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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사들, '수소 비즈니스 뒤쳐지면 죽는다.' 주력분야 확보에 총력전

  • 기사입력 2021.09.09 12:43
  • 최종수정 2021.09.09 12:49
  • 기자명 이상원 기자
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개막된 2021 수소모빌리티+쇼

[고양 킨텍스=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현대자동차와 포스코그룹, SK그룹이 주도하는 ‘수소기업협의체’가 출범했다.

그동안 정부와 현대차그룹 주도의 수소사회화가 진행돼 왔으나 거대한 인프라 구축과 경제성에 대한 의문 등으로 다른 그룹사들은 정부 눈치만 봐 왔다.

이번 수소기업협의체 결성은 기업들이 수소가 미래차를 비롯해 친환경. 탄소중립의 핵심 산업으로 자리할 것이란 확신이 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소는 개별 기업으로는 성과를 내기 어려운 산업으로, 정부의 인프라 구축을 필두로 각 분야별 투자가 동시에 이뤄져야 성공할 수가 있다.

수소모빌리티+쇼 전시장 위치도

일본은 지난해 말에 토요타자동차와 이와타니산업 주도로 ‘수소가치사슬추진협의회’를 결성했으며, 현재 250개의 기업 및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유럽도 지난해 7월 기업들과 지자체들이 참여하는 ‘유럽청정수소얼라이언스’가 발족했다.

국제적으로는 2017년 토요타와 다임러AG, 현대차 ​​등 자동차기업과 에너지 대기업들이 주도하는 ‘수소협의회’가 발족, 수소 관련 규격 표준화 등을 진행하고 있다.

효성그룹 부스

수소는 생산에서 유통, 충전, 소비에 이르기까지 전 부문에서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때문에 각 기업들의 기존 사업을 대체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 찾기 경쟁도 치열하다.

이번 수소기업협의체에는 가장 먼저 수소화에 발을 담군 현대자동차그룹과 SK그룹, 포스코그룹 외에 롯데, 한화, GS, 현대중공업, 두산, 코오롱, 효성그룹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 외에 이수그룹, 일진그룹, 고려아연 등도 참여하고 있다.

주요 그룹사들 중에서 이번 수소기업협의체에서 빠진 그룹사는 LG그룹이 유일하다.

포스코그룹 전시 부스

지난 8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된 2021 수소모빌리티+쇼에 마련된 부스 규모를 보면 각 그룹사들의 수소화 의지가 그대로 드러난다.

현대차그룹은 전체 전시면적의 약 3분의1을 확보,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로템 등 5개사가 테마별 부스를 마련했다.

현대차그룹이 진행하고 있는 수소사업은 현대차.기아가 수소차의 생산 및 판매, 현대모비스가 수소차 생산 및 수소연료전지 스택 등 핵심 부품 공급, 현대글로비스가 수소 유통, 현대위아가 열관리부품 및 수소저장탱크 공급, 현대로템이 수소트램 및 수소 열차 생산, 현대트랜시스가 친환경 파워트레인 공급, 현대제철이 부생수소 생산, 현대건설이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현대오토에버가 수소차 관련 인포테인먼트 및 전장부품 공급을 맡고 있다.

그룹이 수소 밸류체인 전반을 커버하겠다는 것으로, 실제 현대차그룹의 비중이 너무 커 다른 기업들은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중공업 전시장

다음으로 포스코와 현대중공업, SK그룹이 메인부스를 마련했다.

포스코는 주로 수소탱크나 수소차 강판 등을 값이 싼 재료로 대체하는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예컨대 수소탱크에 사용되는 탄소섬유 대체재나 수소강관 등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전체면적의 3분의1을 차지한 현대차그룹 전시장

포스코는 특히, 석탄연료 대체를 위해 수소로 철강을 제련하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수소환원제철에는 연간 370만톤 규모의 수소가 필요하며, 포스코는 이를 위해 2050년까지 500만톤 규모의 수소를 자체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수 년 전부터 현대차그룹과 함께 수소전환을 준비해 온 SK그룹은 석유화학부문을 수소산업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SK그룹 전시 부스

석유화학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재활용하기 위해 SK 계열사인 SK E&S가 3만톤 규모 액화수소플랜트 건설을 진행중이며, SK인천석유화학이 공급하는 부생수소를 활용, 액화수소 생산 및 공급에 나선다.

SK그룹은 2025년까지 친환경 수소 생산량을 연간 28만톤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차와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수소선박 개발을 추진한다. 현대차로부터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공급받아 선박용 수소연료전지 추진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소형 수소선박이나 수소잠수함 등은 이미 상용화될 정도로 빠른 기술 진전을 보이고 있다.

코오롱그룹 전시공간

다른 그룹사에 비해 수소비즈니스에 늦게 뛰어든 롯데그룹도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부생수소 생산과 수소탱크 제작 및 수소충전소 사업을 진행한다.

또, 효성그룹은 울산에 액화수소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수소충전소 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외에 한화그룹과 두산, GS그룹은 수소에너지를 활용한 발전설비 건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수소 생산시설과 수소탱크 제작에 나서고 있으며 두산과 GS는 산업 및 가정용 수소 발전설비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두산그룹 전시부스

이번 한국의 수소기업협의체 발족에 대해 일본 등 외국의 관심도 높다.

일본경제신문은 서울발로 ‘한국대기업 15개사 연합이 탄생했다’며 자동차에서 화학, 중공업 등 다양한 제조업을 갖고 있는 한국 재벌들이 협력하는 것은 의의가 크다면서 경영진들이 합의해 합종연횡하는 형태로 여러 프로젝트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사업 속도가 크게 빨라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한국의 산업구조는 자동차와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이 강점인데, 이 영역에서 중국세의 추격이 거세 앞으로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가 그룹사의 신산업 개척의 결속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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