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사고 단 한 번도 없었던 SK이노베이션, 알고보니 특별한 이유 있었다?
화재사고 단 한 번도 없었던 SK이노베이션, 알고보니 특별한 이유 있었다?
  • 박상우 기자
  • 승인 2021.09.09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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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배터리.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안전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대표는 지난 7월 1일에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데이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지동섭 대표는 “SK는 가장 안전하고, 가장 빠르게 충전하고, 가장 오래 쓸 수 있는 배터리를 추구하고 있으며, 특히 안전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라며, “이것이 SK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서 화재사고가 한번도 없었던 이유이자 수주가 급격히 증가한 배경”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1~7월 글로벌 전기차(EV+PHEV) 배터리 사용량은 137.1GWh로 전년동기대비 2.4배 늘었다.

이런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이 2억7천만여개 배터리셀을 납품하는 동안 단 한 건의 화재가 발생하지 않아 주목을 받고 있다. 배터리 선발주자들이 모두 화재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SK이노베이션만이 안전성을 확보한 이유에 대해 자동차와 배터리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제조과정은 타 브랜드와 다른 몇 가지 특성이 있다.

우선 SK이노베이션은 고순도 분리막을 사용한다. 배터리 수명과 안전성에 관여하는 분리막은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과 함께 리튬이온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양극의 활물질들이 분리하면서 이온이 오가는 통로 역할을 한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에서 불필요한 금속 반응을 축소하기 위해 생산과정 중 고속 원심분리기로 금속 촉매제와 불순물을 제거한 고순도 분리막을 사용한다. 분리막 원단에 세라믹 양면 코팅을 통해 강도를 높여 분리막 훼손으로 인한 화재 위험성을 낮춘다.

분리막을 쌓는 방법도 다르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내부의 분리막을 쌓을 때 Z폴딩 기법을 사용한다.

SK이노베이션의 Z폴딩 기법 이해도(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의 Z폴딩 기법 이해도(사진=SK이노베이션)

Z폴딩 기법이란 분리막을 끊지 않고 길게 뽑아 양극을 얹고 분리막을 감싸는 형태로 휴지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덮는다. 그 위에 음극을 얹고 왼쪽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다시 감싸는 과정을 지그재그로 반복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분리막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지그재그로 오가며 완전히 포개는 형태로 감싸게 돼 양극과 음극이 완벽히 분리된다. 이로 인해 테두리(모서리) 부분에서 양극과 음극이 접촉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줄일 수 있다.

또, 차량의 속력이 빨라지면 배터리 구성 요소의 정렬이 틀어질 수 있는데 Z 폴딩 기법은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배터리 공정 생산 속도가 높아도 정밀하게 제작할 수 있어 더 높은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공정 생산 속도가 2009년보다 2.3배 빨라졌음에도 전혀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존하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개발센터장은 지난 6월에 열린 더 배터리 컨퍼런스 2021에서 “SK의 파우치형 배터리에선 내부 단락의 원인인 금속 이물 유입, 내부 변형, 분리막 손상이 일어날 확률이 비교적 낮다. 이를 제외하면 얼라인먼트 불량과 분리막 부재가 남게 된다”며 “Z폴딩 기법 등 혁신적인 제조 기술을 사용해 이런 원인들이 발생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고 밝혔다.

이와 다른 제조방식은 색종이처럼 낱장으로 된 배터리 구성 요소를 양극-분리막-음극-분리막 순서로 반복해 수십 장을 쌓거나 둘둘 말아 파우치 필름(케이스)으로 밀봉하는 형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양극, 분리막, 음극 모서리 끝부분이 들쭉날쭉하지 않도록 정교해야 한다는 점이다.

배터리를 사용하다 보면 팽창이 일어나는데 이 들쭉날쭉한 부분과 평평한 부분의 팽창 형태가 달라서 뒤틀린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뒤틀린 부분에 화학 반응이 집중적으로 일어나 뾰족한 결정이 쌓여 화재의 원인이 된다.

Z폴딩 기법의 안전성이 알려지면서 최근엔 삼성 SDI 등 다른 업체들도 이 방법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하이-니켈 배터리 시장을 이끌고 있다.

하이-니켈이란 양극재 주성분인 니켈, 코발트, 망간 중 니켈 비중이 높은 배터리를 말한다. 니켈 비중이 높아지면 배터리 성능이 좋아진다.

그러나 니켈 비중이 높아지면 배터리 성능이 뛰어난 대신 안정성이 낮아져 구현이 어렵기에 안전 관련 기술력 없이는 제조하기 어려운 배터리로 꼽힌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9년 세계 최초로 니켈/코발트/망간 중 니켈 비중이 약 90%에 달하는 양극재가 적용된 현존 최강 고밀도 니켈 배터리인 NCM9 배터리를 개발했다. 이 배터리는 내년에 출시하는 미국 포드자동차의 전기픽업트럭인 F-150 라이트닝에 탑재된다.

SK이노베이션의 NCM 811 배터리가 탑재된 기아 EV6.
SK이노베이션의 NCM 811 배터리가 탑재된 기아 EV6.

또, SK이노베이션은 니켈, 코발트, 망간의 함유량이 8:1:1인 NCM 811 배터리를 현재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제네시스 G80 전동화모델, GV60에 공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1차 사업의 배터리 공급사로 선정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화재 방지 기술이 시장점유율 확대에 유리하게 적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현재 배터리 수주 잔고는 1테라와트 이상으로 수주잔고가 1테라와트 이상인 배터리업체는 SK이노베이션을 포함해 총 3곳이다.

이는 배터리 사업을 키우겠다고 밝혔던 2017년 당시의 60GWh보다 약 17배 늘어난 것으로 한화로 환산하면 130조원 이상이다. 또 진행 중인 수주 프로그램이 완성되면 수주 잔고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유럽, 중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배터리 생산능력을 현재 수준인 40GWh에서 2023년 85GWh, 2025년 200GWh, 2030년 500GWh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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