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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중고차시장 진출해도 승산 낮아. 온라인 중고차 매매사이트가 매물 싹쓸이

  • 기사입력 2021.03.18 10:47
  • 최종수정 2021.03.18 11:33
  • 기자명 이상원 기자
국내 최대 온라인 중고차 경매사이트 헤이딜러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현대자동차의 중고차시장 진출이 업계 반발과 정부의 미온적 태도로 여전히 답보상태에 있다.

중고차업계는 “대기업의 중고차시장 진출은 중고차업계의 생계가 걸린 문제”라며 결사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체 신차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중고차시장에 진출할 경우, 독과점으로 인해 중고차 매매상사들이 고사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중고차업계의 이런 주장과는 달리 실제 현대. 기아차가 중고차시장에 진출하더라도 시장 정착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가 준비하고 있는 중고차시장 진출 계획은 5년. 10만㎞ 이하의 인증 중고차만 매물만 취급하겠다는 것.

이에 대해 중고차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알짜매물’을 독식하겠다는 심산이라며, 이 경우에도 기존 매매상사들은 설 자리를 완전히 잃게 된다면서 현대차가 상생을 생각한다면 6년· 12만㎞ 이상 매물을 취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5년. 10만km 이하 중고차는 전체 취급 물량의 20% 정도에 해당한다. 이 마저도 수입차 브랜드들이 상당부분 선점하고 있어 현대.기아차가 취급할 수 있는 물량 규모는 많아야 10% 미만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정작 현대차가 풀어야 할 과제는 판매할 차량을 확보하는 문제다.

현대차가 900여개나 되는 거대한 판매 네트워크를 통해 중고차를 사들이게 되면 적어도 현대.기아 중고차는 싹쓸이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시나리오는 소비자들이 현대차 영업직원을 통해 중고차를 매각할 경우에만 해당된다.

최근의 중고차시장 승패는 차량 매집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리 판매 네트웍이 잘 갖춰져 있다 하더라도 팔 물건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차량 소유자들은 구입코자 하는 신차브랜드 영업직원을 통해 중고차를 처리해 왔지만 지금은 대부분 온라인 경매 사이트를 통해 매매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알려진 것만 10여개가 넘는 온라인 경매 사이트가 난립하고 있다. 정확한 수치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이들 경매사이트를 통해 매각되는 물량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찌감치 국내 중고차사업에 뛰어든 수입차업체들도 매물 확보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내 유일 수입인증중고차 통합 솔루션 인증마켓에는 전시차, 시승차 이외에도 트레이드-인으로 매입된 차량들을 소개해주고 있다.
국내 유일 수입인증중고차 통합 솔루션 인증마켓에는 전시차, 시승차 이외에도 트레이드-인으로 매입된 차량들을 소개해주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등 주요 수입차업체들은 타던 차량을 자사에 매각하고 신차를 구입할 경우, 일정액을 할인해 주는 '트레이드-인' 이란 제도를 통해 물량 매입을 유도하고 있지만 항상 매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수입차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2-3년 간 온라인 경매사이트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매물 확보가 눈에 띄게 줄어 지금은 대부분 인증중고차 매물을 시승차나 업무용 차량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현재 진출해 있는 수입차업체들도 중고차사업을 접어야 할 판”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도 “자체 조사한 결과, 우리 역시 매물 확보가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란 결론이 나왔다”며 “이 때문에 중고차사업을 좀 더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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