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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그룹 자금 증빙 못해” 쌍용차, KG그룹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

  • 기사입력 2022.06.28 15:51
  • 최종수정 2022.06.28 16:07
  • 기자명 최태인 기자
쌍용차의 새 주인으로 KG그룹이 사실상 확정됐다.

[M 투데이 최태인 기자] 쌍용자동차가 서울회생법원의 허가를 받아 KG그룹을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했다.

28일 서울회생법원은 쌍용차 최종 인수자로 KG그룹 연합을 확정하는 안에 대해 허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쌍용차와 매각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 KG그룹 연합은 오는 10월 15일로 예정된 회생 기한 내에 매각을 마무리하기 위해 회생계획안을 작성할 계획이다.

쌍용차 인수전은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Bid)‘방식으로 진행됐다. 스토킹 호스는 인수예정자와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공개 입찰을 통해 더 좋은 계약 조건을 제시하는 후보자가 없으면 우선 매수권자를 최종 인수자로 확정하는 방식이다.

지난 달 쌍용차 매각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KG그룹 연합을 인수예정자로 선정해 조건부 투자계약을 맺었다. KG컨소시엄은 특수목적법인(SPC)인 KG모빌리티, KG ETS, KG스틸,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및 캑터스 PE, 파빌리온 PE로 구성됐다.

KG그룹이 인수예정자로 선정됐지만, 쌍방울그룹이 지난 9일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데 이어 공식 인수제안서도 제출하면서 다시 2파전으로 이어졌다. 쌍방울그룹은 지난 25일 본입찰에서 KG그룹보다 약 500억 원 더 높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주간사는 이번 재매각에서는 제안금액의 규모나 크기만을 중요하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금액 조달의 확실성과 회사로 유입되는 형태(자본금 또는 부채 등)도 중요한 요소로 평가했다. 이는 관계인집회 이전에 인수대금 잔금 납입 실패 사례 예방과 인수 이후 협력사 등에 지급해야만 하는 공익채권의 변제의 확실성도 담보하기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인수 이후 과도한 부채로 인한 장기적인 회사의 재무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평가 결과 회생채권 변제를 위한 인수대금 면에서는 쌍방울그룹이 유상증자 방식의 3,800억 원과 KG컨소시엄과 동일한 요구 지분율(58.85%)을 제시해 3,355억 원을 제시한 KG그룹 보다 높은 득점을 획득했다.

하지만, 쌍방울그룹은 자금 증빙에 대한 확실성을 인정받지 못해 최종적으로 KG그룹보다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쌍방울그룹은 인수 후의 운영자금으로 7,500억 원을 제시했으나 자금조달증빙으로 제시된 1,500억 원을 제외하면 계열사의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 및 해외 투자자 유치를 통한 CB 발행 등 단순 계획에 불과했으며, 재무적 투자자도 확보하지 못했다. 반면, KG그룹은 운영자금 5,645억 원을 자체 보유한 자금으로 전액 유상증자 방식으로 조달하기로 해 인수대금에서의 득점 차이를 상회하는 높은 득점을 획득했다.

이에 따라 KG그룹은 별도의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필요 없이 사실상 쌍용차 인수자로 최종 확정됐다. KG그룹은 앞서 공익채권과 회생채권, 운영자금 등을 포함해 총 9,000억 원대의 가격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KG그룹은 캑터스 PE와 파빌리온 PE 등 재무적투자자와 손잡아 자금력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KG컨소시엄이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됨에 따라 쌍용차는 기 체결된 조건부 투자계약을 바탕으로 회생계획안을 작성해 오는 7월 말 이전에 법원에 제출하고, 채권자 및 주주들의 동의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8월 말 또는 9월 초에 개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관계인 집회에서는 변제율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 상거래 채권단은 회생계획안 승인을 위해서는 5,470억 원 규모인 회생채권의 변제율이 40~50%는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쌍용차 정용원 관리인은 “최종 인수예정자가 선정됨에 따라 경영정상화를 위한 초석이 마련됐다”며,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입장에서 다소 미흡한 점이 있을 수 있으나, 에디슨모터스컨소시엄과의 투자계약에 비해 인수금액이 증가하고 인수자 요구 지분율이 낮아짐으로써 결과적으로 회생채권에 대한 실질 변제율을 제고할 수 있게 됐고, 특히 공익채권 변제 재원을 확보함으로써 회생채권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양해와 협력을 당부했다.

이어 “신차 토레스의 사전계약 대수가 지난 27일 기준 이미 2만5,000대가 넘어섰다. 이번 M&A가 성공적으로 완료된다면 토레스의 성공을 토대로 향후 전기차 등 추가모델 개발을 차질 없이 수행함으로써 경영 정상화를 앞당겨서 이뤄내겠다”며, “지금까지 M&A에 관심을 가져 준 쌍방울컨소시엄을 비롯한 여러 인수의향자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쌍용차 중형 SUV '토레스'
쌍용차 중형 SUV '토레스'

한편, 쌍용차는 올해 들어 실적이 개선되면서 경영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쌍용차는 올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5,358억 원) 대비 33.3% 증가한 7,14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0년 4분기(8,882억 원) 이후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이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09억 원으로 기업회생에 들어가기 전인 2019년 1분기(278억 원 손실) 이후 1분기 기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차 ‘토레스’가 사전계약 첫날 1만2천대를 돌파하는 등 역대 최대 인기를 보이며, 쌍용차 부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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