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마힌드라회장의 1조3천억 원 추가 투자 발언이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는?

  • 기사입력 2018.07.13 17:11
  • 최종수정 2018.07.16 07:04
  • 기자명 이상원 기자
지난 10일 ‘한·인도 CEO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좌)과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쌍용자동차의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이 문재인대통령의 인도 방문 중 향후 3-4년 내에 1조3천억 원 정도를 쌍용차에 다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마힌드라 회장은 2011년 쌍용차 인수 이후 지금까지 1조4천억 원을 투자했다고도 말했다.

마힌드라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지난 11일 쌍용차의 주가가 전날보다 한 때 5.51%까지 상승했다.

마힌드라 회장이 앞으로 3∼4년 이내에 1조3천억 원 가량을 쌍용차에 다시 투자하겠다"고 말한 것이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하지만 마힌드라 회장의 이 발언은 별다른 의미가 없는 내용이다.

쌍용차는 A200, C300, D300, 전기차 등 향 후 3-4년 간 출시할 신차종 개발에 1조3천 억 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여기에 소요될 투자금을 두고 한 발언이기 때문이다.

마힌드라 회장이 같이 언급한 2011년 인수 이후 투자한 1조4천억 원 역시 티볼리와 G4 렉스턴 등 신차 개발에 투자된 것이다.

즉, 마힌드라그룹이 새롭게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쌍용차가 자체적으로 조달하는 신차 개발 자금을 ‘추가 투자’로 언급한 것이다.

이는 일상적인 투자일 뿐 신규 혹은 추가 투자는 아니다. 다만 마힌드라 회장은 쌍용차 해고자 복직 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문 대통령의 요청에 한국에서의 고용유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우회적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힌드라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쌍용차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언급해 왔으나 이 역시 마힌드라의 추가 투자가 아닌 쌍용차의 자체 투자에 그쳤다.

쌍용차는 지난 2017년 653억 원의 영업적자에 이어 올 1분기에도 313억 원의 적자를 기록, 5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때문에 앞으로 내놓을 신차 개발비용 마련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마힌드라측은 쌍용차의 현금 유동성이 막힐 경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신용보증은 해 줄 수 있지만 직접적인 현금 지원은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경쟁업체들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며 사활을 걸고 있는 전기차나 커넥티드카 개발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쌍용차는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이 6만6,948 대로 전년 동기대비 4.8%가 줄었지만 취약한 수출부문은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쌍용차는 올해도 경영상황을 흑자로 전환시키지 못하면 심각한 자금난에 직면할 수도 있다. 직접적인 지원 없이 1조3천억 원을 추가 투자하겠다는 대주주 마힌드라 회장의 발언이 더욱 뼈아픈 이유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