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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인수 제안서 제출한 3사, 자금력. 운영능력 있나?

  • 기사입력 2021.09.16 17:00
  • 최종수정 2021.09.16 17:06
  • 기자명 이상원 기자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쌍용자동차 매각 입찰에 EL B&T 컨소시엄, INDI EV, INC,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등 3곳 투자자가 인수 제안서를 제출했다.

당초 예상과는 크게 빗나간 결과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SM그룹은 실사 이후 참가를 포기했다.

인수 제안서를 제출한 3사 모두 소규모업체로, 자산규모가 2조 원에 육박하는 쌍용차를 거느리는데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쌍용차는 인수자금과 운영자금 등에 필요한 9천억 원 정도와 향후 신차 개발 자금 4-5천억 원 등 적어도 1조5천억 원 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상당한 자기자본과 조직력을 갖춰야만 쌍용차를 정상 궤도에 올릴 수가 있다. 쌍용차 내부에서 자산규모 10조 원으로 재계 순위 38위의 SM그룹이 인수해 주기를 기대했던 이유다.

에디슨모터스는 중국차를 베이스로 개발한 전기차와 CNG버스를 판매하는 소규모 버스업체로, 지난해 기준 매출액이 897억 원, 부채비율이 80%를 넘는다.

이 회사는 사모펀드인 KCGI와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를 재무적 투자자(FI)로 끌어들였다. 개인투자자 등으로부터 2,700억 원, 쎄미시스코의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해 추가로 약 2,500억 원을 마련하고, FI에서 4,000억 원 가량을 투자받는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인수에 필요한 대부분의 자금을 외부 투자자에 의존하는 인수 방식이다.

EL B&T는 베일에 가려져 있는 업체다. 전기 세발자전거 ‘Tuk-Tuk’ 생산과 ESS(에너지 저장장치) 개발, 자체 개발한 소형 전기 승용차(EB1)를 판매한다고 돼 있으나 제품이나 판매 관련 정보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다만, 쌍용차 디자인실장과 현대기아차 디자인센터 총괄 전무, 현대기아차그룹 전략조정실 부사장과 이노션 대표를 지낸 김영일씨가 회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파빌리온프라이빗에쿼티(파빌리온PE)를 파트너로 끌어들였다. 파빌리온PE 윤영각회장은 쌍용차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EL B&T 역시 필요 자금의 대부분을 외부 투자자에 의존하는 구조다.

인디EV는 2018년 설립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으로, 전기차 차량개발 시설과 시험차 제작시설을 갖추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이 회사는 아직 전기차를 생산, 판매한 경험은 없다.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인 EY 한영회계법인은 3사가 제출한 인수 제안서를 바탕으로 법원과 협의한 선정 기준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와 예비 협상대상자를 이달 말 께 선정할 예정이다.

선정기준은 초기 인수자금 제안 뿐만 아니라 인수 이후에 쌍용차를 안정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능력 등을 고려할 예정이다.

일부 매체에서는 인수 제안서에서 ELB&T가 5,000억원 대, 에디슨모터스가 2,000억원대 후반대, 인디EV가 1,000억원 대의 임수 금액을 제시했다고 전하고 있다. 

인수금액만 놓고 보면  ELB&T가 가장 유력하다.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인 EY 한영회계법인은 인수 금액 뿐만 아니라 운영 능력 등도 고려한다는 방침이지만 아무래도 자금 조달 능력이 향방을 판가름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쌍용차는 1954년 '하동환자동차제작소'로 출발한 이 후 주인이 네 번 바뀌고 워크아웃과 법정관리를 한 차례씩 겪었으며 이번에 또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그동안 상하이GM이나 인도 마힌드라앤마힌드라 등 외국 기업들이 주로 인수, 기술만 빼내는데 관심을 가졌을 뿐 향후 먹거리인 신제품 개발에는 관심이 없었다.

때문에 쌍용차 내부에서는 이번에는 차세대 제품 개발 역량이 있는 제대로 된 기업이 인수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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