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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美 전기차 산업 중요. ITC가 LG 손들면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 가능"

  • 기사입력 2021.02.08 11:32
  • 최종수정 2021.02.08 11:41
  • 기자명 박상우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현지시각으로 오는 10일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관련 영업비밀침해 소송 최종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현지시각으로 오는 10일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관련 영업비밀침해 소송 최종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ITC가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도 바이든 행정부가 이를 거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6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는 SK이노베이션의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현지 로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전은 성장하려는 미국 전기차 시장에 더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며 “ITC가 LG에너지솔루션의 편이라면 바이든은 그 결정을 뒤집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하면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환경 규제 철폐를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친환경 정책을 강조해왔다.

선거 유세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2050년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친환경 인프라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전기차 인프라 확충에 나서겠다며 청정에너지 및 기후변화 대응 인프라에 향후 4년간 2조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저탄소 인프라 건설과 전기차 생산 촉진 등을 통해 수백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정부 조달을 위해 미국산 저공해 차량 300만대 이상을 구매 유도하고 전기차 공공충전소 50만개를 구축하는 한편 친환경차 보조금과 저공해차 생산 인센티브도 부여한다.

그 일환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연방 정부가 보유한 차량을 모두 전기차로 대체할 계획이다. 미국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차량은 2019년 기준으로 64만5천대이며 이 중 전기차는 지난해 7월 기준으로 3,215대에 불과하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각) 미국 제품 우선 구매를 강제하는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이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기 때문에 연방기관들이 전기차를 대체할 때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우선순위에 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하면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 워싱턴포스트의 주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26억달러(3조원)를 투자, 조지아 잭슨 카운티에 1·2공장을 합쳐 연산 30만 대규모의 전기차용 배터리 셀 공장을 건설 중이며, 여기에는 2024년까지 2,600명의 근로자들이 근무하게 된다.

이곳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인 F-150 전기버전과 폭스바겐의 순수전기차 ID.4에 탑재될 예정이다.

이런 이유로 포드와 폭스바겐은 지난해 ITC에 건의서를 제출한 바 있다.

폭스바겐은 건의서에서 배터리 제조업체들 간의 법적 다툼이 전기자동차 부품 공급을 방해하고 미국의 일자리 수요를 제한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는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의 공급중단을 자신이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은 전기차 배터리 공급부족과 전기자동차에 필요한 긴 개발기간을 감안할 때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의 패소는 포드와 폭스바겐뿐만 아니라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바이든 대통령이 ITC 결정에 따라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 워싱턴포스트의 주장이다.

지금까지 ITC의 최종판결에 대해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된 사례는 총 다섯 번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3년 8월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삼성 특허를 침해한 애플 제품의 미국 수입을 금지한 ITC의 조치에 대해 “표준특허를 근거로 수입을 금지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이 중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서는 거부권이 행사된 전례가 없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가 친환경 정책과 미국산 제품 우선 구매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이례적으로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ITC는 오는 10일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관련 영업비밀침해 소송 최종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미국 대통령은 ITC가 내린 최종결정에 대해 60일 이내에 승인 또는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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