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 33년간 삼성 이끈 이건희 회장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 33년간 삼성 이끈 이건희 회장
  • 박상우 기자
  • 승인 2020.10.2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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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이 지난 2011년 선진제품비교전시회에 참석해 직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으로 성장시키겠습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 1987년 회장으로 취임했던 당시 이같이 말했다. 취임 당시 삼성그룹의 매출액은 10조원이 채 되지 못했다.

그러나 31년이 지난 2018년 기준으로 삼성의 매출액은 386조원을 넘기면서 39배, 이익은 2천억원에서 72조원으로 259배, 주식의 시가총액은 1조원에서 396조원으로 무려 396배나 증가했다. 이는 과감한 투자와 적극적인 경영행보가 뒷받침됐다.

지난 1974년 이건희 회장이 파산 직전의 한국반도체를 인수한다고 했을 때 모두가 반대했다. 그 때만 해도 한국반도체 인수는 말도 안되는 공상과 같은 이야기였는데다 일본의 한 기업 연구소가 삼성이 반도체를 할 수 없는 다섯 가지 이유라는 보고서를 내놓으며 비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건희 회장은 “언제까지 그들의 기술 속국이어야 하겠습니까?‘라며 한국반도체를 인수, 1986년 7월 삼성은 1메가 D램을 생산하면서 반도체 산업을 본격적으로 꽃 피우기 시작했다.

1992년 세계 최초로 64M D램 반도체 개발에 성공하고 메모리 강국 일본을 처음으로 추월하며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은 20년간 D램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지속 달성해 2018년에는 세계시장 점유율 44.3%를 기록했다.

이런 점유율의 배경에는 2001년 세계 최초 4기가 D램 개발, 세계 최초 64Gb NAND Flash 개발(2007), 2010년 세계 최초 30나노급 4기가 D램 개발과 양산, 2012년 세계 최초 20나노급 4기가 D램 양산 등의 '기술이 있었음 또한, '기술에 의해 풍요로운 디지털 사회를 실현할 수 있다'는 이 회장의 믿음에 의해 가능했다.

지난 2010년 이건희 회장(좌측 2번째)이 삼성전자 반도체 16라인 기공식에 참여한 모습.

또 이 회장은 애니콜 신화를 만들기도 했다. 그는 "반드시 1명당 1대의 무선 단말기를 가지는 시대가 옵니다. 전화기를 중시해야 합니다"라며 휴대폰 사업을 개시했다.

그 결과 1995년 8월 마침내 애니콜은 전세계 휴대폰 시장 1위인 모토로라를 제치고, 51.5%의 점유율로 국내 정상에 올라섰다. 당시 대한민국은 모토로라가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였다.

반도체와 휴대폰 부문에서 신화를 이뤄냈지만 위기도 있었다. 지난 1993년 품질보다 생산량 늘리기에 급급했던 생산라인에서 불량이 난 세탁기 뚜껑을 손으로 깎아서 조립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건희 회장은 그동안 쌓여온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말로 유명한 신경영 선언하고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시작으로 신경영 대장정에 돌입, 총 8개 도시를 돌며 임직원 1,8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350여 시간의 토의를 진행하며 품질 개선에 나섰다.

또 그는 "반도체가 조금 팔려서 이익이 난다 하니까 자기가 서있는 위치가 어디인지도 모르고, 그저 자만에 빠져 있다”며 내부 자만을 경계하고 장래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삼성그룹은 경영 전 분야에 걸쳐 3년 동안 원가 및 경비의 30%를 절감하겠다는 '경비 330 운동'을 강력하게 추진했고,한계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차세대 사업에 집중하는 한편,경영 합리화와 사업재구축을 목표로 비상경영을 진행했다.

삼성이 비상경영에 들어간지 1년 후인 1997년, 대한민국에는 IMF 외환위기가 닥쳐왔고 위기에 미리 대비하고 허리띠를 졸라맨 삼성은 외환위기라는 거센 파도 속에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급변하는 세계 디지털 시장을 선점하는 기회를 만들어냈다.

1993년 신경영 선언을 하고 있는 이건희 회장.

이건희 회장은 “우리의 철학과 혼이 깃든 삼성 고유의 디자인 개발에 역량을 총집결하자”며 1996년을 디자인 혁명의 해로 선언하고 디자인 경쟁력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2002년 4월 혁신적인 디자인의 휴대폰 'SGH-T100'이 출시됐으며 이건희 회장은 이 제품 개발 단계부터 꼼꼼히 디자인을 살폈고 잡기 쉽게 넓으면서도 가볍고 얇은 디자인을 제안했다.

조가비 형태의 이 휴대폰은 '이건희폰'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출시와 함께 큰 화제가 됐고 글로벌 1000만대 판매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2005년에는 세계적 명품과 디자인의 격전지인 밀라노에 주요 사장들을 소집하고 '디자인 전략회의'를 주재, 삼성의 디자인 경쟁력을 1.5류로 평가하며 다시 한번 글로벌 초일류 수준으로 혁신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독창적 디자인과 UI 아이덴티티 구축, 디자인 우수인력 확보, 창조적이고 자유로운 조직문화 조성, 금형기술 인프라 강화 등으로 이뤄진 밀라노 4대 디자인 전략을 발표했다.

이후 삼성의 디자인은 다시 한번 벽을 뛰어넘었고 이듬해 출시된 와인잔 형상의 보르도TV는 2006년 한 해에만 300만대가 판매되며 세계 TV시장의 판도를 뒤바꿨다.

이러한 노력 끝에 삼성의 2020년 브랜드 가치는 623억 달러로 글로벌 5위를 차지했고 스마트폰, TV, 메모리반도체 등 20개 품목에서 월드베스트 상품을 기록하는 등 명실공히 세계 일류기업으로 도약했다.

2005년 밀라노 디자인 전략회의에 참석한 이건희 회장(중)이 임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