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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아반떼 생산 지연관련 울산3공장 노사관계자 인터뷰

  • 기사입력 2006.05.26 12:35
  • 기자명 이상원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27일 부산모터쇼를 통해 출시한 신형 아반떼가 출시 한달이 되도록 양산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신형 아반떼 양산지연 이유는 생산공장인 울산 3공장 인력 전환배치를 둘러싼 노사간의 마찰이 주된 이유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내막을 들여다 보면 단순한 울산 3공장만의 인력배치 문제가 아니라 현대.기아자동차, 나아가 한국 자동차업계 전체가 풀어야 할 커다란 문제와 연계돼 있다.
 
이번 신형 아반떼 생산지연 문제는 현대차가  경쟁력강화를 위한 모듈화를 추진하면서 불거져 나온 노사간 갈등이 핵심이다. 이는 신형 아반떼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모듈화가 진행되는 모든 신차에서 발생될 것이라는 점에서 더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울산3공장 노사 협의 어떻게 진행되나?
 
현대차 울산3공장은 지난달 27일 신형 아반떼를 공개한 뒤 5월1일부터 계약을 실시, 5월 초부터 출고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잉여인력 처리문제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15일 계약, 18일 양산으로 일정이 늦춰졌다가 다시 24일 계약, 27일 출고로 재조정됏으나 현재는 아예 양산스케쥴을 잡는 것 조차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울산3공장 노사는 지난 20일까지는 공장측과 의장부 전체 대의원들이 참석하는 방식으로 협의가 진행돼 왔으나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23일부터는 선거구별 협의로 전환,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주야간 작업조를 포함, 총 12개 선거구(3개 반이 소속됨)별로 매일 협의를 진행중이지만 역시 이렇다할 합의점을 찾지는 못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노사 양측이 합의점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역시 근로자들의 고용보장 부분이다. 현대.기아차가 가장 먼저 모듈화를 도입한 차종이 현대차 울산3공장과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생산되는 신형 아반떼와 뉴 카렌스였다.
 
양 차종 모두 모듈화 진행으로 작업인력 축소가 불가피해졌고 이 때문에 노사가 마찰을 빚고 있다.

회사측은 모듈화진행으로 남아도는 인력(하청업체 직원)을 내 보내거나 추후 일자리가 새로 생길 때까지 무급으로 남겨 놓을 것을 주장하는 반면, 노조측은 이들을 내 보낼 경우, 남은 정규직근로자들의 노동강도가 높아진다며 이를 거부하고 있다.
 
회사측은 특히, 이번 인원조정에 실패할 경우 앞으로 진행될 모든 신차투입에서도 인원조정이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3공장 관리직원 전체가 사표를 쓴다는 각오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
 
울산3공장 협상을 담당하는 실무자들의 주장을 들어보자 
 
■회사측 울산3공장 노사협력팀 한영덕차장
 
현재 난항을 겪고 있는 문제는 잉여인력 산정문제와 이들에 처리문제다.
XD가 단종되고 HD로 전환되면서 모듈화로 인한 잉여인력 60명, 5도어모델 미생산으로 50명, 의장부문 80여명 등 총 247명의 잉여인력이 발생, 이에대한 처리가 불가피해졌다.
 
회사측은 현재 이같은 규모의 잉여인력 처리를 노조측에 제시하고 있으나 노조측은 잉여인력 규모조차 제시하지 않고 있다.
 
당초 현대차노사는 올 1월 총 14개부문에서 모듈화 도입을 협의, 이 가운데 4개부문은 노조측 반대로 제외됐고 나머지 10개부문은 노사협의를 통해 모듈화를 진행키로 합의된 상태다.
 
때문에 모듈화에 따른 잉여인력 문제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노조측도 동의한 셈인데 이제와서 모듈화로 인한 잉여인력 문제를 또다시 제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
 
회사측은 잉여인력 처리문제에 대해서는 투싼을 생산중인 5공장 사례와 마찬가지로 하청업체 인력을 중심으로 무급으로 전환하거나 일자리가 생길경우 이를 전환배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따라서 전환배치가 되더라도 정규직원은 아무런 변동이 없기 때문에 노조측이 주장하는 고용보장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본다.
 
하청업체 인력의 전환배치로 인한 남은 인력의 노동강도가 높아진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4년전 투입된 XD의 경우, 라인편성 효율이 80%였으나 현재는 다른 공장보다 낮은 65%수준에 불과하다.
 
정리를 하자면 회사측으로서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모듈화를 진행해야 하고 이로인한 잉여인력은 반드시 정리돼야만 한다. 그러나 정규직원은 정리해고를 할 수가 없기 때문에 하청업체 직원을 내보낼 수밖에 없다.
 
이들에게 놀고 먹일수는 없지 않은가? 이들도 일이 있으면 있는 쪽으로 전환시킬 것이고 만약 없다면 나이나 근속연수 등을 기준으로 정리를 하면 된다고 본다.
 
회사측이 신형아반떼 양산을 한달이상 늦추면서까지 협상을 벌이고 있는 이유는 글로벌경쟁력을 갖춰 나가기 위한 것이다.
 
■노조측 3공장 사업부 대표(대의원 대표) 조창민대표
 
한마디로 신형 아반떼 생산이 지연되고 있는 이유는 회사측이 잉여인력들이 갈 자리도 마련해 놓지 않고 인원을 줄이겠다고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듈화 진행으로 남는 284명의 하청업체 인력들에 대해 대책없이 나가라는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 1.4분기에 3천100억원의 흑자를 냈다. 이런 상황에서 비정규직 284명을 내 보내겠다는 것이다.
 
협상은 현재 3공장 7개 부문별로 진행중이지만 회사측이 확실한 고용보장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또, 울산3공장은 올 생산계획이 38만대로 지난해의 32만대보다 6만대나 늘었다. 일거리는 늘었는데 인원을 줄인다는게 말이되는 얘긴가?
 
이런 회사측 태도를 보면 신형 아반떼 생산지연으로 답답하지도 않은 모양이다. 결국 아반떼 고객들만 피해를 보는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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