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LG-SK 배터리 소송전 최종판결 연기, 누구에게 유리할까?
계속되는 LG-SK 배터리 소송전 최종판결 연기, 누구에게 유리할까?
  • 박상우 기자
  • 승인 2020.12.10 1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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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와 SK의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소송에 대한 최종판결을 내년 2월 10일로 연기했다.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9일(현지시각)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소송에 대한 최종판결을 내년 2월 10일로 연기했다. 이번이 세 번째다.

당초 ITC는 10월 5일에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었으나 지난 9월 말 별다른 설명 없이 최종 판결 일정을 3주 가량 연기해 지난 10월 26일에 최종 판결을 내릴 계획이었으나 재차 연기해 오는 10일(현지시각)에 내릴 예정이었으나 재차 연기했다.

이번 결정이 LG에너지솔루션이 소송전의 주도권을 쥐고 있음에도 SK이노베이션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ITC가 미국 차기 행정부 출범 시기를 고려해 최종 판결 일정을 내년 2월로 연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선거제도상 직접 대통령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이 아닌 대통령을 선출할 선거인단을 뽑는다. 선거인단을 뽑는 투표가 지난달 3일에 진행됐으며 선출된 선거인단 538명의 투표는 오는 14일에 열린다. 이렇게 치러진 선거인단 투표의 개표결과는 내년 1월 6일에 확정되고 공식적인 차기 미국 대통령이 선발된다. 공식 취임은 내년 1월 20일이다.

그런데 이 일정은 ITC의 최종결정에 대한 미국 대통령의 승인 또는 거부권을 행사하는 기간과 겹친다. 미국 대통령은 ITC가 내린 최종결정에 대해 60일 이내에 승인 또는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만일 ITC가 예정대로 오는 10일에 최종 판결을 내리면 미국 대통령은 2월 초까지 승인 또는 거부권을 행사해야 하는데 이 기간에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마무리되는 동시에 1월 20일에 공식 취임하는 바이든 당선인의 임기가 시작된다.

무엇보다 바이든 당선자는 환경 규제 철폐를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친환경 정책을 강조해왔다. 그는 2050년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친환경 인프라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전기차 인프라 확충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바이든 당선인은 청정에너지 및 기후변화 대응 인프라에 향후 4년간 2조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또 저탄소 인프라 건설과 전기차 생산 촉진 등을 통해 수백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정부 조달을 위해 미국산 저공해 차량 300만대 이상을 구매 유도하고 전기차 공공충전소 50만개를 구축하는 한편 친환경차 보조금과 저공해차 생산 인센티브도 부여한다.

이런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은 26억 달러(3조 원)를 투자, 조지아 잭슨 카운티에 1. 2공장을 합쳐 연산 30만 대규모의 전기차용 배터리 셀 공장을 건설 중이며, 여기에는 2024년까지 2,600명의 근로자들이 근무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할 경우 이 프로젝트는 멈추게 된다. 이것이 추진하는 친환경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바이든 당선인이 이례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ITC가 최종 판결 일정을 내년 2월로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당선인.

여기에 소송이 장기화될 경우 새롭게 출범한 LG에너지솔루션은 물론 SK이노베이션에게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양 사가 합의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러나 양 사가 그동안 첨예하게 대립해왔기 때문에 이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례로 최근 양 사는 배터리 공공안전성을 놓고 공방전을 벌였다. SK이노베이션이 미국 ITC에 배터리 안전성 관련 보충 의견서를 제출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 의견서에서 “제너럴모터스(GM)와 현대자동차가 최근 LG화학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리콜을 발표했다”며 “이 리콜은 공공 안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미국에서 SK배터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다”고 밝혔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은 “무엇보다 이번 화재가 자사 미국 공장의 배터리 생산을 방해할 수 없는 강력한 근거”라고 덧붙였다.

LG화학은 즉각 이에 반박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LG화학은 이 의견서에서 “SK이노베이션이 인용한 전기차 리콜이 향후 생산될 전기차와 무관하며 특히 미시간 주 홀랜드시에 있는 자사의 배터리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이번 소송과 관련이 없는 만큼 검토에 반영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의 제출 시점을 보면 오는 10일로 예정된 ITC의 최종판결 일정을 연기하기 위해 해묵은 뉴스를 다시 꺼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 사가 줄곧 합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혀왔지만 이같이 공방전을 벌이며 첨예하게 대립해왔기 때문에 갈등의 골이 깊어 합의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ITC 결정에 “올해 ITC판결이 코로나 영향 등으로 50건 이상 연기된 바 있어 같은 이유로 본다”며 “계속 성실하고 단호하게 소송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두 달이라는 긴 기간을 다시 연장한 것으로 보아 이번 소송을 매우 심도있게 살펴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이번 연기로 소송절차가 해를 다시 넘겨 더 길어지게 됐지만 소송에 충실하고 정정당당하게 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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