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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ATL? 폭스콘?’ 애플 전기차에 탑재될 배터리는 누가 공급?

  • 기사입력 2020.12.22 15:29
  • 최종수정 2020.12.23 11:29
  • 기자명 박상우 기자
애플이 출시할 전기차의 컨셉트.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애플이 오는 2024년부터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전기자동차를 생산한다는 계획이 밝혀지면서 애플카에 탑재될 배터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플 전기차의 경쟁력은 자율주행 기술과 차세대 배터리 기술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IT나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는 앞서 있지만 배터리 셀은 배터리 전문기업과의 제휴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알려지고 있는 애플이 출시할 전기차의 핵심은 배터리다.

타이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개별 셀을 대폭 늘리는 대신 배터리 재료를 담는 파우치와 모듈을 제거해 배터리팩 내부의 공간을 확보하는 독특한 모노 셀 디자인을 사용할 계획”이라며 “더 많은 활성물질을 배터리 내부에 담을 수 있어 차량의 주행거리가 더욱 길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LFP(리튬 철 인산염)라는 배터리의 화학적 성질을 조사하고 있으며 이 배터리는 본질적으로 과열 가능성이 작아서 리튬이온배터리보다 훨씬 안전해 애플의 배터리 기술은 현재보다 나아간 다음 단계일 것”라고 덧붙였다.

이를 토대로 본다면 애플카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아니라 리튬인산철(LFP)일 가능성이 높다. 리튬인산철은 LG화학이나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3사나 일본 파나소닉 보다는 중국 CATL이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  LFP 배터리는 현재 CATL과 BYD 등 중국 배터리업체들이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으며 테슬라 모델 3 일부에도 CATL의 LFP 배터리가 장착될 예정이다. 

애플은 차세대 자동차를 개발하되 기존 자동차업체와 제휴해서 차량을 생산, 판매한다는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배터리도 애플이 자체 개발·생산하기보다는 배터리 제조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개발·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배터리 공급 가격을 낮추고 안정적인 공급을 통해 전기차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과 50대 50 지분으로 배터리셀 합작법인인 얼티움 셀즈를 설립한 것처럼 애플 역시 배터리업체와의 합작사 설립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GM-LG의 얼티움 배터리.

GM과 LG에너지솔루션은 단계적으로 총 2조7천억원을 투자해 얼티움 셀즈의 배터리셀 생산 능력을 연간 30GWh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50만대 차량에 탑재할 수 있는 양이다.

얼티움 셀즈의 배터리셀 생산공장은 지난 4월부터 미국 오하이오주 북동부에 위치한 GM 로즈타운 조립공장 인근에 세워지고 있으며 가동은 2022년 1월부터 시작된다.

지난 3월에 처음 공개된 얼티움 배터리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단단하고 견고한 배터리셀이 아니라 유연하게 장착할 수 있는 파우치형 배터리로, 모듈식 추진시스템과 차량의 레이아웃에 따라 수직 또는 수평으로 적용할 수 있어 적은 무게로 적은 공간에 많은 용량을 적재할 수 있다.

또 이 배터리는 알루미늄을 음극재로 사용함으로써 희토류인 코발트의 양을 70% 가량 줄이는 새로운 NCMA(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조합을 사용하기 때문에 배터리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GM은 LG화학과의 협의를 통해 배터리 가격을 kWh당 100달러 이하로 낮출 예정이다. 이 배터리는 최소 50KWh급에서 최대 200KWh급까지 지원할 수 있으며, 주행거리는 최대 400마일(645km)까지 늘어난다. 생산된 배터리는 볼트EV를 포함해 GM그룹의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된다.

이 때문에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애플과의 제휴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국내 배터리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플이 추진하고 있는 모노 셀 디자인의 배터리는 이미 배터리 제조사들이 개발하고 있어 애플이 목표하고 있는 2024년에는 모노 셀 디자인 배터리를 확보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세계 최고의 IT기업 애플이 합류함에 따라 전기차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여 애플의 전기차 출시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애플이 아이폰을 위탁생산하는 대만의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폭스콘이 개발 중인 전기차 플랫폼

폭스콘은 지난 10월 2024년에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출시하고 판매를 개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전해질이 모두 고체로, 현재의 주력 배터리인 리튬이온배터리의 전해액 누출 우려가 없어 안전성이 크게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조사기관인 후지경제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 시장은 2035년에는 시장규모가 2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폭스콘은 중국의 CATL 등과 협업에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으며 큰 발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들이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으로 LMNO(리튬망간 니켈산화물)를, 음극으로는 SiC(실리콘-탄소)를 사용하며 향후에는 음극을 없앤 배터리를 개발할 예정이다. 또 전해질은 2017년부터 연구 중인 금속 산화물 세라믹 필름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폭스콘은 개발에 도움을 준 첨가제가 배터리 사이클 수명을 10% 늘리고 배터리 무게를 50% 줄이는데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 관리 시스템을 사용해 배터리에서 모든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각 배터리 팩이 제공하는 것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폭스콘의 이러한 목표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토요타, 삼성, 현대차, 테슬라 등 전고체 배터리를 오랫동안 개발해온 업체들이 아직도 구체적인 상용화 시점을 밝히지 않고 있는데다 이들이 축적해온 기술이 있어 폭스콘보다 앞서 출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타이탄 프로젝트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에서 부품을 공급받아 자동차를 만드는 일은 세계 각국의 부품으로 매년 수억 개의 전자제품을 만드는 회사인 애플에게도 큰 문제가 된다. 테슬라도 수익을 창출하는데 17년이나 걸렸다. 지구상에 그렇게 할 수 있는 자원을 갖고 있는 회사가 있다면 그것은 애플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떤 업체가 애플브랜드의 자동차를 조립 생산할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애플이 자동차를 제조하기 위해 제조 파트너에게 의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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