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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전기차, 美서 전기차 보조금 다시 받을 가능성 있나?

  • 기사입력 2022.08.26 15:07
  • 기자명 이상원 기자

[M 투데이 이상원기자] 지난 16일(현지시간) 발효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인해 미국에서 판매되는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전면 중단됐다.

그동안 현대 아이오닉 5와 기아 EV6 등 국내에서 조립해 수출한 전기차는 대당 7,500달러(1,000만 원)의 보조금 혜택을 받아 왔다.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전기차가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지역에서 최종 조립됐을 때만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세금 공제를 받으려면 북미지역에서만 생산돼야 하며, 전기차에 장착되는 배터리와 광물도 새로운 제한을 맞춰야 하고, 가격 및 소득한도도 지켜야 한다.

이 조건을 충족시키는 차량은 2022년형 아우디 Q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BMW X5 및 3시리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드 마하-E, 포드 F-시리즈, 이스케이프 PHEV, 트랜짓 밴, 크라이슬러 퍼시피카 PHEV, 지프 그랜드 체로키 PHEV, 랭글러 PHE, 링컨 에비에이터 PHEV, 코세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루시드 에어, 닛산 리프, 볼보 S60, 리비안 R1S 및 R1T. 2023년형 닛산 리프, BMW 3시리즈, 메르세데스 EQS 등 22개 차종이다.

그동안 혜택을 받아 왔던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5와 기아 EV6, 토요타 bZ4X, 포르쉐 타이칸 등은 세제혜택에서 제외됐다.

또, 총 20만대 제한에 걸려 보조금 지급에서 제외됐던 GM과 테슬라 차량도 조건을 만족하는 차량은 2023년 1월 1일부터 다시 세제혜택이 주어진다.

이 법안은 미 의회에서 올 초부터 다뤄져 왔으나 우리정부와 자동차업계는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한 5월 말까지도 대미 투자만 발표하며 손을 놓고 있었다.

뒤늦게 산업통산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 행정부를 방문하고 외교채널을 통해 한미FTA 위반 등을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이 한국산 전기차만 예외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법규 내용을 보면 북미지역 최종 조립 조건은 무조건 만족해야 하는 명확한 요건으로, 미국이 앞으로도 유연성을 발휘할 여지가 거의 없는 조항이다.

여기에 내년부터는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과 부품도 각각 일정 비율 이상을 북미 지역 등에서 조달해야 한다.

이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은 2025년 현대차의 조지아 전기차공장이 완공된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구체적인 관련 지침은 미 재무부가 올해 안에 추가 발표 예정인데, 광물 및 부품 관련 가이드라인만이라도 한국 기업에 유리하게 나오도록 할 수 있다면 그나마 숨을 쉴 정도의 여유는 만들 수 있다.

통상전문가들은 한국이 유럽이나 일본과 다른 점은 한미간 FTA(자유무역협정)가 맺어져 있기 때문에 이런 근거로 한국산 전기차에도 예외적으로 보조금 지급을 요구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 한국기업 못지않게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유럽과 일본기업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이는 미국이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문제다.

유럽, 일본과 공조해 미국을 압박할 수도 있겠지만 법안을 만들 때부터 이를 감안한 미국이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에서 4천억 원에 달하는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받았으며 미국산 전기차는 한국에서 올해 약 1천억 가까운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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