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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선두자리 꿰찼는데...LG-SK, 시간끌면 둘 다 손해

  • 기사입력 2021.02.04 19:21
  • 기자명 박상우 기자
LG와 SK의 대립이 정세균 총리의 비판에도 멈추지 않고 있다.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낯 부끄럽지 않으냐며 빨리 해결하라고 권유했지만 아직도 해결이 안됐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달 28일 서울 양천구 목동 한국예술인센터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특허 관련 소송에 대해 이같이 비판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9년 4월 당시 LG화학이 미국 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Trade Secrets) 침해로 제소한 이후 3년째 배터리 특허 관련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소송비용만 수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양 사는 여러 이슈를 가지고 공방전을 벌였다.

지난달 12일(현지시각) 미국 특허청 특허심판원(PTAB)은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을 상대로 제기한 IPR 2건에 대한 조사개시를 각하했다. 이번 결정으로 PTAB는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 무효심판 8건에 대한 조사 개시를 모두 거절했다.

이틀 후 LG에너지솔루션은 PTAB의 결정을 공개하면서 조사개시결정에 대한 항소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 특허의 유효성에 대한 다툼을 시작조차 해보지 못하게 됐으며 SK이노베이션의 특허소송 전략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LG의 이러한 주장에 SK이노베이션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달 15일 SK는 특허심판원 결정의 내용을 아전인수식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SK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18일 오전 입장문에서 “SK가 미 PTAB에 LG 특허가 무효임을 밝혀 달라고 신청을 한 것은 2019년 SK를 상대로 미국 ITC에 제기한 소송 특허에 대해 객관적으로 분석, 무효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LG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법정에서 가려야 할 사안을 당사에게 답변을 요구하는 경쟁사의 비상식적인 행위만 보더라도 대응할 가치를 전혀 느끼지 못한다”며 “8건의 무효신청이 각하된 명확한 사실을 놓고 이렇게까지 무리한 논쟁을 하는 저의가 매우 의심스럽고 안타까우며 법정에서 명확하게 시시비비를 가려 그 결과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양 사가 이처럼 공방전을 벌이며 3년째 배터리 소송전을 벌이자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선 양 사가 장기간 소송전을 이어가면서 사업에 집중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향후 미래사업 추진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소송전이 지난 2019년 이후 3년째 계속되고 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극심한 체력소모가 따르기 때문에 소송이 길어질수록 해당기업은 물론 국가 경쟁력까지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를 우려한 국무총리까지 나서서 원만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양 측이 생각하는 배상금 차이가 워낙 큰데다 여러 이슈로 공방전을 벌이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져 합의 가능성은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연방 영업비밀보호법(DTSA)에 근거해 수조원을 요구하는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영업비밀 침해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수 천억원 수준 제시에서 큰 변화가 없어 양측이 입장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오는 10일에 예정된 미국 ITC의 영업비밀침해 소송 최종결정에 따라 세계 3대 전기차 시장인 미국은 물론 글로벌 사업에 막대한 차질이 생기는 만큼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가 높다.

일각에선 이번 소송에서 패소하더라도 합의하면 수입금지 등 제재를 풀 수 있어 SK이노베이션이 최종결정 후에라도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의를 위해 물밑 협상을 시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이 최종 승소하게 되면 협상력이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에 합의금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어 합의가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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