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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K 배터리 분쟁' 美 언론, SKI 합리적 해결책 제시해야

  • 기사입력 2021.01.20 17:49
  • 최종수정 2021.01.20 18:33
  • 기자명 박상우 기자
LG와 SK의 배터리 분쟁이 갈수록 도를 더하고 있다.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관련 미국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판결이 20일 앞으로 다가왔다.

ITC의 최종 판결은 당초 지난해 10월 5일로 예정됐었으나 이번까지 세 번째 연기됐다. 당사자 뿐만 아니라 미국 내에서도 그만큼 민감한 사안인 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판결을 바이든 행정부로 미뤘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가 새롭게 구성되는 만큼 양 당사자의 신경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양 사가 쌍방 제기한 미국 특허청 특허심판원(PTAB) 결정에 대해서도 연일 날을 세우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3월 PTAB에 SK이노베이션 특허 1건(‘398)에 대해 특허 무효심판 1건을 제기했고,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5월 말부터 7월 초까지 PTAB에 LG에너지솔루션 양극재 특허 2건에 대해 IPR 4건, 분리막 특허 3건에 대해 IPR 4건 등 총 8건의 IPR을 제기했다.

특허건 역시 핵심인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 내용들로 대부분 각하돼 조사조차 개시되지 못했다.

미국 내에서는 한국 배터리기업들 간 싸움이 무역위원회는 물론 미국 특허청까지 피곤하게 만든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자 미국 디트로이트뉴스에도 LG와 SK의 분쟁이 오피니언 제언을 통해 다뤄졌다.

‘번영을 촉진하는 무역동맹’의 켄트 카이저(Kent Kaiser) 박사는 ‘한국 배터리기업의 영업비밀 분쟁이 자동차산업에서 의미하는 바’ 라는 제목에서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리튬이온배터리 기술과 관련된 영업비밀을 훔친 뒤 이 영업비밀을 활용해 미국에서 수익성 있는 계약을 확보했다고 비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을 훔친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약 3만4,000 개의 파일과 이메일을 파기했고, 전 LG화학 직원을 채용하면서 핵심 제조기술, 즉 LG화학의 비밀스런 IP를 제공할 것으로 요구했다면서 이 때문에 ITC가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이미 예비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11월 폭스바겐과 그리고 몇 달 후에 포드와 경쟁이 치열한 배터리 입찰 건에서 수십억 달러 계약을 따냈다면서 이 계약은 특정 리튬이온배터리 기술을 제공할 수 있어야만 가능한 것으로,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의 지적재산권을 훔쳤기 때문에 수주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카이저박사는 양 사의 미국에서의 기여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LG화학은 미시건주 홀랜드에 10만 평방피트 규모의 배터리 셀 공장을 건설, 6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미국 중부에서 상당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고 

또, GM과의 협력을 통해 오하이오주 로즈타운 근처에 미국에서의 두 번째 공장 건설을 진행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23억 달러가 투자, 총 1,100 개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 배터리공장 건설에 26억 달러 이상을 투자, 2600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하고 조지아주와 지역 자치단체로부터 약 3억 달러의 보조금과 세금감면 및 토지사용 혜택을 받고 있으나 지난해 가을까지 미국인 근로자 60명만 고용했고 한국 근로자들이 불법적으로 현장에 취업했다가 출입국 관리국에 구금되는 등 문제가 잇따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SK이노베이션이 미국법에 따른 경제적 공약과 지적재산 의무에 부응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에서 훔친 영업비밀이 아닌 자체 기술로 배터리를 생산하든지 그렇지 않으면 LG화학과 합법적, 재정적 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SK이노베이션은 관련된 모든 당사자에 대해 지적재산권을 존중하고 책임을 지고 실행가능한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고 덧붙였다.

켄트 카이저박사의 이러한 주장은 LG에너지솔루션이 주장해 왔던 것과 거의 일치하며 그동안 국내외 여러 매체들을 통해 다뤄졌던 문제들을 다시 한번 제기하고 SK이노베이션 측에 문제 해결 방안을 빨리 내 놓으라는 메시지로 보여진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양 사 간 문제의 핵심이 SK이노베이션이 LG의 영업비밀을 훔친 사실을 인정하고 합의 및 보상에 임해야 하며, SK이노베이션이 이를 인정하기 싫으면 이 기술을 제외한 다른 기술로 생산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앞서 지적했듯이 ITC와 PTAB도 모자라 미국 언론에서도 양 사의 갈등이 다뤄지는 것은 양 사는 물론 국익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최근에는 폭스바겐, 포드는 물론이고 거의 모든 자동차업체나 IT기업들이 전기차 배터리 자체 생산이나 합작 생산을 준비하는 등 배터리기업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어 양 사의 갈등이 조속히 봉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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