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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투기업도 외국기업 아닌 한국기업, 이제는 인식 달라져야

  • 기사입력 2018.10.29 10:18
  • 최종수정 2018.10.29 18:03
  • 기자명 이상원 기자
외국계 기업들의 한국에서의 존재가치와 역할론 문제가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투자한 한국지엠 사태와 BMW의 화재문제를 계기로 외국계 기업들의 한국에서의 존재가치와 역할론 문제가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한국에서 단순히 물건을 팔아먹고 이익만 챙겨 나가는 역할에만 그치는가, 아니면 한국사회의 일원으로서 한국기업과 같은 역할을 하는가 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다국적 기업들에게 단순한 세일즈 활동만이 아닌 사회의 일원으로써 역할을 수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때문에 삼성이나 현대차, 일본 토요타 등은 미국이나 중국 등 주력시장에서는 판매활동 외에 연구개발이나 심지어는 스포츠팀이나 교육기관 운영 등 사회 전반에 걸쳐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런 사회적 역할 때문에 간혹 제품에 큰 하자가 발생하는 경우에도 내국기업들과 같은 처우나 관대함을 받곤 한다.

한국내에도 구글코리아, 애플코리아, 스타벅스코리아, 나이키스포츠, 아디다스, 버버리, 페라가모, 베네통, 존슨콘트롤즈,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 애질런트테크, 암웨이, BMW, 메르세데스 벤츠, 토요타, 혼다차, 재규어랜드로버, 볼보 등 1만7천여 개 가량의 외자계 투자기업들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 외국계기업들은 숫자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 전체기업의 2.1%정도이며 여기에 고용된 인원은 약 60만 명에 달한다.

이처럼 수많은 외투기업들이 존재하지만 앞서 지적한 대로 한국사회의 일원으로써 사회에 대한 투자나 사회활동을 병행하는 기업들은 그리 많지 않다.

기업들이 금융감독원에 신고하는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하버버리나 페라가모, 베네통 같은 유명 수입브랜드들은 개당 수백만원짜리 고가 제품을 판매,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단 한 푼의 기부금도 내지 않고 있다.

반면에 대표적인 커피 브랜드로 지난해에 1,14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스타벅스는 현금기부 12억 원, 현물기부 2억3천만 원, 사회공헌 활동비 4억4,790만 원 등 한 햇 동안 21억4,334만 원을 한국의 사회공헌 활동에 지출했다.

이 외에 스포츠 브랜드인 아디다스는 2016년에 6억2천만 원, 아식스는 1억 원을 기부금을 지출, 나름의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대표적인 수입브랜드인 수입자동차는 어떨까? 수입차 브랜드는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나 BMW, 아우디, 포르쉐, 폴크스바겐, 영국 재규어랜드로버, 스웨덴 볼보, 프랑스 푸조, 일본 토요타, 닛산, 혼다차 등 줄잡아 약 30개 브랜드들이 한국에서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수입자동차의 경우, 평균 판매가격대가 5천만 원을 웃도는데다 값비싼 차량의 경우 수억 원대를 호가하기 때문에 사회활동이나 투자규모가 다른 제품과는 비교가 안된다.

하지만 여기에도 단순히 차량만 판매한 뒤 수익을 본사로 빼돌리는 브랜드가 있는가 하면 물류센터는 물론 한국 고객을 위한 주행시험장이나 운전 교육을 위한 드라이빙센터, 사회공헌을 위한 별도의 재단까지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국내에 제조시설을 갖추고 있는 국내기업보다 더 활발한 사회적 투자나 참여활동을 벌이고 있는 기업들도 등장하고 있다.

수입차 브랜드 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업체는 BMW그룹코리아다. 이 회사의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사회적 투자다.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의 용인 AMG 스피드웨이

여전히 많은 수입차 브랜드들이 국내 판매딜러들이 투자한 판매와 정비망을 통해 제품을 판매 한 뒤 수익금을 본국으로 가져가고 있지만 BMW는 물류센터와 R&D센터, 드라이빙센터, 대규모 복합 단지인 콤플렉스 등의 기반시설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BMW의 기반시설 투자는 현재 진행중인 BMW 신규부품물류센터(RDC)에 1,300억 원, BMW R&D센터에 200억 원, BMW 차량 물류센터(VDC)에 200억 원, 영종도 드라이빙센터에 770억 원, 그리고 바바리안모터스 송도콤플렉스에 500억 원(BMW그룹 500만 달러 별도투자) 등 총 2,970억 원에 달한다.

특히, 영종도 드라이빙센터는 본사가 있는 독일과 미국을 포함, 전 세계적으로 단 세군데 밖에 없는 투자시설이다.

사회 기부활동도 외투기업 중 가장 앞선다. 지난 2017년 BMW그룹코리아의 기부금 규모는 약39억 원이었으며, 2011년 BMW코리아의 미래재단 설립부터 올 8월까지 누적 기부금액은 283억 원에 달한다.

BMW는 해마다 스타벅스코리아와 비슷한 규모인 20억 원 안팎의 기부금을 지출해 오고 있다.

이 외에 한독상공회의소(KGCCI)가 주관하는 독일식 일. 학습 병행 프로그램인 '아우스빌둥'에 2022년까지 100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BMW코리아는 국내 자동차 부품기업들이 독일 본사에 납품하는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차 부품업체들은 오는 2029년까지 28개 업체가 총 27조3천 억 원어치의 부품을 BMW에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해 놓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도 BMW와 비슷한 연간 20억 원 가량의 기부금을 지출하면서 다양한 사회참여 활동을 펼치고 있다.

벤츠코리아는 경기도 안성시에 총 520억 원을 들여 대규모 부품물류센터를 마련한 데 이어 용인 스피드 웨이를 통째로 임대, AMG 드라이빙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해마다 6-7억 원의 기부와 한일 교환장학생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고 있는 일본 토요타자동차도 지난 2014년 수 십억 원을 투자,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 ‘커넥트 투’라는 렉서스 브랜드의 복합 문화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BMW코리아의 영종도 드라이빙센터

이 외에 미국 포드와 스웨덴의 볼보자동차 등도 본사의 글로벌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통해 적극적인 사회참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앞서 소개했던 외투기업들 중 일부는 한국에서 값비싼 제품을 판매하고 막대한 이익을 챙기면서도 세금을 덜 내기 위해 로열티(상품 사용료)나 자문료 명목으로 비용 처리, 세금을 아예 내지 않거나 대폭 축소하는 경우도 종종 발각되고 있다.

외국계 기업이라도 고용창출과 사회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활동하는 기업들은 기업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약간의 잘못이 있더라도 우리사회가 적극 끌어안고 상생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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