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세계 57개국과 FTA 체결, 자동차부문 효과 얼마나 있나?
[전문가 칼럼] 세계 57개국과 FTA 체결, 자동차부문 효과 얼마나 있나?
  • 온라인팀
  • 승인 2020.09.09 13: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래모빌리티연구소 김태년소장

우리나라는 현재까지 57개국과 16개의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했다. 지난 2003년 정부가 동시다발적 FTA 추진 정책을 선언한 이후 17년 동안 미국, EU, 중국, ASEAN 등 거대경제권 대부분과 FTA를 체결한 전 세계 유일한 국가가 됐다.

현재 미체결국가는 아프리카와 중동, 남미, 동유럽, 일본 등 일부 국가들만 남아있다.

그 결과 2019년 자동차 수출 240만대 중 78%는 이들 FTA 체결국들과 이루어졌다. 자동차업계의 경제영토가 그만큼 넓어진 것이다.

FTA를 체결하면 일반적으로 무역창출효과와 무역전환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 자동차분야에 있어서 수출입은 확실히 증대된 것으로 나타났으나 무역전환효과는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협정내용에 따라, 상대국의 경제여건과 자동차부문의 경쟁력, 비관세장벽, 경쟁국의 FTA 체결여부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무역효과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떄문이다.

특히, 자동차 생산국들과의 FTA는 산업의 경쟁력 비교우위에 따라 그 효과가 결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과 EU와의 FTA는 수입증가에 보다 크게 기여했다.

미국과의 FTA는 2012년 발효되면서 우리나라의 관세가 즉시 절반(8%→4%)으로 인하되어 당해년도 미국산 자동차 수입이 92% 증가했고, 2019년까지 8년간 5.2배로(2011년 363백만 달러→2019년 1,890백만 다러) 늘었다.

반면, 국산차의 수출은 같은 기간 95% 늘어났지만 미국의 수입관세 인하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FTA 효과로 볼 수 없고, 승용차 관세철폐가 이루어진 2016년을 기준하면 대미 자동차 수출은 4년간 9% 증가에 그쳤다.

EU와의 FTA는 2011년 발효되면서 양측이 동일한 기간(3~5년)에 걸쳐 관세가 철폐되었지만 우리의 자동차 수출은 지난 9년간 170% 증가한 반면, 수입은 251%나 증가했다.

그 결과, EU와의 자동차 교역은 2014년 8월을 기점으로 무역역조로 돌아섰다. 2019년에는 유럽의 디젤게이트로 인해 디젤승용차의 수입이 급감하면서 다시 11억달러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이와 달리, 자동차 순수입국에 대해서는 FTA 체결을 통해 일방적인 수혜가 가능했다.

칠레, EFTA(스위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페루, 콜롬비아, 호주, 뉴질랜드, 중미4개국(니카라과,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등은 자국 자동차산업이 없어 거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에 관세율 인하에 따라 수출증대 효과를 보였다.

반면, 인도, 중국, 베트남과 같은 국가들은 자동차를 초민감 품목으로 분류, 관세를 철폐하지 않아 FTA 효과는 미미한 성적표를 보이고 있다.

관세인하에도 불구하고 비관세장벽을 높일 경우 FTA 효과는 크게 상쇄됐다.

특히 ASEAN의 경우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일부 국가가 관세를 5% 이하로 인하했지만 최대 125%에 달하는 내국세를 수입차에 대해 부과하는 반면, 현지생산하는 일본차에 대해서는 차별적인 감면혜택을 부여함으로써 관세인하 효과가 상쇄됐다.

실제 ASEAN과 FTA가 발효된 2007년에 40,223대의 자동차를 수출했는데 2019년에는 43,484대로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아울러 FTA 상대국이 우리의 직접적인 경쟁국인 일본과 FTA를 체결함으로써 FTA 효과가 상쇄되는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FTA는 경쟁국에 앞서서 체결함으로써 시장 선점효과를 볼 수 있으나 그 효과는 경쟁국이 FTA를 체결하는 경우 사라진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래서 일본은 우리나라가 FTA를 체결한 국가를 중심으로 뒤따라 FTA 체결해 왔고, 일부 국가와는 우리보다 더 유리한 협상결과를 확보함으로써 우리차의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국가가 ASEAN국가들과 인도이다.

자동차업계 차원에서 향후 우선적으로 추진할 FTA 대상국은 남미와 아프리카의 20~50만대 중소규모의 자동차 수요국가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자동차 수출가능 관세율 마지노선인 20% 이상의 높은 수입관세율을 부과하고 있어 수출에 근본적인 어려움이 있는 데다, 일본업체들이 현지생산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늘려나가고 있고, EU는 이들과 FTA 체결을 확대하고 있어 우리의 입지가 갈수록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기 발효된 FTA 중 자동차부문의 개방도가 매우 낮은 인도, 중국 및 일부 ASEAN 개별국가(특히 베트남)와는 FTA 협정내용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조속한 관세율 인하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작년에 12만대 넘게 수출한 GCC(걸프협력회의) 6개국 등과 중단된 FTA 협상을 조속 재개하여 우리의 수출영토를 더욱 넓혀가야 한다.

향후 FTA 체결시 자동차분야에 중점적으로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은,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우리나라가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과는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에 일본이 참가하는 FTA(예를 들어, RCEP, 한중일, 한-일 FTA 등)는 가능한 가장 후순위에 두어야 할 것이다.

또, 자동차산업의 시장개방에 소극적인 국가에 대해서는 다른 산업분야와의 빅딜을 통해 자동차부문 관세 및 비관세 철폐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또한 비관세장벽에 대해서는 FTA 체결 후 장벽을 높이지 않도록 최소한 Standstill(현행유지) 조항을 협정문에 넣을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원산지 검증의 기업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비슷한 산업발전 단계에 있는 국가에 대해서는 원산지기준을 가능한 통일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