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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스포츠 ’ 어느쪽도 좋다. 중형세단 어코드의 무한 변신[어코드 터보 시승기]

  • 기사입력 2018.07.24 15:13
  • 최종수정 2018.07.25 22:37
  • 기자명 이상원 기자
스포츠 세단으로 변신한 10세대 어코드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최근들어 일본차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대표주자인 토요타자동차 뿐만 아니라 혼다차와 마쯔다 등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급상승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일본차업체들의 변신을 위한 각고의 노력이 숨어 있다. 이전에는 고장 없이 오래 타고 그저 잘 달리는 차를 만들면 소비자들이 믿어 줄 것이라는 원칙이 지배했었다.

이는 한 때 폐차까지 고장 없는 일본차라는 신화를 만들면서 세계 최고의 내구성을 자랑했었으나 유럽산 프리미엄 소형차들이 잇따라 중. 저가차 시장에 진출하면서 뒷전으로 밀려났다.

차체나 낮아지고 와이드해지면서 안정감이 배가됐다.

더 이상 튼튼함과 내구성만으론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는 사실을 절감한 일본차들은 절치부심, 튼튼하고 잘 달리는 것은 기본이고 감각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에 고급 소재와 첨단 사양까지 두루 갖춘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지난해 출시된 토요타 캠리나 RAV4, 혼다 CR-V, 닛산 로그 등은 디자인이나 고급성, 편의사양 등에서 폴크스바겐 등 유럽 차들을 능가하는 제품력으로 자동차 판을 새롭게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일본의 대표 중형세단은 지난해 토요타가 캠리 풀체인지 모델을 내놓은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혼다가 어코드 신 모델을 출시했으며, 마지막으로 닛산 알티마가 내년 초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스포츠 세단답게 무게감을 줄였다.

혼다차의 어코드 10세대 모델은 지난해 하반기 북미와 일본 등에 출시됐으며 이어 지난 5월부터 국내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어코드는 탄탄한 기본기와 달리기 성능에 대한 신뢰성으로 인해 모델 체인지를 앞둔 지난해까지도 꾸준한 인기를 이어 왔다.

혼다는 10세대 어코드를 내 놓으면서 역사상 가장 큰 변신을 시도했다. 디자인은 물론이고 파워트레인까지 완전히 교체했다.

시빅과 유사한 리어 램프. 깔끔하지만 중형세단으로서의 무게감은 낮아졌다.

외관은 여유 있는 패밀리 세단의 모습에서 다이나믹한 퍼포먼스 세단으로, 파워트레인은 기존 2400cc, 3500cc 자연흡기 엔진에서 1.5(어코드 터보), 2.0 터보(어코드 스포츠)와 2.0 하이브리드(HV)로 다운사이징했다. 변속기도 기존 6단에서 10단(2.0터보)으로 껑충 뛰었다.

배기량을 낮추는 대신 터보차저를 달아 파워와 연비를 높이고, 기술력이 축적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파워와 연비를 동시에 높여 퇴출 수순에 들어간 유럽 디젤차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이들 3개 라인업은 같은 차종이지만 다른 차로 보일 만큼 각각의 특성이 강하다.

깔끔하게 정돈된 실내 인테리어

어코드 터보는 CVT(무단변속기)와 조합, 고성능과 함께 독일 디젤 수준의 연비를 갖춰 30대 초. 중반의 젊은층에, 2.0 터보는 신형 10단 변속기를 달아 드라이빙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해 30대 중반부터 40대 중반까지, 그리고 2.0 하이브리드 모델은 2.0 엔진에 CVT와 혼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조합, 200마력을 훌쩍 넘는 파워와 19km에 육박하는 경이적인 연비로 30대에서 50대까지를 커버하고 있다.

이 중 어코드 터보는 가격대가 3,640만 원으로 2.0모델에 비해 650만 원이 저렴하지만 성능이나 연비가 출중해 가성비를 중시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꽤 만족도가 높다.

기존 2.4 자연흡기 엔진을 대체한 1.5터보인 어코드 터보는 혼다의 1.5L 직분사 V-TEC 터보엔진과 CVT(무단변속기)가 조합됐다.

플로팅 타입의 8인치 디스플레이와 세로 배치된 기어 쉬프트 및 컵홀더

어코드 터보는 기본모델이지만 적용된 사양은 상당한 수준이다.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패들쉬프트와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듀얼 존 오토 에어컨, 스마트 무선충전장치, 오토 홀드, 애플 카플레이, 크루즈 컨트롤 기능, 8개의 에어백, 멀티 앵글 후방카메라, 미끄러운 노면에 대응을 위한 VSA 시스템, 17인치 알로이 휠이 적용돼 있다.

2.0 터보인 어코드 스포츠 모델에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전자식 버튼 타입 변속기와 혼다의 첨단 안전사양인 혼다 센싱(차선유지보조시스템, 자동감응 정속 주행 기능, 오토 하이빔, 추돌 경감 제동 장치)이 더해졌다.

헤드 업 디스플레이 등의 사양은 몰라도 최근들어 자율주행장치 도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혼다 센싱이 제외된 점은 다소 아쉽다. 캠리 2.5모델에는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TSS)가 기본으로 적용돼 있기 때문이다.

BMW와 흡사한 센터페시아 디자인

신형 어코드의 스타일은 이미 잘 알려진 대로 기존과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차체가 10㎜ 가량 넓어지고, 높이는 15㎜ 낮추면서 휠베이스는 55㎜가 커졌다. 유러피언 스타일로 한층 안정적이며 세련된 모습이다.

중후함을 줄이는 대신 스포티함을 부각시켰는데 하위급의 시빅과 비슷한 리어 램프 디자인으로 인해 무게감이 떨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미래형 컨셉에 맞게 잘 변신했다는 평이 더 우세하다.

패밀리 세단에서 가장 중요한 실내와 트렁크 공간은 한 마디로 최고 수준이다. 기본적으로 폭이 넓어지고 휠베이스가 길어졌기 때문에 전체 공간이 훨씬 넓어졌다. 운전석과 동반자석, 센터 암레스트가 있는 뒷좌석도 상당히 여유가 있다.

국산 중형차보다 더 넓은 트렁크 공간

덕분에 동급 국산차보다 더 넓은 트렁크 공간도 갖췄다. 6대4로 분할이 되는 뒷좌석 시트까지 감안하면 웨건 못지않은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이 실내를 더 넓게 보이도록 한다. 플로팅 타입 8인치 디스플레이와 BMW와 유사한 센터페시아 배열, 기어 쉬프트와 컵 홀더의 일자 배열이 매우 깔끔한 느낌이다.

스포츠, 노멀, 에코 등 주행모드 선택 스위치가 기어 쉬프트 뒤에 위치, 조작이 상당히 편리하다.

감각있는 도어 손잡이와 도어 트림 스위치도 세련되게 깎는 등 그 동안의 혼다 답지 않은 꽤 감각적인 면도 곳곳에 눈에 띈다.

휠베이스 연장으로 훨씬 여유있는 레그룸 

시트는 스티치가 들어간 천공 가죽 시트에 시트 히팅 기능이 적용돼 있다. 고급스럽긴 하지만 통풍 기능이 없는 점이 아쉽다.

소비자들이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기어 중립 설정 시프트록릴리즈 기능이 없어 이중 주차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단점이다.

센터 페시아 일부를 장식한 프리미엄 느낌의 우드그레인과 기어 쉬프트까지 덥은 고급 재질이 어코드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 다만 대시보드에 수준이 약간 낮은 소프트 재질을 사용한 점이 다소 아쉽다.

디지털화된 클러스터도 눈길을 끈다. 고정식 RPM 게이지를 디지털화, 필요에 따라 RPM과 주행 및 연비정보, 평균속도와 시간, 오디오, 전화, 드라이버 어텐션, 점검주기표 등을 볼 수 있도록 했다.

감각적인 도어트림 스위치

운전석 시트는 착좌감이 상당히 좋다. 원래 좋은 차는 운전석에 앉아 있으면 있을수록 편안함이 느껴진다. 시트가 적당히 몸을 받쳐 줘 안정감이 느껴진다. 시트 포지션도 상당히 낮아진 느낌이다. 

스티어링 휠은 적당한 두께로 안정감 있는 자세를 유지할 수 있게 해 주며, 강도는 현대차와 BMW의 중간 정도로 세팅이 돼 있다. 핸들링 감은 민첩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정확성은 괜찮은 편이다.

엔진음은 약간은 무게감 있는 터보다운 사운드를 낸다. 일반모드의 주행느낌은 비교적 좋다. 출발에서 시속 30km까지는 CVT의 특성상 빠르지 않지만 이 후부터는 꽤 좋은 반응속도를 보인다.

추월가속성능은 트윈터보 디젤 같은 폭발적인 반응은 아니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경제형 모드인 ECON 주행도 일반 모드와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파워풀하다.

뒷좌석 센터 암레스트

스포츠모드로 전환하면 트윈 디젤 못지않은 파워를 느낄 수가 있다. 신형 어코드가 스포츠 세단을 지향했다는 사실이 실감난다.

고속주행시와 코너링시 느껴지는 주행 안정감은 꽤 인상적이다. 탄탄하고 와이드해진 차체에 스티어링 휠을 민첩하게 만들어주는 듀얼 피니언 전자식 파워스티어링을 적용한 결과다.

글래스와 차량 하부, 엔진 격벽에 충분한 흡. 차음재를 댄 듯 실내 정숙성도 탁월하다.

신형 어코드의 서스펜션은 이전의 혼다차에서 보지 못했던 또 다른 놀라움이다. 급 브레이크가 필요한 꽤 높은 요철도 부드럽게 타고 넘어간다.

맥퍼슨 스트럿과 멀티링크의 어코드 서스펜션은 거친 노면에서의 충격흡수 능력이 매우 탁월하다.

디지털화된 계기판

 

다운사이징 엔진과 CVT를 조합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연료 효율성이다. 고성능을 내면서도 연료효율성을 높이기는 쉽지가 않다.

좀 가혹한 상태로 마음껏 달리면 리터당 12.7km 정도가 나온다. 공식 복합연비인 리터당 13.9km에는 약간 못 미쳤으나 100km 내외의 정속주행시는 충분히 공인연비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패밀리 중형세단에 스포츠성을 가미, 스포츠 세단으로 변신을 시도한 10세대 어코드는 디자인이나 성능, 연비 등 모든 면에서 꽤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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