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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소프트뱅크도 포기한 '보스턴 다이내믹스', 현대차그룹이 감당할 수 있을까?

  • 기사입력 2020.11.20 17:40
  • 기자명 이상원 기자
로봇 전문업체인 보스턴 다이내믹사의 현대차그룹 인수설이 제기되고 있다.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소프트뱅크그룹(SBG)이 산하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사를 현대자동차에 매각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중이는 미국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매각 금액은 최대 10억 달러(1조1,165억 원) 정도로 알려졌다. 매각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아직은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현대자동차측은 "글로벌 기업으로서 항상 다양한 전략적 투자와 협력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본이번 인수 건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소프트뱅크그룹 산하의 로봇 제조업체로 1992년 미국 MIT(매사추세츠공대)의 벤처기업으로 설립됐으며 2013년 미국 구글이 인수했다가 수익을 내지 못하자 2018년 소프트뱅크그룹에 매각했다.

이 회사는 로봇개발 전문기업으로, 인간과 같은 2족 보행 로봇 ‘Atlas’와 4족 보행 로봇 'Spot'을 개발했다.

현대자동차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설에 대해 국내 커뮤니티에서는 현대차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 ‘스마트 모빌리티를 목표로 하는 현대자동차와 보스턴 다이내믹스 기술은 궁합이 좋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반면, 구글과 소프트 뱅크도 수익을 창출하지 못했던 회사를 현대차그룹이 인수해서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기술이전도 계약 내용에 포함될까? 등의 의견도 있다.

대체로 자동차의 전동화와, 수소전기차시장 개척, 자율주행차 개발 등 자동차 분야에서도 갈 길이 바쁜 현대차그룹이 로봇시장까지 손을 대는데 대해서는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이전에도 다른 자동차기업들과 달리 엔진차와 함께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하이브리드차 등 다양한 분야에 발을 들여 놨던 현대자동차는 최근에는 에어택시와 로봇분야 등으로 그 범위를 더욱 넓혀가고 있다.

현대차보다 자금여력이 훨씬 좋은 폭스바겐이나 토요타, 제너럴모터스(GM), 다임러 벤츠, BMW그룹 등 대부분의 자동차기업들이 이른바 CASE(연결성. 자율주행. 공유화. 전동화) 중 전동화와 자율주행, 공유화에 주력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들은 엔진차 부문에서 벌어들인 자금을 전기차 등 차세대 차량 분야에 집중함으로써 테슬라 등 선행기업을 따라 잡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폭스바겐그룹은 최근 세계 1위 자동차업체 자리를 지키기 위해 향후 3년간 502억 유로(70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GM도 2025년까지 30개의 새로운 EV를 출시를 위해 270억 달러(약 30조 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설이 나온 배경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취임사에서 밝혔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에서 근거가 엿보인다.

정의선 회장은 당시 “자동차 제조사에서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할 것"이라며 "미래에는 자동차 50%, 개인용 비행체(PAV) 30%, 로봇 20%를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와 에어택시, 로봇분야를 동시에 다룬다는 것으로, 지금까지 어떤 기업도 시도해 보지 못했던 어마어마한 범위의 ‘스마트 모빌리티’ 사업이다.

문제는 이를 모두 이뤄내려면 천문학적인 자금과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 간 영업이익률이 4% 이하로 떨어진 현대차그룹으로선 이같은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기가 쉽지가 않다.

오히려 넉넉지 않은 자금이 분산됨으로써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전동화 분야에서도 뒤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때문에 보스턴 다이내믹스사 인수에 보다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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