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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딜러, 정말 돈버는 사업일까?

  • 기사입력 2006.03.15 19:28
  • 기자명 이상원
수입차 판매를 대행하는 국내 수입차딜러들은 과연 얼마나 많은 수익을 내고 있을까? 일반적으로 수입차딜러들은 높은 마진율로 인해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마디로 한국에서의 수입차사업은 빛좋은 개살구다. 3월 현재 전국에서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수입차딜러는 대략 60여개. 전시장 수는 93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서 수익을 내는 딜러는 고작 4-5개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북지역에서 수입차를 판매하는 모딜러의 한달 판매량은 평균 5대 정도. 영업직원 3명을 거느리고 있는 이 전시장의 소장은 요즘 영업직원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먹고 살 정도의 월급이 나오지 않아 지원자가 아예 없다는 설명이다.
 
서울의 강남지역에서 호화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수입차 딜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3년째 수입차를 팔고 있지만 수익은 커녕 적자폭만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걱정이 태산이다.
 
보기엔 그럴듯 해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백몇십억원을 투자해 수입차 판매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이렇다할 수익도 내지 못한 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딜러사가 태반이다.
 
지난해 막대한 환차익에다 수입차 판매호조로 상당폭의 영업이익을 올린 국내 진출 수입차업체들과는 상황이 너무나 대조적이다.
 
일부 딜러사들은 수입차업체에 손실보전을 위한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지만 업체들은 싫으면 그만두라는 고압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수입차 업체들은 수익을 내고 있는데 비해 국내 딜러사들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딜러사들은 수입차 업체들이 자신들의 목표달성을 위해 딜러 수를 과다하게 늘려 출혈경쟁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수입차 판매량 대비 딜러수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판매하는 전시장의 올해 월평균 판매대수가 56대에 불과했다.
 
서울 강남지역 전시장의 경우, 메이커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최소 60대 이상은 팔아야 전시장 유지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업체별 전시장 당 월 평균 판매량을 보면 혼다코리아가 56.5대(4개전시장)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이어 아우디가 37.9대(11개전시장), 렉서스가 36.7대(9개전시장), 볼보가 35.2대(6개전시장), 메르세데스 벤츠가 28.8대(15개전시장), 닛산 인피니티가 26.6대(3개전시장), 폭스바겐이 21.4대(10개전시장)를 각각 기록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판매실적이 저조한 미국차 딜러의 경우는 포드가 10.7대(14개전시장), 캐딜락.사브가 14.3대(7개전시장), 크라이슬러가 6.75대(20개전시장)로 가장 저조했으며 수입차 판매량 1위를 고수하고 있는 BMW도 고작 15.9대(전시장 34개)수준에 불과했다.
 
딜러당 판매량이 가장 많은 혼다차도 지난해에 4개딜러 모두 많게는 4억원 가까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올해 아인스월드와 피죤이 분당과 인천에 각각 전시장 오픈을 준비중이어서 적자를 벗어나기가 쉽지않을 전망이다.
 
이같은 딜러들간의 과당경쟁 등으로 경영이 악화되면서 문을 닫는 딜러들도 속출하고 있다. 볼보코리아의 경우, 지난 2003년 딜러 수가 프리미어, JK, 모터라인, H, 글로벌, 대경, 스웨디시, 스칸디나, 신세계, 두산볼보, 유나이티드모터스, INNO등 12개사에 달했으나 2006년 2월 현재 5개사가 폐업하거나 다른 수입차업체로 전환, 7개사만 운영되고 있다.
 
또, 캐딜락. 사브도 지난해 1개업체가 영업부진으로  폐업하는등 한해에 평균 3-4개 딜러가 수입차 판매사업을 포기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수입차업체들은 경쟁적으로 딜러확충에 나서고 있다.
 
수입차업체들이 판매확대를 빌미로 대규모 할인판매를 시행하면서 발생되는 손실액의 일부를 딜러들에게 전가하는 것도 수입차 딜러들의 경영을 악화시키는 또하나의 원인이다. 일부 업체의 경우, 1천만원을 깎아주는 행사를 실시하면서 절반인 500만원을 딜러들에게 부담하라고 강요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재고비용의 딜러부담, CS교육비 전가, 선출고 등도 심심찮게 강요 당하고 있어 평균 14%대인 딜러마진이 10%이하로 떨어져 사실상 경영이 어렵다고 수입차 딜러 관계자들은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입차 딜러사업은 한 때 재벌2세들이 멋모르고 뛰어드는 폼잡는 사업 정도로 인식돼 왔으나 최근에는 수입차 판매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도 속속 참여하는 등 하나의 전문영역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내국인이 주도하는 수입차업체 경영진들의 횡포에 국내 수입차시장이 갈수록 퇴보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수입차업계 내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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