비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 기본적인 설정이 높은 회전일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기에 운전자는 과격한 주행은 자주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실제 주행에서는 100km/h에서 120km/h의 영역까지는 별 무리 없이 전진을 해 준다. 하지만 이 차를 다룰 때는 거칠게 밀어 붙이면 오른발에 스트레스가 쌓인다. 그보다는 어르고 달래듯이 부드럽게 다루면 부족함이 없는 성능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마티즈는 고속 주행이나 다이나믹을 추구하는 차가 아니라는 얘기이다. ꡐ시티 커뮤터(City Commuter ;출퇴근용 차량)ꡑ로서 도심업무에 활용하기에 아주 적합한 모델이다.
그럴 경우 필요한 것은 민첩성과 기동성이다. 발진가속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좁은 공간에서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으며 경제적인 측면에서 유지비 걱정이 없는 그런 차라는 것이다. 한 가지, 공간상의 제약 때문이기는 하겠지만 왼발을 올려놓은 풋 레스트가 너무 높게 설정되어 있어 걸리적거린다. 적어도 페달류와는 높이가 맞도록 해야 할 것 같다.
서스펜션은 프론트 맥퍼슨 스트럿, 리어가 트레일링 링크. 댐핑 스트로크는 물론 길게 설정되어 있다. 하지만 175/60R13사이즈의 타이어로 인해 승차감이 중형 승용차처럼 부드럽지는 않다. 때문에 코너링 시 너무 심하게 밀어 붙이면 하체는 비명을 지를 수도 있다. 이 때 역시 달래듯이 부드럽게 진행을 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스티어 특성은 언더가 그대로 느껴지는 타입이다. 물론 통상적인 주행에서 그것을 감지할 수는 없겠지만 위급한 상황에서는 특성을 알아 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제동성에 있어서는 부족함이 없다. 가벼운 차체 이상의 브레이크 성능을 갖추고 있다.
가장 관심이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 연비는 MT기준으로 20.9km/ℓ인데 비해 모닝은 1.0리터 배기량에 18.3km/ℓ이다. 마티즈Ⅱ의 연비가 18.1km/ℓ이었던 것에 비하면 이제는 역전이 됐다. 물론 발표 연비와 실제 도로 연비에서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을텐데 뉴 마티즈는 그 갭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안전장비로는 프론트 듀얼 에어백과 이 등급 모델로는 처음으로 사이드 에어백을 적용하고 있다. 또한 시트벨트 프리텐셔너와 78mm 높이의 헤드레스트, 전좌석 3점식 벨트, EBD ABS 등이 있다.
마티즈는 GM대우의 색깔이 반영된 모델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던 모델이다. 어떻게 변할 것인가하는 기대가 컸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실제 변화의 폭은 기술적인 내용보다는 디자인쪽에 치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차의 한계를 실감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기존 모델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다양한 편의장비 등을 갖추어 시티커뮤터로서는 넘치는 구성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경제성을 추구하는 오너들의 눈길을 끄는데는 충분한 조건을 갖추었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너무 사치스럽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주요제원 뉴 마티즈
크기 : 전장×전폭×전고 3,495×1,495×1,500mm 휠 베이스 2,345mm
트레드 앞/뒤 1,310/1,275mm 차량 중량 820kg(MT:795kg)
최저지상고 135mm
엔진 : 796cc 직렬 3기통 SOHC 보어×스트로크 68.5×72.0mm
압축비 9.3: 1
최고출력 52ps/6,000rpm, 최대토크 7.3kgm/3,500rpm
구동방식 : FF
트랜스미션 : 4단 AT(O/D)
기어비 : 5MT 3.818/2.210/1.423/1.029/0.837 후진 3.583 최종감속비 4.263
4AT 2.914/1.525/1.000/0.725 후진 2.642 최종감속비 4.709
서스펜션 : 앞/뒤 맥퍼슨 스트럿/트레일링 바
브레이크 : 앞/뒤 디스크/드럼
스티어링 : 랙&피니언
0-100km/h : 18.2(MT)초/21.9초(AT)
최고속도 : 135km/h(MT 145km/h)
최소회전반경 : 4.6m
타이어 : 155/65R 13(옵션175/60R13)
연비 : 16.6km/ℓ(MT 20.9km/ℓ)
연료탱크 용량 : 35리터
차량가격 : City 626만원 Joy 676만원 Super 721만원 (VAT 포함) 
 
출처-글로벌오토뉴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