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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BMW 등 獨 3사, 사람과 원숭이 배기가스 흡입 실험 파문. 디젤 사수에 안간힘

  • 기사입력 2018.01.30 07:29
  • 최종수정 2018.01.30 15:00
  • 기자명 이상원 기자
독일 다임러 벤츠와 BMW, 폴크스바겐그룹이 인간과 원숭이를 상대로 디젤차 배기가스 흡입시험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폴크스바겐(VW)과 다임러 벤츠, BMW 등 독일 3사가 디젤차량의 배기가스를 사람과 원숭이에게 흡입시키는 실험을 실시, 파문이 일고 있다.

독일 자동차업체들은 배기가스 조작에 따른 디젤게이트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른 디젤게이트로 신뢰성과 도덕성이 회복 불능의 상태로 추락하고 있다.

독일 일간지 남부독일신문(Sueddeutsche Zeitung)과 슈투트가르트신문(Stuttgarter Zeitung)은 29일, 이들 독일 3사가 출자한 연구단체인 ‘EUGT(운수부문의 환경과 건강에 관한 유럽 연구그룹)'가 건강한 성인 25명을 대상으로 질소산화물(NOx)을 포함하는 가스흡입 영향을 조사하는 실험을 2013년부터 2014년까지 2년 동안 독일 내에서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연구단체는 현재는 해산된 상태다.

미국 뉴욕타임즈(New York Times)도 최근 이 단체가 2014년에 미국에서 원숭이를 대상으로 디젤 배기가스 실험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실험은 기밀실에 원숭이 10마리를 넣어 폴크스바겐 비틀(Beetle)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를 흡입시킨 뒤 반응과 영향을 조사한 것이었다.

디젤차량에서 뿜어져 나오는 배기가스는 천식과 폐질환, 심장발작과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독일 3사의 인간 실험에 대해 독일 내부에서 분노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독일 총리는 슈테판 자이베르트(Steffen Seibert) 대변인을 통해 낸 성명에서 “원숭이와 사람까지 대상으로 한 이 실험은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폴크스바겐은 지난 주말 동물실험에 대해 사과하고 “어떤 형태의 동물학대로부터도 분명하게 거리를 두고 있다”고 해명했다.

독일 크리스티안 슈미트(Christian Schmidt) 교통장관 대행은 “정부가 문제기업에 대한 특별 회의를 요구했다”면서 “이번 사건으로 독일 자동차산업에 대한 신용이 또 다시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독일 자동차업계는 오랜 기간에 걸쳐 디젤엔진은 가솔린엔진에 비해 환경친화적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2015년 폴크스바겐이 배기가스를 조작한 사실이 들통나면서 전 세계적으로 1,100만 대의 디젤차량에 대해 리콜을 실시, 디젤엔진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

벤츠 등 독일 3사는 사건이 보도된 후 EUGT와 거리를 두면서 내부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BMW는 성명을 통해 “BMW그룹은 문제의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고 폴크스바겐도 EUGT는 자신들과 상관없는 독립적인 연구기관으로 설립됐다고 밝혔다.

사람과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이 실험은 모두 EUGT에 위탁, 독자적으로 실시된 것이었지만, 이 단체가 벤츠와 BMW, 폴크스바겐 등 3의 출자로 설립, 디젤차가 여전히 친환경 성능이 높다는 것을 점을 강조하기 위해 시행됐다는 점에서 책임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독일 자동차업체들은 자동차가 전기차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자신들이 우위에 있는 디젤엔진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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