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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세단부럽지 않은 안락함’ 스웨디시 럭셔리 SUV ‘볼보 XC90 T8 엑셀런스‘

  • 기사입력 2020.02.16 22:44
  • 기자명 최태인 기자
볼보의 플래그십 SUV XC90가 담백함과 세련된 디테일로 더 완성도 높은 디자인으로 돌아왔다.
볼보의 플래그십 SUV XC90가 담백함과 세련된 디테일로 더 완성도 높은 디자인으로 돌아왔다.

[M 오토데일리 최태인 기자] 볼보의 플래그십 SUV XC90가 담백함과 세련된 디테일로 더 완성도 높은 디자인으로 돌아왔다.

지난 14일 볼보자동차코리아는 브랜드 최상위 모델인 ‘90 클러스터’의 S90, XC90, V90CC 미디어 시승회를 개최했다. 볼보는 자사의 40, 60, 90 라인업 호칭을 ‘클러스터(Cluster)'라고 부른다. 메르세데스-벤츠 '클래스(Class)'나 BMW '시리즈(Series)’와 같은 맥락이다.

이날 90 클러스터 중 마주한 시승 모델은 볼보의 플래그십 SUV XC90로 그중에서도 최상위 트림인 ‘T8 EXCELLENCE(엑셀런스)‘다.

현행 올 뉴 XC90는 지난 2015년 출시, 브랜드 새로운 아이덴티티와 헤리티지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모델로, 지난해 10월 출시 5년 만에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새롭게 출시됐다.

최근 전 세계적인 SUV의 인기와 더불어 세그먼트 세분화가 활발한데, 대형 SUV 시장에서도 보다 특별하고 차별화된 고급감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에 만난 XC90 T8 엑셀런스도 볼보가 내세우는 스칸디나비안 디자인과 스웨디시 럭셔리, 북유럽 감성의 끝을 보여주는 모델이다.

시승코스는 서울에서 경기도 양평과 가평을 지나는 편도 약 80km로 이뤄졌으며, XC90 T8 엑셀런스의 차별화된 디자인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성능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볼보 'XC90 T8 엑셀런스'
볼보 'XC90 T8 엑셀런스'

◆ 덜어냄과 담백함의 미학,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의 결정체

시승에 앞서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XC90 T8 엑셀런스의 차별화된 내외장 디자인을 살펴봤다.

대개 페이스리프트는 눈에 띄게 변하거나, 최근에는 풀체인지에 가까운 수준까지 변경되는데 반면, 볼보는 달라진 점이 거의 없다. 하지만, 기존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유지하되 곳곳의 세련된 디테일을 가미해 대폭 변경된 오묘한 느낌을 준다.

전면부는 그릴과 범퍼 디자인 변경이 눈에 띈다. 먼저 라디에이터 그릴은 프레임 사이즈를 소폭 키웠고, 내부 패턴이 변경됐다.

이전 XC90의 경우 동일한 버티컬(세로형)타입이지만 17개의 직사각형 형태 수직 핀으로 꾸며졌던 반면, 신형 XC90은 측면 윈도우 및 하부 도어 크롬몰딩과 조화를 이루는 수직 크롬 바(Bar)로 구성된 새로운 디자인을 채택했다.

특히, 기본형 XC90의 경우 수직 크롬 바가 S90이나 S60 등 세단 라인업에서 사용했던 인탈리오(음각) 형태지만, 엑셀런스는 보다 럭셔리하고 특별한 디자인이 적용됐다.

볼보 'XC90 T8 엑셀런스'
볼보 'XC90 T8 엑셀런스'

또 전면 그릴 중앙에 위치했던 볼보의 ‘아이언마크 엠블럼’도 변화를 줬다. 신형 XC90에 최초로 적용된 아이언마크는 메르세데스-벤츠나 현대차 등 타 브랜드의 그릴 엠블럼처럼 전면 카메라를 우아하게 통합한 설계로 블랙 백그라운드 위에 로고타입이 자리한 디자인을 도입해 3D 형태의 아이언마크를 적용, 현대적이면서 신선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외에 프론트 범퍼도 기존 일자형태의 크롬 바 디자인은 사선 처리한 ‘ㄷ'자 모양의 넓은 크롬 디테일로 바꿔 더욱 강인하고 세련된 스타일로 재탄생했으며, 전반적으로 S90이나 XC60의 디자인 요소와 유사한 느낌이다.

볼보 'XC90 T8 엑셀런스'
볼보 'XC90 T8 엑셀런스'

측면부는 달라진 곳이 거의 없다. 기존 21인치 멀티스포크 휠 디자인은 입체감과 날카로운 디자인으로 변경됐고, 크롬도금을 적용해 럭셔리한 분위기를 한층 강조했다.

더불어 엑셀런스만의 차별화된 디자인 포인트는 윈도우라인(DLO)과 B, C필러에 반광크롬으로 마감해 일반 XC90모델과 다른 엑셀런스 전용 디자인을 제공한다. 도어 하단 크롬몰딩에는 '인스크립션(INSCRIPTION)‘이 아닌 ’엑셀런스(EXCELLENCE)' 레터링이 새겨진다.

후면부는 대표적으로 리어범퍼 디자인이 변경됐는데, 후방 리플렉터(반사판)를 감싸고 있던 크롬 몰딩을 일자로 길게 연결해 무게중심이 낮아보이게 했으며, 보다 시각적인 안정감과 함께 차폭이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준다.

또 테일게이트 우측 하단에는 T8 레터링 옆에 엑셀런스 엠블럼이 차별 포인트다.

◆ 외유내강, 호화로운 스웨디시 럭셔리 인테리어

볼보 'XC90 T8 엑셀런스' 인테리어
볼보 'XC90 T8 엑셀런스' 인테리어

익스테리어 디자인에서 XC90 엑셀런스가 일반 모델들의 디자인과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다면, 인테리어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볼보는 실내에 자연친화적인 소재와 인체공학 설계를 적용해 스웨디시 특유의 감성과 안락함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중 볼보 XC90 T8 엑셀런스 인테리어는 전반적으로 일반 XC90과 디자인 레이아웃이 동일하다.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9인치 인포테인먼트 터치 디스플레이와 에어 서브우퍼 및 트위터, 19개 스피커로 구성된 바워스&월킨스(B&W)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실내공기청정 시스템이 포함된 클린존 인테리어, 4구역 독립 온도 조절 시스템 등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하지만, 최상위 트림답게 크림베이지와 블랙 컬러의 최고급 나파가죽과 리얼 우드, 알루미늄, 스웨이드 등 고급 마감소재를 아낌없이 사용했다. 심지어 천장에 붙어있는 손잡이까지 가죽으로 감쌌다.

볼보 'XC90 T8 엑셀런스' 오레포스 크리스탈 기어 레버
볼보 'XC90 T8 엑셀런스' 오레포스 크리스탈 기어 레버

엑셀런스 트림의 하이라이트이자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오레포스 크리스탈로 제작된 전자식 기어 레버다.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기어 레버 디자인도 변경됐는데, 상당히 심플하면서도 조작감이 좋고, 스웨덴의 현대적인 장인정신도 느껴진다. 야간에는 크리스탈 레버 안쪽에서 은은한 조명이 점등돼 럭셔리한 감성을 더한다.

1열도 충분히 고급스럽지만 2열에 비하면 맛보기에 불과하다. 엑셀런스의 핵심은 2열 구성으로, 리무진 스타일의 4인승 독립형 시트가 적용된다.

엑셀런스 2열 공간은 마치 비행기 ‘퍼스트클래스’를 연상시키며, 1열과 동일한 시트가 채택돼 쿠션 기울기와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다리 지지대, 전 좌석 마사지 및 열선·통풍시트가 제공된다.

볼보 'XC90 T8 엑셀런스' 인테리어
볼보 'XC90 T8 엑셀런스' 인테리어
볼보 'XC90 T8 엑셀런스' 인테리어
볼보 'XC90 T8 엑셀런스' 인테리어

볼보 시트는 편안하기로 굉장히 유명하다. 1열과 마찬가지로 2열 시트 착좌감은 나무랄 데 없이 편하고 세단 부럽지 않은 안락함까지 갖췄다. 또 엑셀런스의 2열 독립형 시트는 헤드레스트 좌우 면적을 넓혀 머리를 잘 지지하도록 했다.

다만 아쉬움을 꼽자면 레그룸 공간이다. XC90 T8 엑셀런스 2열에는 발 받침대가 비치돼있는데, SUV다 보니 레그룸 공간이 세단만큼 여유 있는 편은 아니다. 특히, S90 T8 엑셀런스의 경우 일반모델과 차별화를 두기위해 전장 120mm, 전고 5mm, 휠베이스 119mm를 늘려 훨씬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하는 반면, XC90 T8 엑셀런스는 일반 모델과 동일해 아쉽다.

XC90의 차체 크기는 전장 4,950mm, 전폭 1,960mm, 전고 1,765mm, 휠베이스 2,984mm로 경쟁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 GLE나 BMW X5보다 길고 전폭은 약간 작다.

이밖에 뒷좌석 센터콘솔에는 고효율 냉각을 제공하는 16L 냉장고와 크리스탈 와인잔 두 개, 냉난방 기능을 탑재한 크리스탈 컵 홀더까지 갖췄고, 센터콘솔을 열면 부드러운 가죽으로 마감된 2개의 접이식 테이블과 태블릿 PC 등을 수납할 수 있는 사이드포켓, 230/110V 전원 콘센트(150W), USB포트 등을 마련했다.

또 XC90 T8 엑셀런스는 2열 공간과 트렁크를 분리해주는 유리벽이 적용된다. 흔히 파티션, 격벽이라고 하는데, 확실히 공간을 분리시켜 럭셔리한 감성을 더해준다. 하지만, XC90 T8 엑셀런스는 리무진처럼 2열 시트를 뒤로 밀고, 냉장고와 파티션까지 적용해 트렁크 적재공간에서 손해를 본다. 그럼에도 덩치가 큰 만큼 트렁크 공간은 준수한 편이며, 에어서스펜션이 탑재된 만큼 트렁크 높이 조절 장치도 마련됐다.

◆ 편안하고 조용하지만 강력한 성능 / 첨단 안전 사양

볼보 'XC90 T8 엑셀런스'
볼보 'XC90'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시동레버를 돌렸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탑재된 만큼 시동이 걸렸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조용하다.

특히, 볼보에 T8 모델에 탑재되는 PHEV 파워트레인은 2.0L 4기통 가솔린 엔진에 터보차저와 슈퍼차저를 더하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얹었는데, 시스템이 굉장히 복잡하고 독특하다. 전자식 변속기도 특이하게 R에서 N, D까지 한 번에 이동이 불가능하고, 무조건 두 번씩 조작해야 한다는 점이 불편하기도 하지만, 적응되면 크게 거슬리는 부분은 아니다.

가속페달을 밟자 확실히 지금까지 타봤던 T6나 D5모델보다 힘이 월등히 좋고 여유롭게 느껴진다. 하이브리드 특유의 이질감이 조금 있고, 가속 시 전기모터가 먼저 작동하면서 미끄러지듯 움직이며, 가속력 또한 상당히 경쾌하다.

볼보 XC90 T8 엑셀런스는 2.0L 4기통 가솔린 엔진이 최고출력 318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하며 전기모터는 87마력과 24.5kg.m토크를 더해준다. 여기에 아이신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엔진과 모터는 유기적으로 움직이는데, 저속 구간에서는 엔진 시동이 걸리지 않고 전기모터로만 움직이기 때문에 고요하다. 승차감도 에어서스펜션이 적용된 만큼 굉장히 부드럽고 나긋나긋하다.

볼보 'XC90'
볼보 'XC90'

그 유명한 오디오 시스템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시승하는 동안 음악을 많이 들었는데, 볼보에 적용된 Bowers&Wilkins 사운드 시스템은 특유의 스칸디나비안 인테리어처럼 굉장히 포근하면서도 맑은 음색을 자랑했다.

고속도로에 진입해 속도를 올리자 엔진이 작동됐는데 이질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시속 20-30km/h 사이에 엔진이 개입되는 반면, 볼보 PHEV는 속도에 따라 개입하지 않고, 전자식 계기판의 파워게이지가 급속도로 치솟을 경우, 모터의 힘만으로 가속이 부족하면 엔진이 작동되는 방식이다.

본격적으로 달리면 2.3톤의 넘는 육중한 차체도 마치 소형 SUV처럼 가뿐한 움직임이 인상적이다. 제원상 시속 0-100km/h 가속성능은 5.6초인데, 실제로 상당히 빠른데, 체감되는 느낌은 폭발적이진 않다. 또 SUV의 태생적인 단점인 로드노이즈와 풍절음 등 소음을 완벽하게 잘 잡아냈고, 엔진 사운드도 정숙하다.

드라이브 모드는 AWD, 퓨어, 하이브리드, 파워, 오프로드, 인디비주얼 등이 마련됐는데, 시승 여건상 대부분 고속주행으로 이뤄져 오프로드나 사륜구동은 큰 의미가 없었다.

볼보 'XC90'
볼보 'XC90'

마침 정체가 없어 파워모드로 놓자 RPM 게이지로 전환되면서 엔진과 전기모터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시스템합산 최고출력 405마력, 최대토크 65.3kg.m의 강력한 성능을 쏟아냈다. 특히, 배터리 덕분에 무게중심이 낮아 앞뒤 밸런스도 좋았다.

확실히 고속주행에서 느꼈던 부분은 볼보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효율성보다는 성능에 초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또 에어 서스펜션이 장착된 만큼 고속주행 승차감 역시 한없이 편안하고 폭신폭신해 부드러운 느낌이 정말 좋다. 저속구간에서도 와인딩 코스와 과속방지턱, 노면 상태가 좋지 않은 길이 있었는데,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승차감을 보여줬다. 그렇다고 해서 코너링 시 좌우 롤이나 급제동 시 앞뒤 피칭도 불안하지 않다.

고속주행 시 파워 모드에서는 스티어링 휠과 서스펜션 세팅이 조금 단단해지지만, 그럼에도 전반적인 성향은 소프트한 쪽에 가깝다.

다른 하이브리드 차량처럼 XC90 T8 엑셀런스도 제동 시 회생 제동 시스템이 적용돼 배터리를 충전한다. 이 부분 때문에 이질감이 발생하지만, 기본적인 제동성능은 답력이 일정하고 안정적인 편이다.

볼보 'XC90 T8 엑셀런스' 인테리어
볼보 'XC90 T8 엑셀런스' 인테리어
볼보 'XC90 T8 엑셀런스' 인테리어
볼보 'XC90 T8 엑셀런스' 인테리어

이밖에 볼보의 역사는 곧 자동차 안전기술의 역사와도 같다. 수많은 세계 최초 기술을 통해 자동차 안전의 트렌드를 선도해온 볼보의 안전 노하우는 신형 XC90에 모두 집약됐다.

자동 제동 기능과 충돌 회피 시스템을 결합해 차는 물론 자전거, 큰 동물과의 사고 위험까지 예방할 수 있도록 돕는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와 최대 140km/h까지 설정된 속도로 주행이 가능한 ‘파일럿 어시스트 II(Pilot Assist II)’ 역시 모든 트림에 기본 탑재됐다.

여기에 ‘도로 이탈 완화 기능(Run-off Road Mitigation)’과 ‘반대 차선 접근 차량 충돌 회피 기능(Oncoming Lane Mitigation)’,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Blind Spot Information)’ 등 첨단 인텔리세이프(IntelliSafe) 기술이 대거 장착됐다.

덕분에 고속주행에서도 반자율주행인 파일럿 어시스트 ll를 작동했을 때 차선이탈 경고, 차선유지, 앞차와의 간격 및 속도유지, 제동, 후측방 경고 등 너무나 똑똑하게 인식했다.

서울로 도착해 확인한 연비는 7.2km/l를 기록했다. XC90 T8 엑셀런스의 복합연비는 9.5km/l로 복귀할 때 퇴근시간과 겹쳐 도로정체가 심각했고, 육중한 차체크기를 감안하면 비교적 준수한 편이다.

볼보 XC90 T8 엑셀런스의 국내 판매가격은 1억 3,780만 원이며, 업계 최고 수준인 5년 또는 10만km 무상 보증 및 소모품 교환 서비스를 기본 제공한다.

볼보 'XC90'
볼보 'XC90'

◆ 총평

XC90 T8 엑셀런스는 볼보의 최상위 플래그십 SUV이자 볼보가 추구하는 덜어냄의 미학과 스웨디시 럭셔리,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을 잘 보여줬고, 여기에 독일차와 다른 특유의 편안함과 북유럽 감성이 인상적이었다.

또 출시된 지 5년이 지난 모델임에도 유행을 타지 않는 장점과 더불어 기존의 완성도 높은 디자인에 세련된 디테일을 가미해 신차느낌을 한껏 살려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특징을 어필하면서 지난해 첫 1만대 판매를 달성하며 40, 60, 90 클러스터 모두 승승장구 하고 있다.

볼보의 플래그십 럭셔리 SUV인 XC90 T8 엑셀런스는 더욱 차별화된 스칸디나비안 디자인과 스웨디시 럭셔리로 현재 국내외에서 대형 SUV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더욱 높은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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