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신차배정에 목메는 외자계 국산차의 한계. 르노삼성도 한국지엠 전철밟나?

  • 기사입력 2019.03.10 14:45
  • 최종수정 2019.03.14 22:22
  • 기자명 이상원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2018 임단협이 미래 수출 물량 배정을 위한 타결 기한이었던 8일까지 타협점을 찾지 못 하고 결렬됐다.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생산물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로그 후속 신차 배정을 못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르노자동차는 글로벌 신차 생산물량 배정을 이달 중순까지 확정할 예정이지만 르노삼성차가 수출 물량 배정을 위한 타결 기한이었던 8일까지 임.단협 조차 타결하지 못한데다 르노의 주력 유럽공장인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이 생산 축소로 다음 신차 물량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르노닛산그룹의 글로벌 신차 배정이 이달 중순께 확정될 예정인데 로그후속 모델인 Q31(프로젝트명)은 이미 닛산 큐슈공장으로 확정됐고, 마지막 남은 르노자동차의 신형 소형 SUV도 캡쳐를 생산하고 있는 바야돌리드 공장이 물량 유치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어 부산공장으로 배정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근 르노삼성 부산공장을 찾은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부회장도 “생산물량이 부족한 부산공장을 밀어주고 싶어도 높은 임금 때문에 밀어 줄 명분이 없다”면서 “르노삼성이 경쟁력있는 결과를 보여주지 않으면 신차 배정은 불가능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차 노조가 요구하는 임금 인상폭이 반영되면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임금 부문에서만 스페인 바야돌리드공장이나 닛산 큐슈공장보다 약 30% 가량이 높아진다는 게 르노삼성 측의 설명이다.

르노삼성차는 지난 8일 진행된 20차 본 교섭에서 총 1,720만원(실적 인센티브 1,020만원+ 원샷보너스 700만 원)의 보상금 지급과 인력 충원,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한 설비 투자, 중식 시간 연장 등의 근무 강도 개선 및 배치전환 프로세스 개선을 제시했지만 노조 측은 이를 거부했다.

노조는 기본급 10만667원 인상과 자기계발비 2만133원 인상, 특별격려금 300만원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임금 부문에서 노조 요구안은 인당 총 2천만 원 수준, 회사 측은 1,720만 원인데 기본급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은 회사가 3년간(2015~2017년) 연평균 3,8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작년에도 비슷한 수준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되지만 부산공장 8년차 직원의 기본급은 여전히 130만 원에 불과하다면서 기본급 10만667 원 인상은 정당한 요구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노조는 추가 인원 200명 투입과 생산 라인 속도 하향 조절, 전환 배치 등에 대한 인사 경영권의 합의 전환 요청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측은 기본급 인상과 인사 경영권을 노조 합의로 전환하는 것은 로그 후속 신차 배정에서 절대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만약 이번 글로벌 신차 배정에서 부산공장이 제외되면 부산공장의 가동률은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지난해 부산공장 자동차 생산량은 21만5,809 대이며 이중 닛산 로그가 10만7,262대로 49.7%를 차지하고 있어 2교대 가동이 불가능해진다. 이렇게 되면 부산공장은 또 인력의 절반가량을 구조조정 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

르노삼성차 고위임원은 부산공장이 닛산 로그를 배정받을 때도 조건에 미달했지만 카를로스 곤회장의 배려(?)로 가능했지만 지금은 르노닛산그룹 내에서 조건에 미달하는 부산공장을 챙겨줄 사람은 전무하다며 자체적으로 조건을 갖추지 못하면 생산물량 확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끝까지 가면 부산공장 가동률 저하와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물러서지 않는 노조. 지난해 노사가 막판까지 간 한국지엠 사태와 유사하다.

자생력을 갖추지 못하고 모기업에 의존해야만 살아 갈 수 있는 외자계 국산차업체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문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