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빨라지는 전기차 보급에 정유사들 충전인프라 구축 속도 높인다

  • 기사입력 2020.11.27 16:26
  • 최종수정 2020.11.27 17:38
  • 기자명 박상우 기자
정유사들이 전기차 충전기 구축 속도를 높이고 있다.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지난 2016년 8월 정부는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 속도를 높이기 위해 주유소 내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완화했다.

그러나 정유사들은 수익성이 좋지 않은데다 충전기를 설치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가진 주유소가 많지 않아 소극적이었다.

그 결과 규제가 완화된 이후 3년이 지난 2019년 7월까지 주유소 내 전기차 충전이 가능한 곳은 59곳에 불과했다. 이 중 SK에너지가 27곳, GS칼텍스가 14곳, 현대오일뱅크 7곳, 에쓰오일 6곳으로 집계됐었다.

소극적이었던 정유사들이 전기차 충전기 구축 속도를 높이고 있다. 국내 전기차 보급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3만9,61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1% 증가했다. 이를 포함해 지난달까지 등록된 국내 전기자동차수는 12만9,592대다. 1만855대를 기록했던 2016년 이후 4년만에 10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내년 전기차 목표보급대수를 10만1천대로 설정했다. 이는 올해 7만8,650대보다 3만대가량 많은 것이다. 승용이 올해 6만5천대에서 7만5천대로, 화물이 1만3천대에서 2만5천대로, 버스가 650대에서 1천대로 증가했다.

정부는 전기차 보급대수를 점차 늘려 2025년까지 113만대의 전기차를 보급할 계획이다.

GS칼텍스 주유소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

반면 내연기관차의 입지는 조금씩 좁아지고 있다. 실례로 지난 23일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는 미세먼지·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중장기 국민정책제안’을 발표했다.

이 제안에는 수송용 휘발유와 경유간 상대가격을 지난 2018년 기준 약 100:88에서 OECD 회원국 평균 수준(약 100:95) 내지 OECD 권고 수준(100:100)으로 단계적으로 조정하고 2035년 또는 2040년부터 전기차(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 무공해차만 국내 신차 판매를 허용하도록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로의 전환 로드맵 마련 등이 포함됐다.

정유사들은 이런 행보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 충전기 구축 계획을 전면 수정하는 등 속도를 높이고 있다.

먼저 GS칼텍스는 현재까지 총 50개소 65기의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했다. 이는 14곳에 불과했던 지난해 7월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GS칼텍스는 이와 함께 에너지 플러스라는 브랜드를 런칭했다. 기존 주유소를 주유, 세차, 정비 외에 전기/수소차 충전, 카셰어링, 마이크로 모빌리티와 같은 모빌리티 인프라와 물류거점, 드론배송, 편의점 및 F&B(Food & Beverage) 등의 라이프서비스 콘텐츠가 결합된 새로운 에너지 충전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또 LG전자와 협업해 초급속 충전기 및 전기차 충전소 통합 관리 솔루션을 확대하고 LG화학, 시그넷EV, 소프트베리, 그린카 등과 협업해 충전소에서 수집한 전기차 빅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배터리 특화 서비스를 발굴·제공할 계획이다.

GS칼텍스는 이런 전략을 바탕으로 전국에 있는 주유소에 초급속충전기를 포함해 매년 40기 이상을 구축하고 향후 전기차 보급 속도 등을 감안해 이를 확대할 예정이다.

한 소비자가 SK에너지 주유소에서 전기차를 충전하고 있다.

SK에너지는 현재까지 30개소에 33기의 충전기를 설치했으며 올 연말까지 37개소 40기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27곳을 구축했던 지난해 7월보다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전기차 보급 속도가 빨라진 만큼 충전기 보급 계획을 수정해 이에 대응할 예정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당초 2023년까지 190개 주유소에 충전기를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전기차 보급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관련 계획을 검토해서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수정된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에너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 2018년 주유소를 기반으로 한 물류 서비스 홈픽(Home Pick)을 런칭했고 리턴(반품거래), 리폼(물품수선) 등 Recycle 영역으로 사업 확장을 검토 중이다.

또 지난 6월에는 스마트 주유, 세차, 정비 등 차량 관리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머핀(Muffin)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향후에는 전기차 충전까지 서비스 영역을 넓혀 궁극적으로는 전기차 솔루션 종합 플랫폼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현재까지 20개소에서 20기의 전기차 충전기를 운영하고 있다. 7곳에 그쳤던 지난해 7월보다 3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현대오일뱅크가 전기차 충전기 제조업체인 차지인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2023년까지 전기차 충전소를 200개로 확대한다.

양 사는 도심권 주유소에 100kW급 이상의 충전기를 설치하고 유통업체 물류센터, 드라이브스루 매장, 대형 편의점 등에도 진출해 전국적인 전기 충전소 네트워크를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 셀프 주유쇼에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돼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보다 앞선 지난해 7월 차지인, 전기차 충전기 제작업체 중앙제어와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들과 함께 ‘하이브리드 스테이션 컨소시엄’을 구성해 서울, 부산, 대구, 속초 소재 주유소와 대형 소매점 10곳에 급속 충전기를 설치, 운영하기로 했다. 전국 거점 도시 내 대형 마트와 카페, 패스트푸드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도 충전기를 설치, 운영할 계획이다.

또 지난 2018년 울산에 국내 최초로 복합에너지스테이션을 설치했다. 현재는 경기도 고양시에 두 번째 복합에너지스테이션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고양시에 들어설 현대오일뱅크의 복합에너지스테이션은 첨단자동차 클러스터, ESS(Energy Storage System) 및 재생에너지 산업, 산학연 R&D, 자동차 전시, 튜닝, 교통안전 체험 등을 아우르는 자동차 문화공간 조성 프로젝트인 고양 자동차서비스 복합단지에 구축될 예정이다.

지난해 7월까지 6곳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했던 에쓰오일은 현재 21곳에서 26기의 충전기를 운영하고 있다. 향후 충전기 구축 계획은 검토중이다.

에쓰오일은 지난 9월 파주 운정 신도시에 구축된 3천평 규모의 복합에너지스테이션을 오픈했다. 이곳은 셀프 주유기 10대와 액화석유가스(LPG) 충전기 4대 및 터널식 자동 세차기 2대를 설치했으며 전기차 충전설비·화물차 전용 대형 세차기·손 세차 서비스 등을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전기차 충전소를 2025년까지 아파트, 주택 등 국민들의 생활거점에 총 50만기, 고속도로 휴게소 등 이동 경로에 1만5000기를 공급하고 수소차 충전소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100곳을 완공하고, 2025년까지 총 450곳을 설치할 계획이다.

파주 운정 신도시에 있는 에쓰오일 복합에너지스테이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