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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이오닉5’, 부산서 요금소 충돌 후 화재. 탑승자 2명 사망. "원인 조사 중"

  • 기사입력 2022.06.14 16:38
  • 최종수정 2022.06.14 18:55
  • 기자명 최태인 기자
현대차의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가 부산에서 충돌 사고 직후 화재가 나면서 탑승자가 탈출하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출처 : 부산소방재난본부)

[M 투데이 최태인 기자] 현대자동차의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가 부산에서 충돌 사고 직후 불길에 휩싸이면서 탑승자 2명이 탈출하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4일 부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11시경 부산 강서구 남해고속도로 제2지선 창원방향 서부산 톨게이트를 통과하던 아이오닉5가 요금소의 도로 분리벽과 충격흡수대를 들이받고 전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사고 15분 만인 11시 15분경 현장에 도착해 화재 진압에 나섰지만, 차량은 이미 전소된 후였다. 불길이 급속도로 번지면서 운전자 30대 남성과 동승자 40대 여성은 탈출하지 못하고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대원들은 자정 쯤 사고 차량 진화를 한 것으로 보였으나, 다시 불이 붙어 완전히 진화하는데 7시간이 넘게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차량 내 리튬배터리 폭발을 막기 위해 이동식 침수조를 설치하고 차량을 침수시켰다.

부산에서 발생한 아이오닉5 화재 사망 사고 (출처 : 부산소방재난본부)

CCTV 분석 결과, 사고가 난 지점은 하이패스가 아닌 현금 정산구역으로, 사고 차량은 충돌 직후 1~2초 만에 '펑' 소리와 함께 차량 보닛에서 불길이 튀어 올랐고, 3초 만에 차량 전체로 번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사고의 차량 충돌 속도가 시속 80~90㎞로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과속으로 차가 달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망한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 충돌에 의한 가슴 쪽 다발성 골절이 확인됐다.

특히, 국과수는 탑승자들이 안전 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아도 경고음이 나지 않게 하는 '안전벨트 클립'이 체결돼 있었기 때문이다. 또 조수석의 경우 의자가 완전히 뒤로 누워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국과수는 이번 사고가 화재로 인해 탑승자가 사망한 것이 아닌,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아 충격에 의한 사고로 판단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호흡기 쪽에 탄소와 매연이 끼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며, "화재로 인한 연기나 폭발이 나기 전에 먼저 사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경찰은 전방주시 의무 위반이나 졸음운전, 차량 결함 등 여러 가능성을 놓고 사고 원인 조사 중이다.

소방 당국은 화재 원인을 배터리에 외부 충격이 가해지면서 배터리팩 내부 온도가 순식간에 고온으로 치솟는 '배터리 열폭주' 현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산에서 발생한 아이오닉5 화재 사망 사고 (출처 : 부산소방재난본부)

배터리 열폭주란 배터리에 외부 충격이 가해질 때 배터리 팩에 화재가 발생하는 현상으로, 배터리가 외부 충격을 받아 손상되면 배터리팩 내부 온도가 섭씨 30~40도에서 짧은 시간 안에 800도로 치솟는다.

배터리는 작은 셀 단위를 차곡차곡 이어 붙여 만들어졌기 때문에 셀 하나에 고열이 나면 바로 옆 셀도 달아오르면서 도미노처럼 불이 붙는다. 배터리 열폭주 현상은 배터리 손상 직후 1~2초 만에도 벌어질 수 있다.

부산에서 발생한 아이오닉5 화재 사망 사고 (출처 : 부산소방재난본부)

전기차의 배터리 열폭주로 인한 사고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서울 한남동의 한 아파트에서 지하 주차장 벽과 충돌한 테슬라 차량에 불이 붙어 탑승자가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또한 미국에서도 지난해 4월 나무를 들이받은 전기차에 불이나 차에 타고 있던 2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다만, 이번 사고의 정확한 화재 원인이 실제 배터리 쪽에서 비롯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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