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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업계, 7월까지 못 버틴다. 대출금 상환유예 등 긴급 지원 시급

  • 기사입력 2020.04.22 15:57
  • 최종수정 2020.04.22 15:59
  • 기자명 이상원 기자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지난 21일 서울 서초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건물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자동차업계 간담회’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국내 자동차업계의 상황이 하루가 다르게 긴박해지고 있다. 공장 가동중단과 판매 단절 기간이 길어지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당장 몇 달을 버틸 수 있는 자금지원이나 대출 만기 연장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정부의 강단있는 대책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지난 21일 서울 서초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건물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자동차업계 간담회’에서 “자동차는 한 두 개의 부품기업에서 문제 발생 시에도 자동차 생산 전반이 타격을 받게 된다”면서 “정부는 지난 3월 24일 발표된 민생금융안정패키지, 4월 8일 발표된 수출활력 제고방안, 중소중견기업 특별한도 대출 등을 자동차 부품 기업들이 최대한 활용해 위기를 이겨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과는 여전히 괴리가 많다. 은행권이 원하는 신용등급을 맞추지 못하면 그림의 떡이다. 당장 유동성문제에 직면한 쌍용자동차와 1.2차 부품업체의 70% 가량이 정부의 지원 대책을 이용할 수가 없다.

현대. 기아자동차는 미국과 유럽공장이 내달 초부터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재고분을 처분하는데도 적어도 석 달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7월까지는 유동성 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쌍용차는 당장 7월 만기도래하는 산업은행 대출금 900억 원의 만기 연장이 절실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마힌드라가 제공키로 한 400억 원의 자금은 5월 말 께 현금유입이 가능하고, 부산물류센터 매각대금도 비슷한 시기에 확보될 것으로 보여 당장 닥친 위기는 넘길 것으로 보여 진다. 하지만 연말까지 추가로 1천억 원을 갚아야 하기 때문에 유동성 위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쌍용차 예병태 사장은 지난 20일 서울사무소에 수도권 대리점 대표들을 초청, 간담회를 가졌다. 현재의 상황을 허심탄회하게 공유하며 위기의식 및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양한 협력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쌍용차 판매딜러들은 이달 초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앤 마힌드라가 그동안 진행해 온 2,300억 원 규모의 자금 투입 계획 포기를 선언 한 뒤 판매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가뜩이나 올들어 현대.기아 신차에 밀려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 마힌드라의 투자 포기 선언으로 회사가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난무하면서 판매가 급락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쌍용차로서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대안을 내 놓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 항공업계 처럼 자금지원이 이뤄지면 좋겠지만 아직은 국고지원의 명분이 없다.

하다못해 이자부담을 하더라도 만기도래한 대출금의 상환연장만 된다면 판매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쌍용차의 지난 3월 내수판매는 6,860대로 국산차업체들 중 꼴찌로 전락했고, 이달에도 7천대를 넘기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의 월 평균 9천대보다 3천대 가량이 줄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쇼크로 지금은 사업의 영속성 확보가 매우 중요한 시점인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표현이 없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적절한 시기에 자금지원이 되지 못하면 건전한 부품업체들의 연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렇게 되면 국내 자동차산업 전체가 수습 불가능상태로 빠져들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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