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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가 세계 EV 배터리 시장 선점한다? 완성차업체 내재화가 위험 요소

  • 기사입력 2021.12.16 16:52
  • 최종수정 2021.12.17 00:24
  • 기자명 박상우 기자
K배터리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선 넘어야할 산이 많다.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글로벌 에너지 정보분석기업 S&P 글로벌 플래츠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이 선진적인 기술력과 지속적인 투자에 힘입어 향후 3~4년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차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늘면서 미국과 유럽 업체들이 배터리 경쟁에 뛰어들고 있지만 궤도에 오르기까지 그 수혜를 현재 주도권을 쥐고 있는 한국이 받으리라는 것이 S&P 글로벌 플래츠의 설명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올해 1~10월 누적 사용량은 68.4GWh로 34.8GWh를 기록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6% 급증했다.

또 S&P 글로벌 플래츠는 “중국의 CATL이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주력 배터리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부피나 주행거리 등에서 아직 서구권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대부분 중국 시장에 집중하고 있어 배터리 기술과 성능이 이미 세계에서 신뢰받는 한국이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배터리 내재화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어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주요 완성차업체의 배터리 내재화 계획이 사업위험 요소 중 하나라고 밝혔다.

주요 완성차업체들은 전기차의 가격을 좌지우지하는 배터리의 가격을 낮추고자 자체 배터리 개발 및 생산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4월에 열린 2021년 1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여러 배터리업체와 전략적 협업 등을 통해 기술과 제조 경쟁력을 확보해 2년마다 에너지 밀도를 높인 차세대 배터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탑재되고 있는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600Wh/L 초반인 3세대이며 오는 2023년 에너지 밀도가 600Wh/L 후반인 4세대 배터리를, 2025년에는 에너지 밀도가 700Wh/L 중반인 5세대 배터리를 출시할 예정이다.

또 현대차는 오는 2025년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시범 양산하고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하며 2030년 본격적으로 양산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현대차그룹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업체인 솔리드 파워와 팩토리얼 에너지, 리튬메탈배터리 개발업체인 솔리드에너지시스템(SES)에 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또 현대차그룹은 10년간 300억원 이상을 투자해 내년 말까지 서울대에 현대차그룹-서울대 배터리 공동연구센터 전용 연구공간을 구축하고 최고 사양의 실험 장비를 설치해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전고체 배터리(SSB), 리튬메탈 배터리(LMB), 배터리 공정기술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공동연구를 추진한다.

폭스바겐그룹은 배터리 제조업체와 협력해 2030년까지 유럽에 총 6개의 배터리셀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각 공장당 배터리 생산능력을 40GWh까지 확대, 유럽에서 총 240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세워질 6개의 배터리셀 생산공장은 폭스바겐이 세울 배터리 전담 법인이 맡게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폭스바겐은 배터리 사업부의 일부 지분을 매각, 상장을 준비 중이며 유럽 회사법의 적용을 받는 유럽주식회사로 전환된다.

이와 함께 폭스바겐은 배터리의 비용과 복잡성을 줄이는 동시에 범위와 성능을 높이기 위해 2023년 새로운 통합 배터리셀을 출시하고 2030년까지 그룹 전기차의 80%에 탑재한다. 배터리셀 유형을 최적화하고 혁신적인 생산 방법을 배치하며 지속적인 재활용을 통해 추가적인 비용을 줄여 배터리 가격을 최대한 낮춘다.

이를 위해 폭스바겐은 최근 안순호 애플 배터리 개발 총괄이사와 전고체 배터리 전문가인 조르그 호프만 BMW그룹 이사를 영입하며 배터리 개발팀의 역량을 강화했다. 이보다 앞선 9월에는 중국 배터리 셀 생산업체인 파라시스의 개발책임자로 있던 세바스찬 울프 이사를 데려왔다.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은 미국 미시간주 워렌에 있는 GM의 글로벌 기술 센터 캠퍼스에 배터리셀 개발센터인 월리스 배터리셀 이노베이션 센터를 내년에 오픈하기로 했다.

이 센터는 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배터리 합작법인인 얼티움셀즈의 배터리셀 생산 공장에 빠르게 배치될 수 있는 생산 방법과 함께 리튬금속배터리, 실리콘 소재 적용 배터리, 전고체배터리와 같은 새로운 배터리 기술 개발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 센터에는 셀 시험실, 셀 형성실, GM이 자체 음극 활성 물질을 설계할 수 있는 재료 합성 실험실, 슬러리 혼합 및 가공 실험실, 코팅실, 전해질 생산 실험실, 재료 분석 장비와 첨단 소프트웨어를 갖춘 법의학 연구실이 포함돼 GM의 글로벌 테크니컬 센터 캠퍼스에 위치한 배터리 개발 사이트 네트워크를 연결할 것이다.

글로벌 테크니컬 센터 캠퍼스에는 리튬금속 양극에 관한 선구적인 연구를 포함해 현재 GM의 배터리 개발을 주도하는 GM의 화학 및 재료 연구소의 서브시스템 랩과 셀, 모듈, 팩 등 주요 배터리 내구성 테스트를 수행할 수 있는 북미 최대 배터리 검증 연구소인 에스테스 배터리 시스템 랩(Estes Lab)이 포함됐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해 미국 오하이오주, 테네시주, 미시간주에 각각 1개씩 총 3개의 배터리셀 생산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3개의 공장을 운영할 GM-LG엔솔의 배터리합작법인인 얼티움셀즈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최대 100GWh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드는 미래의 배터리 제조를 포함해 배터리 및 배터리셀 기술의 연구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포드 이온 파크(Ford Ion Park)라고 불리는 새로운 글로벌 배터리 센터를 내년 말에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포드 이온 파크는 미국 미시간주 남동부 지역에 설립됐으며 크기는 20만 평방피트에 달한다. 포드는 이를 위해 1억8,500만달러 이상을 투입하며 배터리 기술 개발, 연구, 제조, 계획, 구매, 품질 및 금융 분야의 전문가 150여명이 이곳에서 근무하며 차세대 리튬이온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포드는 이와 함께 SK온과 배터리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하고 미국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 연산 43GWh 규모의 배터리셀 생산공장을 총 3개 세워 129GWh에 달하는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일본의 토요타자동차는 배터리 분야에 2조엔을 투자하기로 했다. 토요타의 마에다 마사히코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 9월에 진행된 전지·탄소중립에 관한 설명회에서 "차세대 배터리로 승부를 걸고 있는 전고체 전지는 2020년대 초반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전기차 외에 하이브리드카에도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에다 최고책임자는 미래의 배터리 비용 목표를 2022년 중반에 출시할 예정인 신형 EV TOYOTA bZ4X와 비교, 2020년대 후반에는 50% 감축을 목표로 배터리 공급체제를 180GWh에서 200GWh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요타는 세계 최초로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의 넘버를 취득, 시험주행을 시작했다며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특성을 고려해 하이브리드카부터 먼저 투입하고 수명이 짧다는 전고체 전지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고체 전해질 재료 개발을 계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중 34억달러(4조188억원)를 2030년까지 투입해 미국에 개발부터 생산에 이르는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한다. 이를 위해 토요타는 토요타의 금속 거래 자회사이자 토요타그룹의 계열사인 토요타 츠쇼(Toyota Tsusho)와 미국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망을 전담할 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토요타와 토요타 츠쇼의 미국 현지 합작법인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세워질 배터리셀 생산 공장을 운영한다. 양사는 이 공장에 총 12억9천만달러(1조5,247억원)를 투입하며 초기에 연간 20만대 분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4개 생산라인을 만들고, 추후 생산라인을 6개로 늘려 연간 120만대분의 배터리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가동은 2025년부터 시작된다.

전문가들은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통해 격차를 더욱 벌리고 완성차업체와의 합작투자를 통한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 완성차업체의 배터리 내재화 전략에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전기차 시장에서 성능과 가격에 대한 다양한 니즈가 증가하면서 배터리 시장도 프리미엄 중심에서 불륨 시장 등으로 세분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다양한 종류의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달에 열린 2021년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프리미엄 시장은 하이니켈 양극재와 실리콘 음극재 활용해 에너지밀도 최대화하고 신공법을 적용해서 급속 충전 성능을 강화할 계획이며 볼륨시장에서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코발트를 망간으로 대체하고 코발트 프리 양극재를 적용해 재료비를 절감하고 제조 공정상에서도 원가를 절감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0월에 열린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소재의 장점을 고려해 공간, 무게 제약이 없고 비용 경쟁력이 중요한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에 우선 양산 적용을 위해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전기차 배터리에는 당장 LFP 배터리를 적용하지 않고 저가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코발트 프리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SK온은 지난 10월에 열린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낮고 부피가 크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들이 다양한 OEM의 성능 요구에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기술 트렌드와 고객 요구에 따라서 기존 NCM에 더해 다양한 케미스트리 제품을 개발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NCM 배터리 시장을 선도해온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기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보다 높은 에너지 밀도와 급속 충전이 뛰어난 LFP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현재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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