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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전기차 배터리 해법 삼성서 찾나? 셀 생산 조인트벤처 설립 전망

  • 기사입력 2020.05.13 15:20
  • 최종수정 2020.05.13 15:33
  • 기자명 이상원 기자

 

현대자동차그룹과 삼성그룹 최고 경영진이 전기차 배터리 문제로 만났다.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현대자동차그룹과 삼성그룹 최고 경영진이 전기차 배터리를 놓고 조우했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을 비롯한 현대차 고위 임원들이 13일 충남 천안 성성동 삼성SDI 공장을 방문,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로 거론되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 대해 살펴봤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삼성SDI와 삼성종합기술원 담당 임원들이 참석했다. 두 그룹의 오너 실세끼리 만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논의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두 그룹 총수가 전기차 배터리 문제로 만난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대차는 현재 LG화학과, 기아차는 SK이노베이션과 협력관계를 맺고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 차량용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다.

하지만 공급에서는 늘 불안한 상황이다. 전기차는 배터리가 성능을 좌우한다. 때문에 자동차업체는 성능좋은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게 앞으로의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연간 10만대 정도의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받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글로벌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23개 전기차종을 투입, 연간 판매량을 100만대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연간 100만대의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량은 대략 25GWh 규모로, SK이노베이션 헝가리 공장(7.5GWh) 3개에 해당된다.

하지만 이걸로는 부족하다.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독일 폭스바겐은 2025년까지 연간 300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필요한 배터리 량은 150GWh다. 현대.기아차가 이런 글로벌 전기화 추세를 따라잡으려면 2025년에는 적어도 150만대 이상의 전기차는 팔아야 한다.

폭스바겐은 배터리 문제 해결을 위해 유럽은 LG화학, 미국은 SK이노베이션, 중국은 CATL과 공급 계약을 체결해 놓고 있으며 이와는 별도로 스웨덴 노스볼트와 합작으로 독일 잘츠기터에 2024년부터 16GWh 규모의 생산 공장을 건설한다.

배터리 전문기업에 대한 종속을 회피하고 유사시에 대비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배터리 공급능력을 갖춘다는 복안이다.

현대차 역시 폭스바겐과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같은 이유로 배터리 자체 공급망 확보를 검토하고 있다.

가장 바람직한 파트너중의 하나가 바로 삼성SDI다. 삼성은 LG. SK에 비해 공급에 여유가 있는데다 최근 삼성종합기술원이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어느 정도 확보해 놓은 상태다.

유럽은 LG, 북미는 SK 이노베이션, 중국은 BYD나 CATL에 맡기고 국내는 삼성SDI와의 조인트벤처로 조달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만약 두 그룹간의 조인트번처가 설립된다면 15GWh(60만대 규모) 정도의 배터리 셀 생산능력은 필요해 보인다.

이 경우, 삼성SDI와의 합작 파트너는 현대모비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10년부터 LG화학과 합작으로 HL그린파워라는 배터리 패키징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가 삼성SDI를 파트너로 택할 수 있는 또다른 이유는 삼성이 최근 개발한 전고체전지 배터리 기술이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지난 3월 1회 충전으로 800km까지 주행이 가능하고, 1000회 이상 배터리를 재충전을 할 수 있는 전고체전지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이 기술은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는 전고체전지의 수명과 안전성을 크게 높이는 동시에 크기를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원천기술이다.

삼성이 이번에 공개한 전고체전지 기술은 전 세계 주요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서 삼성이 까다로운 기술의 벽을 먼저 넘어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고체 전지는 양극과 음극 전해질이 모두 고체로, 현재의 주력 배터리인 리튬이온배터리의 전해액 누출 우려가 없어 안전성이 크게 높은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토요타, 현대차. 삼성, 테슬라 등 세계 최고의 자동차 및 IT기업들이 전고체전지 개발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미국 전고체전지 개발업체인 아이오닉 머터리얼스(Ionic Materials)에 투자를 통해 전고체전지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삼성이 개발중인 새로운 배터리도 언제 상용화가 가능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이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기존에 발표됐던 기술들보다는 확실히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배터리가 상용화돼 현대. 기아차에 독점 공급된다면 현대.기아차는 전기차 분야에서 확실한 경쟁 우위를 점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SDI는 현대.기아차에 차세대 배터리를 독점 공급할 경우, 확실한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게 돼 서로 윈-윈할 수 있다.

이번 이재용- 정의선부회장 회동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외에 차세대 자동차의 핵심인 차량용 소프트웨어와 커넥티드 기술부문에서도 협력관계 구축이 논의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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