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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의 도시 춘천엔 왜 벤츠가 잘 팔릴까?' [자동차 기행]

■춘천은 벤츠의 도시?

  • 기사입력 2020.06.10 17:46
  • 최종수정 2020.06.11 15:53
  • 기자명 이상원 기자
수입차 유일의 전시장과 정비센터를 동시에 갖추고 있는 벤츠 한성자동차 춘천전시장.
수입차 유일의 전시장과 정비센터를 동시에 갖추고 있는 벤츠 한성자동차 춘천전시장.

[춘천= 이상원. 최태인기자] 춘천은 흔히 호반의 도시, 청춘의 도시로 불린다. 안개 가득한 의암호와 높고 낮은 산봉우리가 포근하게 감싸주는 춘천은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추억과 여유를 선사하는 곳이다.

도심은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지만 여전히 나즈막한 정겨운 건물들이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시간이 멈춰선 느낌이다.

춘천은 서울과 전철이 연결돼 있고 차로도 불과 한 시간 남짓한 거리지만 인구 겨우 28만의 작은 도시로 남아 있다.

이런 춘천에 최근 조그만 변화가 생겨났다. 갑자기 벤츠 차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국산차들만 눈에 띄던 곳에 벤츠 차량이 자주 보이기 시작한 건 2년 전 한성자동차가 춘천 전시장을 오픈하고 나서 부터다.

산악지형이 많아 국산 SUV에 익숙해 있는 춘천은 원래부터 수입차가 자리 잡기 쉽지 않은 곳이었다.

폭스바겐과 아우디, 미국 포드가 일찌감치 문을 두드렸으나 여의치 않아 아우디가 결국 철수했고, 현재는 폭스바겐과 포드가 월 평균 10여대 가량 판매하며 겨우 명맥만 유지해 오고 있다.

그런데 메르세데스 벤츠 한성자동차가 지난 2018년 새롭게 문을 열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럭셔리하게 꾸며진 고객 대기실

지난해 춘천지역의 연간 수입차 판매량은 850여대 정도이며, 이 중 벤츠차량이 75%를 정도를 차지했다. 

벤츠가 수입차 브랜드 중 전국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긴 하지만 춘천처럼 독보적인 점유율을 보이는 곳도 많지 않다.

벤츠 한성자동차 춘천전시장은 올해 ‘2019 한성 어워드 Best Showroom 상’과 ‘2019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딜러어워드’에서 ‘Best productivity 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한성 어워드 Best showroom’은 한성자동차 17개 전시장을 대상으로 판매량과 CSI(고객만족도), CLI(소비자 충성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고 점수를 받은 전시장에 주어지는 상이며, 메르세데스-벤츠 딜러 어워드의 ‘Best productivity상’은 전체 57개 메르세데스 벤츠 전시장을 대상으로 영업직원 대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전시장에 주는 상이다.

출범 한 지 겨우 2년 밖에 안 된 지방 소도시 소재 전시장에서 두 상을 동시에 받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춘천엔 무슨 특별함이 있을까?

카페 분위기의 전시장 리셉션.
카페 분위기의 전시장 리셉션.

메르세데스 벤츠 브랜드이기 때문에 수입차 불모지인 춘천에서도 많이 팔린 게 아니라 한성자동차 춘천전시장 만의 뭔가 특별함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춘천 버스 터미널 바로 맞은편에 자리 잡은 춘천전시장은 아직은 인적이 그리 많지 않은 한적한 지역이지만 춘천시내 전역을 30분 내에 커버할 수 있고, 서울-양양고속도로 남춘천 IC에서 15분 거리인데다 서울-양구간 46번 국도와는 불과 5분 거리에 위치, 화천, 홍천, 양구, 가평 등 인근지역에서의 접근성이 매우 탁월하다.

특히, 전시장이 위치해 있는 춘천시 온의동 일대는 춘전과 인근 지역을 오가는 시외 버스터미널과 대형 할인마트에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서는 춘천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처음에는 존재조차 몰랐던 벤츠 전시장은 지금은 ‘터미널 앞 벤츠’하면 춘천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벤츠 춘천전시장은 이러한 위치적인 호조건 외에도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동시에 갖춘 춘천 유일의 수입차전시장이다.

총 1,300평의 부지에 각각 300평 규모의 전시장과 서비스센터가 나란히 들어서 있고, 최대 50대까지 주차가 가능한 넓은 주차공간에는 고객시승을 위한 24대의 시승차가 항시 대기하고 있다.

특히, 발렛파킹 서비스까지 가능, 서비스센터를 찾는 고객들에게 1대1 스페셜케어도 제공하고 있다.

춘천전시장에서는 24대의 시승차량이 항시 대기하고 있다.

지상 3층 규모로 지어진 춘천서비스센터는 1, 2층에는 고객 접수 및 차량 수리 공간, 3층에는 고객들이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럭셔리 라운지가 마련돼 있어 고객들이 언제든 편안하고 여유있게 서비스를 받을 수가 있다.

춘천 서비스센터는 엔진오일이나 브레이크 패드 교환 등 일반정비만 가능한 곳이지만 판금이나 도장 등 까다로운 정비가 필요한 차량도 원주 서비스센터 등에 직접 차량을 보내 수리를 완료해 주기 때문에 서울 등 수도권보다 오히려 더 편리하다.

특히, 이 곳에서는 거리가 가까운 시내지역의 경우, 수리가 완료된 차량을 직접 전달해 주는 픽업딜리버리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하찮은 고장만 발생해도 정비센터가 없어 서울이나 수도권까지 찾아 헤매야 하는 다른 수입차브랜드들과는 차원이 다른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 것이다.

전시장은 1층 리셉션과 2층 전시공간, 그리고 3층은 사무공간으로 활용된다.

오피스빌딩이나 베드타운과는 거리가 있어 내방객은 하루 평균 두팀 정도에 불과하다. 여기에 근무하는 직원은 영업직원 14명, 서비스센터 13명 등 28명 정도다.

내방객으로 북적대는 서울 강남지역 전시장과 비교해 보면 매우 열악한 조건이다. 이런 곳에서 어떻게 메르세데스-벤츠 최고의 생산성을 기록할 수 있었을까?

■ 그들만의 독특한 방식이 있다.! 

춘천전시장을 이끌고 있는 고현우지점장.

 

궁금증을 풀기 위해 춘천 전시장을 이끌고 있는 고현우지점장(세일즈 매니저)을 만나봤다.

고지점장은 2012년 한성자동차 서초전시장 팀장으로 입사, 부지점장을 거쳐 벤츠 최고 전시장으로 손꼽히는 삼성전시장 부지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2018년 1월 한성자동차 춘천전시장 오픈에 지점장을 자원했다.

잘나가는 삼성전시장 부지점장에서 지방 소도시의 신규 전시장 지점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결심을 하기까지는 쉬운 일이 아니지만 고지점장은 새로운 도전의 길을 선택했다.

서울에서 수입차 경험이 많은 팀장급 2명을 영입, 2개의 팀을 꾸렸고 2년간의 트레이닝 끝에 최고의 팀으로 만들었다.

평소 벤츠 차량을 접하기 쉽지 않은 고객들을 위해 의암호를 도는 멋진 시승 코스를 개발, 주기적으로 고객시승 행사를 열어 벤츠 차량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고객들이 언제든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마음대로 들락거릴 수 있고, 마음 놓고 차량을 맡길 수 있는 친근감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고지점장의 지론이다.

지역사회가 넓지 않은 지방 소도시의 경우는 수입차 전시장, 서비스센터가 ‘동네 쉼터’ 같은 존재여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여유 공간이 많은 2층 전시실을 지역 동호회나 인근 주민들에게 대여, 여가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고지점장은 그러나 차량을 판매 한 후의 고객케어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일부 브랜드의 경우는 조그만 고장에도 서울까지 수백km를 달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차량이 맘에 들더라도 차량관리가 여의치 못하면 고객들은 외면할 수밖에 없다는 것.

하루 두 팀 정도의 드문 내방객에도 메르세데스-벤츠 최고의 생산성을 기록한 데는 그들만의 특별한 판매 방식이 있다.

춘천은 강원 북부를 책임지는 도청 소재지가 위치한 곳이지만 인구는 30만도 채 안 되는 작은 도시인데다 인근 가평, 청평, 인제, 양구, 화천 등으로 분산돼 있어 고객층을 찾아 나서기가 여간 까다롭지가 않다.

시승차량을 무려 24대나 배치가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넓은 지역을 모두 커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문의전화가 오면 어떤 산골이건 무조건 시승차를 갖고 고객을 찾아 나선다.

최근에는 국산차에서 벤츠로 넘어오는 고객이 많아 고객들에게 직접 체험을 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고 특히, 험지가 많고 폭설이 잦은 지형. 기후의 특성을 감안해 4륜구동 차량이나 SUV로 공략한 것이 주효하고 있다는 게 고지점장의 설명이다. 실제로 춘천지점에서 판매되는 모델의 절반가량이 4륜구동과 SUV 차량들이다.

넓은 지역을 커버해야 하는 만큼 색다른 전략도 필요하다. 백두대간 너머에 있는 강원 제2 도시 속초와 양양을 공략을 위해 디지털큐브와 같은 모바일 쇼룸도 활용하고 있다.

화천 산천어 축제 등 지역 축제에 참가하는 관광객들을 공략, 한성 네트워크로 연결해 주는 것도 춘천전시장의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다.

도심지역 고객들을 위해서는 대학이나 병원 등 전문직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월 1회씩 AMG등 테마별 시승행사를 진행하고 있고, 상상마당과 연계, 음악회 및 토크콘서트로 고객들과 만나고 있다.

춘천에서는 메르세데스 벤츠 고객만이 누릴 수 있는 프리미엄 고객케어 프로그램이다.

고객만족도, 판매량 등 모든 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지점에 주어지는 '한성 어워드 베스트쇼룸상'

춘천전시장의 생산성이 높은 이유는 ‘RTS(Road To Sales)’란 독특한 프로그램의 영향이 크다.

이는 시간이 있을 때마다 영업직원이 고객을 대하는 것을 롤플레이로 실습하는 것으로, 매번 다른 주제를 제시, 어떤 상황에서도 대응이 가능하도록 반복한다.

이런 과정을 거친 직원들은 모두 일당백의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게 고지점장의 설명이다.

영업활동이 많은 분야에서는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하지만 고지점장의 사회공헌은 유독 관심이 쏠린다.

서울 서초, 삼성, 춘천전시장까지 8년 동안 법무부 산하 한국법무복지공단 이사로 활동하면서 재소자 가정을 지원해주는 사회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는 판매딜러사가 벤츠코리아 사회공헌 제안서를 제출하면 벤츠코리아사회공헌 위원회가 심사를 거쳐 선정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고지점장의 재소자 가정 지원사업은 2016년부터 4년 연속으로 선정됐다.

고지점장은 “재소자 가정 지원을 통해 재범률을 크게 낮추고 자녀들에게도 희망을 안겨줄 수 있어 큰 보람을 갖는다”며 “앞으로 한국법무복지공단춘천지부와도 연계, 이 곳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갈 생각”이라고 말한다.

또, 벤츠코리아의 스포츠 장학생을 선발하는 프로그램에 춘천지역 학생들을 추천하는 프로그램도 계획 중이라고 한다.

춘천 고객들에게 벤츠의 가치를 더 많이 알리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춘천 전시장 영업팀이 모두 ‘Best Productivity’에 선정됐으면 하는 게 고지점장의 소박한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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