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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家 경영권 분쟁’ 조양래 회장, "첫째 딸에 경영권 물려줄 생각 없어"

  • 기사입력 2020.07.31 15:05
  • 최종수정 2020.07.31 15:07
  • 기자명 최태인 기자
한국타이어그룹 조양래 회장의 장녀 조희경 이사장이 법원에 조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심판을 신청, 경영권을 놓고 형제 간 분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한국타이어그룹 조양래 회장의 장녀 조희경 이사장이 법원에 조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심판을 신청, 경영권을 놓고 형제 간 분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M 오토데일리 최태인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그룹 조양래 회장의 장녀 조희경 이사장이 법원에 조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심판을 신청, 경영권을 놓고 형제 간 분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조희경 이사장이 지난 30일 아버지 조양래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년후견인은 노령, 장애, 질병 등으로 온전한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에 후견인을 선임해 돕는 제도다.

조희경 이사장은 그간 조양래 회장이 재산 기부에 대한 의사를 밝혀왔다는 차원에서 성년후견인을 신청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앞서 조양래 회장이 자신의 동생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에게 지분을 모두 넘긴 것에 대해 반기를 들어 경영권 승계를 저지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6일 조양래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한국타이어그룹 지분 23.59%를 조현범 사장에게 2,400억 원에 전량 매각, 이를 통해 조현범 사장의 지분이 42.9%로 늘어나면서 형인 조현식 부회장을 제치고 그룹 최대 주주 자리에 올라섰다.

현재 조현범 사장을 제외한 3남매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그룹 지분은 조현식 19.32%, 조희경 0.83%, 조희원 10.82% 등 총 30.97%로 이들을 합쳐도 조현범 사장 지분과 10% 이상 차이난다.

이에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은 최근 가족 간 경영권 다툼 논란에 대해 “조현범 사장에게 주식 전량을 매각한 것은 갑작스럽게 결정을 한 것이 아니다. 주식 매각 건으로 인해서 관계가 조금 소원해졌다는 건 느꼈지만, 정말 사랑하는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당황스럽고 마음이 아프다. 현재 연락을 받지 않아 오히려 첫째 딸이 괜찮은지 묻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 조현식 부회장 (좌), 한국타이어 조현범 사장 (우)
한국타이어 조현식 부회장 (좌), 한국타이어 조현범 사장 (우)

또 금번 주식 매각건과 관련해선 “조현범 사장에게 약 15년간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겨왔었다. 그동안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 회사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고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고 판단해 이미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찍어 뒀다“며, “최근 몇 달 동안 가족 간에 최대주주 지위를 두고 벌이는 움직임에 대해 더 이상의 혼란을 막고자 미리 생각했던 대로 조 사장에게 주식 전량을 매각한 것이다. 갑작스럽게 결정을 한 것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말씀 드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회장은 자신의 건강문제에 대해 “매주 친구들과 골프도 즐기고 있고, 골프가 없는 날은 PT도 받고, 하루에 4∼5km 이상 걷기운동도 한다. 나이에 비해 정말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분쟁을 조현범 사장 대 조현식, 조희경, 조희원 삼남매 구도로 해석하고 있으며, 조 이사장이 다른 가족들과 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다만 한국타이어그룹 측은 차녀인 조희원 씨는 중립적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조 회장은 조희경 이사장에 대해 “저는 딸에게 경영권을 주겠다는 생각은 단 한 순간도 해 본적이 없다. 제 딸은 회사의 경영에 관여해 본적이 없고, 가정을 꾸리는 안사람으로서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돈에 관한 문제라면, 첫째 딸을 포함해 모든 자식들에게 이미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살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돈을 증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 개인 재산을 공익활동 등 사회에 환원하는 것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있고, 향후 그렇게 할 방법을 찾고 있다“며, “다만, 그 방법에 대해서는 직접 고민해서 결정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식들이 의견을 낼 수는 있지만, 결정하고 관여할 바는 아니라는 것이 제 소신이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조 회장은 “최근 첫째 딸이 성년후견인 개시심판을 청구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족 간의 불화로 비춰지는 것이 정말 부끄럽고 염려돼 수습하기 위해 입장문을 내게 됐다”며, “다시 한 번 저의 가족 문제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내년이면 창립 80년이 되는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그룹이 더욱 발전해 사회화 국가에 기여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힘닿는 데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조현범 사장은 협력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가운데 검찰이 이에 항소하면서 다시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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