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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300만 원 낮춰도 안팔리는 한국지엠, 이유는 따로 있다.

  • 기사입력 2019.02.11 14:45
  • 최종수정 2019.02.11 14:47
  • 기자명 이상원 기자
한국지엠이 올해부터 주력차종의 가격을 최대 300만 원까지 낮췄지만 판매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한국지엠은 올해 들어서면서 경차 스파크와 소형 SUV 트랙스, 중형 SUV 이쿼녹스, 대형 세단 임팔라 등 주요 차종에 대해 가격을 최대 300만 원까지 낮췄다.

경차 스파크는 15만원에서 50만원, 트랙스는 30만원에서 84만 원, 이쿼녹스는 190만 원에서 300만원을 인하했고, 임팔라는 일괄적으로 200만원을 내렸다.

일반적으로 자동차업체들은 한번 책정된 가격은 특별한 이유 없이 낮추지 않고 모델체인지 등을 통해 가격인상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간격을 메워 나간다.

한국지엠이 느닫없이 주력모델의 가격을 내린 이유는 판매부진의 원인이 경쟁력없는 가격정책 때문이란 비판을 의식한 때문이다.

한국지엠은 크루즈 이쿼녹스 등 신차들을 내놓을 때마다 경쟁차종들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높은 가격으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당해 왔다.

이런 이유로 한 때 내수시장 점유율 10% 달성을 눈앞에 두었던 한국지엠은 지난해에는 5% 수준까지 떨어졌으며 국산차 순위에서도 쌍용자동차에 밀려 4위로 내려앉았다.

이를 의식, 올해부터는 좀더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경쟁다운 경쟁을 벌여 보겠다는 게 한국지엠 경영진의 판단이다.

하지만 이같은 가격인하 정책은 좀처럼 먹혀들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한국지엠의 내수 판매량은 겨우 5천대를 넘긴 5,053대에 그쳤다. 이는 전월의 1만428대보다 51.5%, 전년 같은 기간의 7,844대보다 35.6%가 줄어든 것이다.

가격을 대폭 낮췄지만 판매는 오히려 더 줄어든 것이다. 12월은 연말 판매마감으로 인해 수요가 늘어났다치더라도 작년 1월보다 35% 이상 줄어든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지난해의 경우, 한국지엠 철수설이 나오기 전이란 점에서 올 1월과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부진의 또 다른 원인이 존재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지엠은 제품 포트폴리오가 수요가 격감하고 있는 경차, 준중형, 중형세단 위주로 짜여 있는데다가 무섭게 성장하는 중형 및 대형 SUV 부문이 매우 취약하다.

때문에 현실성 있는 가격정책과  함께 흐름을 따라잡을 수 있는 제품 포트폴리오가 뒷받침돼야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 야심차게 내놓은 중형 SUV 이쿼녹스는 제품력은 해 볼만 했지만 가격정책에서 실패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한번 잘못된 이미지는 되돌리기가 매우 어렵다.

때문에 한국지엠이 올해 도입할 예정인 대형 SUV나 픽업트럭 콜로라도는 가격과 제품력 모두 한국시장에서 경쟁을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춰야 비로소 경쟁다운 경쟁을 할 수가 있다.

특히, 현대차가 대형 SUV 펠레세이드를 내놓으며 시장예상을 완전히 깬 가격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어 한국지엠의 트래버스가 이런 가격대를 맞출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트래버스는 오는 3월 2019 서울모터쇼를 통해 데뷔한 뒤 빠르면 상반기 중 판매가 시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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