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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수소가 미래다’ 소극적이던 정유4사, 충전소 확대 위해 적극 행보

  • 기사입력 2020.10.08 12:52
  • 기자명 박상우 기자
소극적이던 정유 4사가 전기.수소 충전소 확대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현대오일뱅크가 전기차 충전기 제조업체인 차지인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2023년까지 전기차 충전소를 200개로 확대한다.

양 사는 도심권 주유소에 100kW급 이상의 충전기를 설치하고 유통업체 물류센터, 드라이브스루 매장, 대형 편의점 등에도 진출해 전국적인 전기 충전소 네트워크를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보다 앞선 지난해 7월 차지인, 전기차 충전기 제작업체 중앙제어와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들과 함께 ‘하이브리드 스테이션 컨소시엄’을 구성해 서울, 부산, 대구, 속초 소재 주유소와 대형 소매점 10곳에 급속 충전기를 설치, 운영하기로 했다. 전국 거점 도시 내 대형 마트와 카페, 패스트푸드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도 충전기를 설치, 운영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를 비롯해 GS칼텍스, 에쓰오일, SK에너지 등 국내 정유사들은 전기차 충전소 확대에 나서고 있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바로 GS칼텍스다. GS칼텍스는 롯데렌탈, 카카오모빌리티 등과 협업을 맺고 충전소뿐만 아니라 전기차, 렌터카, 전기자전거 등 충전대상까지 확대하고 있다.

또 GS칼텍스는 최근 현대차그룹과 업무협약을 맺고 공유 데이터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현대차그룹과 GS칼텍스는 주유, 충전, 세차, 정비 등 다양한 데이터의 상호 교류를 바탕으로 신규 비즈니스 창출, 서비스 개선 및 고도화 등을 도모하기로 했다.

여기에 LG화학, 시그넷이브이, 소프트베리, 케이에스티 모빌리티, 그린카와 충전 환경 개선 및 신사업 기회 발굴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충전소에서 수집한 전기차 빅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배터리 특화 서비스를 발굴하기 위한 것으로 GS칼텍스와 LG화학은 우선적으로 배터리 안전진단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배터리 안전진단 서비스는 전기차(그린카, 케이에스티 모빌리티)가 GS칼텍스 충전소에서 충전을 진행하는 동안 주행 및 충전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LG화학 빅데이터 분석 및 배터리 서비스 알고리즘을 통해 배터리의 현재 상태와 위험성을 확인해 충전기(시그넷이브이)는 물론 운전자의 휴대폰(소프트베리)에서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GS칼텍스와 LG화학은 2021년까지 실증 사업을 완료한 후 국내 서비스 사업을 런칭하고, 2022년부터 해외 충전 시장으로 배터리 특화 서비스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정유사들은 휘발유·경유·LPG·전기 등을 한 곳에서 충전할 수 있는 복합에너지스테이션을 구축하고 있다.

가장 먼저 구축한 곳은 현대오일뱅크로 지난 2018년 울산에 국내 최초로 복합에너지스테이션을 설치했다. 현재는 경기도 고양시에 두 번째 복합에너지스테이션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고양시에 들어설 현대오일뱅크의 복합에너지스테이션은 첨단자동차 클러스터, ESS(Energy Storage System) 및 재생에너지 산업, 산학연 R&D, 자동차 전시, 튜닝, 교통안전 체험 등을 아우르는 자동차 문화공간 조성 프로젝트인 고양 자동차서비스 복합단지에 구축될 예정이다.

고양시에 들어설 현대오일뱅크 복합에너지스테이션 조감도.

GS칼텍스는 지난 5월 서울 강동구에 설치된 복합에너지스테이션 운영에 들어갔다. 이 스테이션은 주유소•LPG 충전소 유휴 부지에 100kW급 전기차 급속 충전기와 수소충전소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구축됐다.

에쓰오일은 지난달 파주 운정 신도시에 구축된 3천평 규모의 복합에너지스테이션을 오픈했다. 이곳은 셀프 주유기 10대와 액화석유가스(LPG) 충전기 4대 및 터널식 자동 세차기 2대를 설치했으며 전기차 충전설비·화물차 전용 대형 세차기·손 세차 서비스 등을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SK에너지는 지난해 평택시, 수소에너지네트워크와 업무협약을 맺고 평택시 팽성읍에 위치한 SK라인45 LPG 충전소 부지 내에 평택 제1호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고 있다. 이 수소충전소는 4분기 중 운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 SK에너지는 셀세모, 갓차, 루페스, 마지막삼십분, 세차왕, 오토스테이 등 차량관리 전문 서비스 업체 6개사와 제휴를 맺고 차량관리 통합서비스 플랫폼을 만들어 우선 손세차, 출장세차, 셀프세차, 발렛파킹 등의 서비스를 개발하고 향후 신차 중개, 주차, 전기차 충전 등 관련 분야로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SK에너지, GS칼텍스, 이마트 등은 기아차와의 제휴 협력을 강화해 협력 충전 인프라를 오는 2021년까지 214기로 확대할 예정이다.

한 소비자가 SK에너지 주유소에서 전기차를 충전하고 있다.

정유사들이 이처럼 주유소 내 전기차 충전소와 수소차 충전소를 구축하고 있으나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정유사들은 지난 2016년 8월 정부가 주유소 내에 전기차 충전소 설치를 위한 규제를 완화하면서 충전소 설치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수익성이 좋지 않은데다 충전기를 설치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가진 주유소가 많지 않아 소극적이었다.

그 결과 규제가 완화된 이후 3년이 지난 2019년 7월까지 주유소 내 전기차 충전이 가능한 곳은 59곳에 불과했다. 이 중 SK에너지가 27곳, GS칼텍스가 14곳, 현대오일뱅크 7곳, 에쓰오일 6곳으로 집계됐었다. 현재는 GS칼텍스가 40곳, SK에너지가 29곳, 현대오일뱅크가 20곳, 에쓰오일은 10곳이 되지 않는다.

한편, 정부에서 발표한 미래자동차 산업 발전전략에 따르면 지난해 9만 대인 전기차 보급대수는 2030년 30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충전기 보급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뎌 지난해 3.91대에 불과했던 충전기 1개당 전기차 대수는 2023년 11.1대, 2025년에는 14.8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주 운정 신도시에 에쓰오일 복합에너지스테이션.<br>
파주 운정 신도시에 에쓰오일 복합에너지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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