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美 최고 인기차종 F-150라이트닝 '빅 히트'시킨 SKI NCM9 배터리의 정체는?

  • 기사입력 2021.06.21 15:53
  • 최종수정 2021.06.21 16:02
  • 기자명 이상원 기자
SK 이노베이션의 NCM9 배터리가 장착된 포드 F-150 라이트닝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미국 포드자동차가 수년간 추측 끝에 마침내 F-150 픽업 전기트럭을 공개했다.

'라이트닝(Lighting)' 이란 브랜드 네임이 붙은 신형 트럭은 최대 300마일(482km)의 뛰어난 주행거리와 함께 역사상 F-150 중 가장 높은 토크를 자랑한다.

포드 F-150은 1981년 이래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으로 기록됐다. 이 차는 연간 판매량이 90만대에 달할 정도로 미국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다.

포드는 이 차량의 전동화를 서둘러 진행했으며 지난 5월 20일 마침내 첫 모습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예약을 시작했다.

첫 날 2만 건의 예약대수를 기록한 F-150 라이트닝은 일주 일만에 7만 건, 그리고 3주 만에 10만 건을 넘어서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공개 한 달째인 20일 아직 공식적인 수치는 발표되지 않고 있지만 적어도 15만 건을 넘어선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F-150 라이트닝은 올해 사전계약을 진행한 뒤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출고가 시작된다.

포드 F-150 라이트닝이 폭발적인 관심을 얻는 배경은 인기 모델인데다 기본가격 3만9,974달러(4,500만 원)-5만2,974달러(6,024만 원. 7500달러 지원금 제외)의 저렴한 가격에다 뛰어난 토크와 주행거리 확보 때문이다.

가솔린 모델의 기본 가격이 6만3천달러 수주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뛰어난 가격경쟁력이다. 게다가 1회 충전 주행거리가 500km에 육박하고 웬만한 험로도 거뜬히 주파할 수가 있다.

F-150 라이트닝은 앞뒤에 전기모타가 장착되며, 4륜구동이 기본이다. 배터리는 두 가지 타입이 장착되며 용량에 따라 426마력과 526마력의 출력과 107.2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60마일(97km)까지의 가속시간은 단 4.5초, 1회충전 주행거리는 최대 482km다.

이같은 엄청난 출력을 바탕으로 한 견인능력은 무려 4,500kg, 최대 적재중량은 900kg에 달한다.

F-150 라이트닝은 포드의 인텔리전트 백업파워 덕분에 8개의 120V 콘센트와 240V용 콘센트로 최대 9.6kW의 전력공급도 가능하다. 이는 가정집 정전 시 최대 3일까지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이다.

F-150의 이런 능력은 SK 이노베이션이 공급하는 NCM9 배터리를 장착했기 때문에 가능하다.

SK 이노베이션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NCM9 배터리는 니켈, 코발트, 망간을 주원료로 하는 양극재 중 니켈의 비중이 약 90%에 달하는 배터리다.

F-150 라이트닝용 배터리 셀

배터리는 니켈 비중을 높이게 되면 힘이 세고 오래가는 배터리를 만들 수가 있다.

하지만 니켈은 발열 등 불안정성이 높기 때문에 이를 다스리는 기술력 없이는 만들기가 어렵다.

SK이노베이션은 NCM9을 지난 2019년 세계 최초로 개발, 양산 단계를 거쳐 내년 초 포드 F-150 라이트닝에 첫 번째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경쟁사에 앞서 NCM9을 최초로 개발하고 양산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독자적인 안전성 기술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NCM9의 안전성은 분리막 기술과 Z폴딩 방식 기술이 핵심이다. 이 배터리에 들어가는 분리막은 자회사인 SKIET가 생산한다.

배터리가 높은 성능을 내기 위해서는 양극과 음극 사이를 갈라놓는 분리막 두께가 얇아야 한다. 이온이 활발하게 양극과 음극 사이를 오갈 수 있어야만 출력도 좋아지고 충전속도도 빨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작정 분리막을 얇게 만들게 되면 열에 취약해져 화재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얇은 분리막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력이 있어야 한다.

SKIET는 분리막 두께를 머리카락의 25분의1 수준인 5마이크로미터 두께로 제작하면서도 튼튼한 분리막을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 이는 분리막 종주국인 일본을 누르고 세계 1위 지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또 다른 안전성 기술인 Z폴딩은 분리막을 쌓는 공정기술이다.

통상 배터리셀 안의 양극 분리막 음극을 쌓을 때 색종이처럼 낱장으로 된 이 소재들을 순서대로 반복해 쌓는다. 이 과정에서 정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화재의 원인이 될 수가 있다.

Z폴딩은 분리막을 색종이처럼 자르지 않고 두루마리 휴지처럼 길게 뽑아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오가면서 소재를 포개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제조 불량이 생길 가능성이 현저히 줄어든다.

이 기술은 포드 F-150 라이트닝용 배터리에는 적용되지는 않았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은 F-150라이트닝 배터리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내열성을 강화한 배터리 팩 시스템을 개발, 적용했다.

셀이 300~400개가 들어간 배터리 팩 안에 위치한 셀 중 한 곳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인접 셀로 화재가 번져나가 결국 폭발이 일어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 팩은 화재가 퍼지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에 한 곳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화재나 폭발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