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야심차게 출범한 LG에너지솔루션, 해결해야 할 과제 산적

  • 기사입력 2020.12.01 10:23
  • 최종수정 2020.12.01 10:24
  • 기자명 박상우 기자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전담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이 1일 공식 출범했다.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전담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이 1일 공식 출범했다.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전지사업부문 분사를 추진한 지 약 1년 만이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을 통해 배터리 소재, 셀, 팩 제조 및 판매뿐만 아니라 배터리 케어/리스/충전/재사용 등 배터리 생애(Lifetime) 전반에 걸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E-Platform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세계 최고의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LG화학은 2024년까지 전지사업부문에서 30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약 13조원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야심차게 출범했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수두룩하다. 먼저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소송전이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오는 10일(현지시각) 양 사간 배터리 소송전의 시작인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한 최종 판결을 내린다. 지금까지 3차례 최종 판결 일정을 연기했던 ITC가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ITC는 영업비밀 침해 소송의 최종 판결을 당초 10월 5일에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9월 말 별다른 설명 없이 최종 판결 일정을 3주 가량 연기, 10월 26일에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었으나 재차 연기했다.

ITC는 오는 10일과 11일 양일간 행정판사 주관으로 LG화학이 지난해 9월 SK이노베이션과 SK이노베이션 전지사업 미국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기술 특허침해 소송 청문회(Evidentiary Hearing)를 화상으로 개최한다.

이 소송은 지난해 9월 초 SK이노베이션이 미국 ITC와 연방법원에 배터리 특허침해를 제소하자 LG화학이 이에 반발해 같은달 말 SK이노베이션과 SK이노베이션의 전지사업 미국법인(SK Battery America)을 특허침해로 제소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9월 초 미국 ITC와 연방법원에 LG화학과 LG전자를 배터리 특허침해로 제소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 LG전자가 자사의 특허침해를 기반으로 영업 및 부당 이득을 챙겨 LG화학이 IR을 통해 밝힌 지난해 1분기 말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고는 110조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LG화학은 이에 반발해 같은달 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과 SK이노베이션의 전지사업 미국법인(SK Battery America)을 특허침해로 제소했다.

LG화학은 미국에서 판매 중인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을 분석한 결과 해당 배터리가 자사의 2차전지 핵심소재인 SRS® 미국특허 3건, 양극재 미국특허 2건 등 총 5건을 심각하게 침해해 부당 이득을 챙기고 있다고 판단,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셀, 모듈, 팩, 소재, 부품 등 미국 내 수입 전면 금지를 요청했다.

ITC는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특허 침해 소송의 최종판결을 2021년 7월 19일에,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을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특허 침해 소송의 최종판결을 2021년 11월 30일에 나올 예정이다.

다만 양 사가 협의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10월 26일 ITC가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판결 일정을 연기한 것에 대해 LG화학은 “계속 성실하고 단호하게 임해 나갈 것”이라며 “경쟁사가 진정성을 가지고 소송문제 해결에 나선다면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는 것이 일관된 원칙”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SK이노베이션은 “연기와 관계없이 소송에 충실하고 정정당당하게 임해 나갈 것”이라며 “다만 양사가 현명하게 판단해 조속히 분쟁을 종료하고 사업 본연에 매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 10월 30일에 열린 3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SK이노베이션은 “최근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의 최종 판결 시점이 두 차례나 연기된 것을 보면 위원회 측에서도 사안을 충분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었던 것 같다”며 “당사는 소송 절차에 충실하게 임할 것이며 협의의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함께 LG에너지솔루션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불신을 없애는 것이다. 현재 LG화학 배터리가 탑재된 현대차 코나EV와 GM 쉐보레 볼트EV에 대한 리콜이 전세계에서 이뤄지고 있다.

물론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LG화학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가 잇따라 화재사고로 리콜을 진행한다는 것만으로도 LG화학에겐 상당한 부담이다. 무엇보다 아직 조사가 진행 중임에도 전기차 화재사고의 원인을 배터리셀 결함으로 단정 짓고 있어 더욱 난처해졌다.

하지만 전기차에 배터리셀, 배터리팩,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냉각시스템 등 다양한 장치와 시스템이 탑재되기 때문에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배터리셀을 화재 원인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여기에 전기차 안전성에 대한 불신이 커진 상황이다. 그런데 차량 화재사고는 전기차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가솔린 등 내연기관차에서도 못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물론 수치를 직접적으로 비교하긴 어렵지만 그렇다고 친환경차가 내연기관차보다 화재 위험성이 높다고 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럼에도 이번 화재사고가 크게 부각되는 것은 그만큼 전기차가 현재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차종이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화재 논란이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발생하는 성장통이자 한 번쯤은 겪어야 하는 통과의례로 봐야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CEO.

아울러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1위를 유지해야 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9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15.7GWh로 전년동월대비 54.7% 증가했다. 지난 7월부터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한 것이다.

이 중 LG화학이 3.5배 급증한 3.8GWh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를 포함해 1~9월 누적 사용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0GWh 늘어난 19.9GWh로 나타나 누적 사용량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또 점유율은 10.7%에서 24.6%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을 내수시장으로 두고 있는 중국 CATL과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로 성장하고 있는 미국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일본 파나소닉의 견제를 무시할 수 없다.

이를 위해선 공급량을 늘려야 하는데 최근 테슬라와 소형 전기SUV 모델Y 중국형 모델에 탑재되는 배터리를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LG화학은 테슬라의 최대 배터리공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배터리가 탑재된 중국형 모델Y가 내년에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25만대 생산되는데다 30만대가 생산되는 모델3 중 주력모델에 LG화학 배터리가 탑재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LG화학이 최소 45만대분의 배터리를 상하이 기가팩토리에 공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과제를 안고 출범한 LG에너지솔루션의 초대 CEO에는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이 내정됐다.

김종현 사장은 1959년생으로 1984년 LG에 입사해 LG화학 경영혁신담당(상무), 고무·특수수지사업부장, 소형전지사업부장, 자동차전지사업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18년 전지사업본부장으로 보임해 글로벌 핵심 고객사 수주를 통한 시장 일등 지위 확보 및 최대 매출 달성으로 전지사업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사장과 함께 6,500여명의 배터리 사업 부문 직원들이 LG에너지솔루션으로 이동하며 이 중 사무직 인력 1천여명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인근에 있는 파크원 빌딩으로 입주해 내년 1월부터 이곳에서 본격적으로 근무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