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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잘나가는 그랜저가 美서 18년 만에 철수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은?

  • 기사입력 2019.04.12 10:22
  • 최종수정 2019.04.12 10:29
  • 기자명 이상원 기자
현대자동차그랜저(아제라)의 미국시장 판매가 완전 중단됐다.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최근 미국 폭스 비즈니스가 소개한 올해 미국시장에서 퇴출될 자동차 리스트에 현대자동차의 아제라(그랜저)가 포함돼 있다.

이 리스트에는 그랜저 외에 포드 토러스, C-Max, 쉐보레 임팔라, 크루즈, 볼트 하이브리드, 폴크스바겐 투아렉, 비틀, 토요타 프리우스, 닛산 쥬크, 캐딜락 CT6, ATS 등 다수의 차량이 포함돼 있다.

사실, 현대 그랜저의 퇴출은 지난 2017년부터 예고돼 왔다. 판매가 워낙 저조해 2018년 재고 소진 후 2019년부터 완전 중단한다는 계획이었다.

실제 그랜저는 지난해 1월부터 북미공급이 중단되면서 재고처리에 들어갔고, 연간 판매량은 629대에 그쳤다. 지난해 12월 남은 재고 2대를 마지막으로 판매가 완전히 중단되고 있다. 지난 2000년 미국시장 진출 이후 18년 만에 완전 철수를 한 셈이다.

국내에서 전 차종 1위를 달리고 있는 그랜저가 미국시장에서는 전혀 맥을 못 추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랜저가 속한 준대형 세단이 중형세단과 SUV에 밀려 설 자리를 잃고 있는데다 그랜저는 특히, 쏘나타와의 간섭효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는 게 대체적인 이유다.

실제로 그랜저 경쟁모델인 쉐보레 임팔라 역시 2007년 31만여대가 판매됐었으나 지난해에는 판매량이 겨우 5만6천여 대까지 떨어지면서 퇴출 리스트에 올랐고 토요타 아발론도 2005년 9만5천여 대에서 지난해에는 3만3천여 대까지 하락했다.

미국 세단시장을 리드해 오던 중형세단마저 해마다 30% 이상 폭락하는 상황에서 준대형 세단이 살아남기는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랜저의 미국시장 포지션은 다른 경쟁모델보다 훨씬 애매모호했다.

국내에서는 2.0리터가 주력인 중형 쏘나타와 2.4리터. 3.0리터 엔진이 장착된 그랜저와 확연히 구분되지만 대형 엔진을 선호하는 미국에서는 쏘나타에도 2.4리터 엔진이 장착되는데다 차량 크기 등 전체적인 스펙에서 큰 차이가 없어 그랜저의 존재가 매우 희박하다.

게다가 제네시스브랜드 마저 중형급의 G70을 투입하자 그랜저는 완전히 설 자리를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현대차는 연간 1-2만대씩 판매되던 그랜저가 판매를 중단됨으로써 올 가을 투입이 예정돼 있는 신형 쏘나타가 제 몫을 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쏘나타의 미국시장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10%가 줄어든 2만1,520대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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