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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감도 없나?’ 한국지엠 노조, 추가 부분파업. 기아·르노삼성 노조도 쟁의권 확보

  • 기사입력 2020.11.06 10:21
  • 기자명 박상우 기자
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노조가 임단협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쟁의권을 확보했다.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국산차 5사 중 현대자동차 노동조합과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은 코로나19 여파 등을 고려해 무분규로 올해 임단협을 일찌감치 마무리했다.

그러나 기아자동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는 노조가 파업 등 투쟁을 진행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며 분위기가 험악해지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 5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투쟁지침을 논의한 끝에 6일, 9일, 10일 전반조/후반조 각각 4시간씩 부분파업을 진행하고 잔업 및 특근 거부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번 결정으로 한국지엠 노조는 부분파업을 벌인 지난달 30일과 지난 2일에 이어 또 부분파업을 진행한다. 잔업 및 특근 거부는 지난달 23일부터 이어져왔다.

현재 한국지엠 노사는 임금협상 주기를 1년에서 2년으로 변경하는 안을 놓고 갈등하고 있다. 사측은 노조가 이 안을 받아들이는 전제로 성과급 700만원을 제시했다.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임금협상 주기를 1년으로 유지하는 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으나 사측이 응하지 않자 추가교섭 없이 재차 파업을 결의했다.

이번 파업으로 한국지엠의 생산손실은 한층 더 커질 전망이다. 한국지엠은 코로나19 등으로 6만대 이상의 생산 손실이 발생한 상황에서 이번 결정으로 누적 생산손실이 1만 2천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지엠의 지난달 수출량은 2만4,327대로 9월보다 29.4% 감소했다. 특히 트랙스, 트레일블레이저 등이 포함된 RV가 35.7% 줄어든 1만8,157대에 그쳤다. 여러 요인으로 판매가 저조한 것도 있겠으나 생산 차질로 인한 공급량 부족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가 추가 부분파업과 잔업 및 특근 거부를 이어갈 예정이어서 추가 생산 차질은 불가피해졌다. 이 때문에 올해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목표했던 BEP(손익분기점) 달성은 사실상 힘들어졌다.

한국지엠에 이어 기아자동차 노조도 쟁의권을 확보, 파업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지난 5일 중앙노동위원회는 2차 조정회의를 열고 기아차 노조가 신청한 노동쟁의조정을 논의한 끝에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으로 기아차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 등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다.

노조는 지난달 22일까지 총 9차례 교섭을 벌이면서 기본급 12만원 인상, 지난해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기존 공장 내에 전기·수소차 모듈 부품공장 설치, 정년 연장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는 9차 교섭에서 사측이 진전된 제시안을 내놓지 않자 교섭결렬을 선언하고 지난달 26일 대의원대회를 연 뒤 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중노위는 지난 2일에 1차 조정회의를 열어 조정중지 결정 여부를 논의했다.

기아차 노조는 그다음 날인 3일 조합원 전체를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 총원 2만9,261명 가운데 2만6,222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 중 73.3%인 2만1,457명이 찬성함에 따라 최종 가결됐다.

업계에서는 기아차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했으나 현대차 노사가 코로나19 여파를 고려해 무분규로 임단협을 완료했기 때문에 실제 파업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하고 있다. 일부에선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파업을 진행할 경우 노조 스스로 발등을 찍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기아차의 지난달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동월대비 6.1% 늘어난 26만5,714대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10월까지 올해 누적 판매량은 7.2% 줄어든 212만9,815대에 그쳤다. 이 중 내수판매가 9.6% 늘었으나 해외판매가 11.0% 감소한 것이 컸다.

한편 르노삼성자동차 노사는 오는 9일 차기 노조위원장 선거가 치러질 예정이어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노조가 지난달 이미 쟁의권을 확보했기 때문에 언제든 파업 등 투쟁을 진행할 수 있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 7월부터 2020 임단협 교섭을 시작, 지난 9월 24일 교섭결렬을 선언하기 전까지 총 6차례 만났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7만1,687원 인상(4.69%)·700만원 일시금 지급 등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영환경 악화로 기본급 인상이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는 협상력을 높이고자 지난 8월 민주노총 가입을 추진했으나 조합원 대상 찬반투표에서 40%에 가까운 반대표가 나와 무산됐다. 이에 노조는 지난달 6일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을 신청, 16일 중노위는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르노삼성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했으나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진행하지 않은데다 차기 노조위원장 선출을 위한 선거 체제가 시작됨에 따라 파업은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차기 노조위원장 임기가 시작되는 18일 이후부터는 협상 상황에 따라 투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르노그룹으로부터 XM3의 유럽 수출 물량을 배정받아야 하므로 강성 투쟁 노선을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르노삼성차의 올해 1~10월 수출량은 1만8,355대로 7만5,933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75.8% 급감했다. 이는 지난해 1~10월까지 총 5만7,383대를 기록했던 닛산 로그가 빠졌기 때문이다. 즉 생산이 종료된 로그를 대체할 수 있는 차종이 없다보니 10월까지 올해 수출량이 2만대도 안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르노삼성은 XM3 유럽물량을 배정받아 로그를 대체한다는 계획이지만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물량이 줄어 공백을 채우지 못할 수도 있다. 사측은 올해 임단협을 빨리 마무리하고 싶지만 차기 집행부가 강경한 태도를 이어간다면 연내 타결은 힘들어 보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파업 등을 진행할 경우 생산차질이 점점 커져 올해 수익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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