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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부족 심각. 2025년 수요의 3분의1 불과

차량용 반도체와 같은 공급난 올 수도

  • 기사입력 2021.03.12 18:26
  • 기자명 이상원 기자
배터리업체들이 생산량을 크게 늘리고 있지만 향후 미국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량은 크게 부족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오하이오 배터리공장)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미국 교통부가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소송 전에 대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판결이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의 녹색 운송 정책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공급문제가 미국의 친환경 정책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2050년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청정에너지 및 기후변화 대응 인프라에 향후 4년간 2조 달러(2,267조 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또, 정부 조달을 위해 미국산 저공해 차량 300만대 이상을 구매 유도하고 전기차 공공충전소 50만개를 구축하는 한편, 친환경차 보조금과 저공해차 생산 인센티브도 크게 늘릴 예정이다.

당장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연방 정부가 보유한 차량을 모두 전기차로 대체할 계획이다. 미국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차량은 2019년 기준으로 64만5천대이며 이 중 전기차는 지난해 7월 기준으로 3,215대에 불과하다.

때문에 올해부터 미국에서의 전기차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이 때문에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FCA크라이슬러)등 미국 자동차업체는 물론, 독일 폭스바겐과 BMW 등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 생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분석기관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2024년 말까지 100개의 순수 전기차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다.

GM은 2025년까지 쉐보레, 캐딜락, GMC 등 산하 브랜드에서 얼티움 배터리 플랫폼 바탕의 신형 전기차 모델 총 30여종을 투입할 계획이다.

포드는 타임라인을 정확히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2030년까지 모든 차량을 전동화 차량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며, 미국에서 첫 전기차 모델인 머스탱 마하-E 판매를 시작했다.

또, 승합밴 e-트랜짓과 픽업트럭 F-150 전기차 버전도 순차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며 럭셔리 브랜드인 링컨도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으로 있는 등 2025년까지 적어도 10개 차종 이상의 전기차 투입이 예정돼 있다.

스텔란티스는 올해 말까지 미국시장에 10개의 신형 전기화 모델을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짚 브랜드는 지난 2월 랭글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을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전동화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혼다자동차도 GM 멕시코공장에서 2023년부터 혼다 EV를, 테네시 GM공장에서 2024년부터 어큐라 EV를 생산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미국에서 생산되는 배터리 셀이 장착될 가능성이 높다.

BMW는 미국시장에 2025년까지 BMW i4, BMW iX, 5시리즈, 7 시리즈 세단과 X1 SUV 전기버전 등 12개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BMW는 초기에는 iX 등을 독일에서 생산된 차량을 미국으로 수입할 예정이지만 중기적으로는 미국 현지 생산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이미 판매되고 있는 코나 일렉트릭과 아이오닉 일렉트릭에 이어 아이오닉5, 6, 7을 순차적으로 출시하고, 기아차도 EV6 등 EV시리즈를 투입, 2025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00만대의 순수 전기차를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아직은 미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2025년까지는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SNE 리서치가 분석한 북미 연도별 배터리 공급 및 수요 전망치

메르세데스 벤츠는 미국시장에서 2021년 하반기부터 플래그십 세단 S클래스의 전기차 버전인 EQS를 판매하며 EQA와 EQB 등 전기 SUV를 순차적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특히, 메르세데스 벤츠는 전기차 브랜드인 EQ 생산을 위해 지난해부터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1조원을 투자, 리모델링과 설비확장에 나서고 있다.

일본 닛산자동차도 첫 전기차 모델인 리프에 이어 올 하반기부터 소형 SUV인 아리야(Ariya)를 미국시장에 투입한다.

토요타자동차도 올해 전용 전기차용 플랫폼을 적용한 2대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며 2025년까지 10개 이상의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폭스바겐그룹은 전 세계적으로 2030년까지 70개의 순수 전기차 모델과 60개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주력인 ID.4는 내년부터 미국 스파르탄공장에서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미국에서만 어마어마한 양의 배터리 셀이 필요하다.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미국의 배터리 공급량이 27GWh로 23GWh의 수요량을 웃돌았으나 올해는 수요가 63GWh로 공급량 39Gwh를 1.6배 가량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공급부족 현상은 갈수록 심해져 2023년에는 수요가 171GWh로, 예상 공급량의 약 3배, 2025년 312GWh로 3.4배, 2030년에는 854GWh로 3배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문제는 장기적인 기술투자와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필요한 배터리분야 공급업체가 턱없이 부족해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포드의 짐 팔리CEO가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간의 지적재산권 분쟁으로 인한 배터리 공급 차질을 우려, 자체 생산이나 미국내 자체 공급망 구축을 검토키로 했으나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배터리산업의 특성 때문이다.

현재 미국내 배터리 생산은 LG에너지솔루션이 미시간주 홀랜드 5GWh 규모의 공장을 가동중이며, 2022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는 GM과의 합작 오하이오공장이 35GWh, 그리고 제2공장인 테네시주 35GWh 등 확정된 것만 총 75GWh 정도다.

이에 더해 LG에너지솔루션은 12일 2025년까지 5조원 대 투자를 통해 70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 2곳을 추가로 건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언제 어디에 들어설 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이들 공장이 모두 가동에 들어가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서만 145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자료출처: 블룸버그 NEF

테슬라 파트너사인 파나소닉은 2014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네바다 공장의 생산능력이 35GWh로, 1개 생산라인을 추가, 39GWh로 확장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오는 2025년까지는 64GWh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 envision AESC가 3GWh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이 조지아에 건설중인 배터리 공장은 2025년에 21.5GWh의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며, 새로 합류하는 임페리움(imperium)도 2025년 3GWh, 그 외에 기타 업체들이 4.5Gwh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들 배터리 공장이 모두 예정대로 가동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2025년 미국의 배터리 예상 공급량은 241GWh로 예상 수요인 312GWh보다 71GWh 가량이 부족하다.

미국 포드나 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배터리 생산 공장 추가 확보를 요구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미국 정부와 자동차업체들은 현재의 공급계획에서 차질이 발생하거나 배터리업체의 부실로 생산계획이 무산될 경우, 자동차용 반도체 칩 문제와 같은 공급대란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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