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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싸움박질하는 LG vs SK, 언제까지 대립할 것인가?

  • 기사입력 2021.01.18 17:05
  • 최종수정 2021.01.18 22:04
  • 기자명 박상우 기자
배터리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양 사가 여러 우려에도 끊임없이 공방전에 나섰다.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국민들과 언론에 죄송스럽고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SK이노베이션이 18일 미국 특허청 특허심판원(PTAB)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이같이 말했다.

배터리 소송전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최근 PTAB 결정을 두고 공방전을 재개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각) PTAB는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을 상대로 제기한 IPR 2건에 대한 조사개시를 각하했다. 이번 결정으로 PTAB는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 무효심판 8건에 대한 조사 개시를 모두 거절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5월 말부터 7월 초까지 PTAB에 LG에너지솔루션 양극재 특허 2건에 대해 IPR 4건, 분리막 특허 3건에 대해 IPR 4건 등 총 8건의 IPR을 제기했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3월 PTAB에 SK이노베이션 특허 1건(‘398)에 대해 특허 무효심판 1건을 제기하자 이에 반발해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PTAB의 결정을 공개하면서 조사개시결정에 대한 항소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 특허의 유효성에 대한 다툼을 시작조차 해보지 못하게 됐으며 SK이노베이션의 특허소송 전략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LG의 이러한 주장에 SK이노베이션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15일 SK는 특허심판원 결정의 내용을 아전인수식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은 보도자료에서 “LG와 SK간 배터리 미국 특허소송과 관련한 최근 미국 특허심판원(PTAB)의 결정과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이 결정의 본질적 내용을 왜곡하면서 아전인수식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정정당당하고 떳떳하게 소송에 임해달라”고 밝혔다.

SK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18일 오전 입장문에서 “SK가 미 PTAB에 LG 특허가 무효임을 밝혀 달라고 신청을 한 것은 2019년 SK를 상대로 미국 ITC에 제기한 소송 특허에 대해 객관적으로 분석, 무효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IPR을 신청한 시점은 미 특허당국의 정책 변화(특허청장의 9월24일자 발표)를 공식화하기 전이었고 SK이 IPR(Inter Partes Review; 특허무효심판)을 신청한 시점까지는 ITC소송 중에 신청된 IPR이 대부분 개시되고 있었기 때문에 무효 가능성이 높다고 확신한 SK가 IPR 절차를 신청한 것은 당연한 판단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SK는 ”미국 특허청의 정책변경으로 자사가 신청한 IPR이 각하됨에 따라 이에 대한 논쟁은 필요없다고 생각되며 자사는 특허 무효에 대해 소송사건에서 명확하게 다툴 예정“이라며 ”3년차로 접어든 소송으로 국민들의 우려와 피로도가 상당히 높다고 판단,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정정당당하게 임하면서 모든 것에 대해 투명하게 말씀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LG는 즉각 반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법정에서 가려야 할 사안을 당사에게 답변을 요구하는 경쟁사의 비상식적인 행위만 보더라도 대응할 가치를 전혀 느끼지 못한다”며 “8건의 무효신청이 각하된 명확한 사실을 놓고 이렇게까지 무리한 논쟁을 하는 저의가 매우 의심스럽고 안타까우며 법정에서 명확하게 시시비비를 가려 그 결과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LG는 “SK는 PTAB 의견 중 일부만 발췌해 진실인 것처럼 오도하고 있다”며 “통상 PTAB은 6개의 요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사개시 여부를 결정하는데 SK에서 주장하는 것은 이 중 1개 요소에 해당하는 내용에 불과하며 만약 이 부분으로 인한 특허 무효 가능성이 컸다면 PTAB은 조사개시를 했을 것이나 결과적으로 각하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복청구 각하 건에 대한 PTAB의 기조는 이미 지난 2019년 말부터 이어져 왔으며 그런데도 SK는 비용까지 들여가며 8건을 신청했고 가장 효율적으로 무효 판단을 받을 수 있는 PTAB에서의 신청이 모두 각하돼 기회를 상실한 것이 명백한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양 사의 계속되는 공방전에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에서는 양 사가 소송전을 이어가면서 사업 역량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어 결과에 따라 앞으로 미래 사업 추진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소송전이 지난 2019년 이후 3년째 진행되고 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소모하는 힘이 크기 때문에 소송이 길어질수록 국가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CATL 등 중국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테슬라, 폭스바겐, BMW 등이 배터리 독립을 가속화하고 있다.

실례로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CATL의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1~11월)은 전년동기대비 3.1% 늘어난 28.1GWh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2배 늘어난 26.4GWh를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보다 많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자체 배터리 개발·생산 프로젝트인 로드러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독일 베를린에 100GWh 규모의 배터리셀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러한 목소리를 의식한 듯 양 사는 합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혀왔지만 이같이 공방전을 벌이며 첨예하게 대립해왔기 때문에 갈등의 골이 깊어 합의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편 양 사는 이번 배터리 소송전의 시작인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소송에 대한 미국 ITC의 최종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ITC는 당초 지난해 10월 5일에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었으나 9월 말 별다른 설명 없이 최종 판결 일정을 3주 가량 연기해 10월 26일에 최종 판결을 내릴 계획이었으나 재차 연기해 12월 10일에 내릴 예정이었으나 다시 연기, 내달 10일에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이번 결정이 LG에너지솔루션이 소송전의 주도권을 쥐고 있음에도 SK이노베이션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좌)과 LG에너지솔루션 김종현 사장.(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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