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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뿌려도 안 꺼지는 전기차 화재’ KATRI, 소방청과 묘안 찾기 나서

  • 기사입력 2021.07.16 12:21
  • 기자명 박상우 기자
자동차안전연구원이 소방청과 전기차 화재 진압 방법 찾기에 나섰다.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자동차 결함조사 및 리콜업무를 담당하는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이 소방청과 협력, 전기차 화재진압 방법 찾기에 나섰다.

자동차안전연구원 관계자는 “테슬라 모델3 등 국내에서 발생한 몇 차례 화재에서 완전히 진압하는데 3~4시간이 걸릴 정도로 애를 먹었다”며 “화재 진압을 포함한 전기차 문제에 대한 대응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실례로 지난 4월 미국에서 모델S 화재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화재진압을 위해 소방관 8명이 달라붙었는데 무려 7시간 동안 진압 작업을 진행했으며 사용된 물이 10만6천리터에 달한다. 보통 내연기관차 화재를 진압할 때 1,135리터의 물이 사용되는 것을 감안하면 무려 10배 이상의 물을 쓴 것이다.

이는 배터리에 외부 충격이 가해지면 내부에서 열이 나면서 안전장치인 분리막이 파손되는데 이때 순식간에 1천도 넘게 온도가 치솟는 열 폭주가 일어나 불씨가 계속 살아남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진압이 어려워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는 대부분 전소된다.

지난달 충남 보령의 한 펜션에서 전기차 화재사고가 발생했는데 소방관이 화재진압을 벌였음에도 사고 차량인 코나 일렉트릭이 전소됐다. KATRI는 현대차, 배터리 제작사 등과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으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국가에서는 전기차 화재를 완전히 진압하기 위해 차량에 물을 뿌린 후 물에 젖은 방화 담요를 차량에 덮은 후 물이 담긴 용기에 사고 차량을 담가 화재를 진압한다. 지난달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코나EV 화재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현지 소방당국은 이러한 방식으로 화재를 진압했다.

그러나 국내 일선 소방서엔 전기차 화재에 대응할 진압 장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기차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선 질식 소화포, 소화 수조 등 특수장비가 필요하다.

질식 소화포는 불연성 재질로 만든 천으로 사고 차량에 이를 씌워 산소를 차단해 화재를 진압하는 장비다. 소화 수조는 물이 담긴 소화 수조에 사고 차량을 담가 배터리 온도를 낮춰 더 이상의 열 폭주가 나지 않게 해 화재를 진압하는 장비다.

소화수조.

질식 소화포를 보유한 소방서가 점점 늘고 있으나 소화 수조를 보유한 곳은 경기 화성소방서와 일산소방서 등 전국에 단 2곳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8일 전력산업기반기금을 전기 화재 대비·대응을 위한 소화장비 개발·보급 및 예방시스템 연구·개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전기사업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재는 전기화재와 관련해 전기안전공사의 예방을 위한 일반용 전기설비의 점검, 공동주택 등의 안전 점검 등에만 한정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또 지난 2월에는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전력산업기반기금을 소방장비 보강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산업부가 전력기금의 설치 목적과 부합하지 않고, 연구 개발비 등에 대한 지원은 가능하지만 장비 구입 등은 일반회계에서 충당하는 게 맞다며 반대해 보류된 상태다.

여기에 소방대원에 대한 전기차 관련 전문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실례로 지난해 12월 서울 용산에서 테슬라 모델X가 벽면에 충돌한 뒤 불길에 휩싸인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 6분 만에 소방관들이 도착했으나 외부에서 전력 공급이 끊기면 도어캐치가 나오지 않는다는 모델X의 시스템을 인지하지 못해 조수석 문을 열지 못했다.

모델X처럼 도어캐치가 팝업형태로 안으로 매립되면서 외부에서 도어캐치를 잡을 수 없는 히든 도어캐치 시스템이 적용된 전기차가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소방대원이 각 차종의 특성을 제대로 인지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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