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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팰리세이드', 인기 비결 분석해 보니

  • 기사입력 2018.12.18 14:23
  • 최종수정 2018.12.18 14:32
  • 기자명 차진재 기자
현대자동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출시 초반부터 열풍수준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M 오토데일리 차진재 기자] 현대자동차가 선보인 대형 SUV 팰리세이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현대차는 그동안 대형 SUV 시장에서는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지만,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팰리세이드를 통해 대형 SUV시장은 물론 SUV 전체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팰리세이드는 지난달 29일부터 사전계약을 받기 시작, 지난 17일까지 2만2,200여대가 계약되는 등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국내 대형SUV의 연간 수요가 4만7천대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대단히 놀랄 만한 수준이다. 

팰리세이드의 출현은 국내 자동차시장을 지각변동시키고 있다. 경쟁차종인 기아자동차의 모하비나 쌍용차 G4 렉스턴, 수입차인 포드 익스플로러는 물론 아랫급인 현대 싼타페나 기아 쏘렌토, 대형 미니밴 카니발은 물론 세단인 그랜저 하이브리드, 제네시스까지 그야말로 ‘블랙홀’처럼 수요를 빨아들이고 있다.

정확한 데이터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지만 팰리세이드가 계약을 시작한 이후 G4 렉스턴과 모하비, 카니발은 계약이 평소보다 10- 20% 가량 빠지고 있고 싼타페와 쏘렌토도 상급 트림의 경우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3,500만 원대-4,300만 원대(3.8 가솔린), 3,600만 원-4,500만원대(2.2디젤)에 속해있는 SUV, 미니밴, 세단이 모두 팰리세이드의 영향권에 빠져들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동안 쓸만한 대형 SUV 부재로 이리저리 흩어져 있던 수요가 팰리세이드로 집중되고 있고 가격대가 비슷한 중형 SUV나 준대형 세단의 하위트림도 수요이동이 감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팰리세이드가 주변 차량들의 수요를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팰리세이드는 지금까지 출시된 대형 SUV와는 확실히 다른 포인트가 있다. 

세련된 내·외관 디자인은 차치하고서라도 공간 활용성은 기존의 SUV나 미니밴이 생각지 못한 특별함이 있다.

즉, 그동안 '쓸데없는 공간'으로 여겨졌던 공간들을 '쓸모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면서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SUV로 탄생했다.

8인승 각 시트마다 충전포트와 2개씩의 컵홀더를 배치했으며, 다인승 SUV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편리하면서도 다양한 시트 베리에이션을 갖췄다.

팰리세이드를 통해 사장됐던 '공간의 재발견'이 핵심포인트다. 여기에 고착화돼 온 세그먼트의 개념을 탈피, 대형과 중형을 넘나드는 '유연성있는 가격대'가 다양한 세그먼트의 수요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예컨대 제네시스 하위모델이나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세단이지만 팰리세이드와 비슷한 가격대여서 이 수요층 역시 팰리세이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격을 공표하면서부터 카니발리제이션이 예상됐던 싼타페와 쏘렌토 역시 고급트림은 팰리세이드의 영향권에 들고 있고, 특히 실내 활용성을 앞세워 판매량을 늘려오던 기아 카니발은 팰리세이드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카니발은 9인승 2.2디젤모델이 3,150~3,920만원, 3.3가솔린모델이 3,600~3,690만 원으로 팰리세이드보다 300-400만 원 가량이 저렴하지만 온오프로더를 오가는 전천후성과 고급성, 활용성면에서 차이를 보이면서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문제는 공급능력이다. 팰리세이드를 생산하는 울산 4공장의 월 평균 공급 가능대수는 4천대 정도로, 지금 계약을 해도 적어도 5개월 이상은 걸린다.

현대차는 일단 잔업과 특근 등을 통해 생산량을 월 5천 대 가량으로 늘린다는 방침이지만 단시일 내 출고적체를 해소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출고가 적체가 장기화되면 기다림에 지친 계약자들의 이탈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하지만 팰리세이드를 대체할 수 있는 차종이 없기 때문에 팰리세이드 신드롬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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