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현대·기아차, 절박한 美시장 과감한 정면 돌파 나선다

  • 기사입력 2018.01.15 08:30
  • 최종수정 2018.01.15 13:56
  • 기자명 이상원 기자
현대·기아차, 부진한 美시장에서 과감한 정면 돌파작전으로 나선다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해 뼈아픈 실패를 경험한 미국시장에서의 비전을 발표했다. 미국시장에 SUV 등 신차를 대거 투입하고 올해는 내실을 다지겠다는 공식 자료를 통해서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시장 공략에 대한 특별한(?) 메시지를 내놓은 건 올해가 처음으로, 그만큼 중요성이 높은 미국시장에서의 상황이 절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해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판매량은 127만5223대로 전년대비 10.4%나 격감했다. 이에 따라 순위경쟁을 벌이던 일본 닛산, 혼다차와의 격차도 40만 대 이상으로 벌어졌다.

이 중 현대차는 66만4,961 대로 13.4%가, 기아차는 58만9,668 대로 9.0%가 각각 줄었다. 두 브랜드 모두 비슷한 수준의 감소세를 기록한 것이다.

원인은 픽업트럭과 SUV가 초강세를 보인 미국시장에서 대한 예측 실패와 그동안의 외형 중심의 판매전략으로 인한 부작용 등 복합적인 원인 때문이다.

현대.기아차 스스로도 라인업 문제와 주력 모델의 노후화 등 내부적인 요인까지 겹친 것이 미국시장 실패의 주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현대.기아차는 더욱 치열해질 인센티브 싸움과 원 달러 환율 불안과 엔저의 일본차의 공세, 한미 FTA 개정협상으로 올해 역시 지난해 못지않는 어려움이 닥칠 것으로 예상, 올해를 미국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반 마련의 해로 삼고 내실 다지기에 집중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대. 기아차는 올해 미국시장에 권역별 자율경영체제를 도입키로 했다. 권역별 자율경영체제는 전 세계 주요 시장별로 상품전략, 생산, 판매 등을 통합 운영해 현지 시장과 고객의 요구에 능동적이면서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현장의 권한과 책임을 크게 높인 것이다.

현대차측은 미국은 현대·기아차 전체 판매의 약 20% 가까이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을 뿐만 아니라 자동차 선진 시장인 미국에서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다른 권역으로의 적용도 보다 용이해지기 때문에 조직 혁신의 첫 시작점으로 미국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향후 각 사별로 출범하게 될 미주지역 권역본부를 통해 판매, 생산, 손익 등을 하나로 통합 관리함으로써 경영 효율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 목표를 전년대비 약 10만 대 늘어난 71만6천대로 정하고, 판매, 마케팅, 제품, 서비스 등 전 부문에서 대대적인 혁신에 너설 예정이다.

먼저 현대차는 올해 미국에서 SUV를 중심으로 한 신차 라인업을 강화한다. 올 상반기엔 코나, 하반기엔 신형 싼타페를 각각 출시하고, 전기차 코나 EV와 수소전기차 넥소(NEXO) 등 친환경 SUV 2개 차종을 추가로 투입, SUV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이어 올해 이후에는 코나보다 작은 소형 SUV와 싼타페보다 큰 대형 SUV까지 SUV 라인업을 확대, 미국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SUV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이들 차종이 모두 투입되는 현대차는 경 SUV, 서브컴팩트 SUV 코나, 소형 SUV 투싼, 중형 SUV 싼타페, 대형 SUV 등 총 5개 라인업과 2개 친환경 SUV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이외에 현대차는 상반기 중 신형 벨로스터를, 하반기엔 주력 모델인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와 투싼의 부분변경 모델을 각각 출시할 예정이다.

이어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새롭게 선보인 '쇼퍼 어슈어런스(Shopper Assurance)' 프로그램을 앞세워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선다.

가격 투명성 제고와 계약 프로세스 단축, 찾아가는 시승 서비스, 3일 이내 환불 보장 등으로 구성된 쇼퍼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미국 내 4개 대도시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거친 후 올해 1분기부터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이중 '3일 머니백'은 고객이 차량 구입 후 3일 이내 300마일(483㎞) 이하로 주행했을 경우 차량의 무상반환이 가능하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현대차는 딜러 역량 강화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딜러 성과 인센티브 차별화로 우수 딜러는 적극 육성하는 한편, 부진 딜러는 교육강화 및 시설개선을 통해 판매 역량 및 고객 만족도를 제고해나갈 방침이다.

또, 태블릿 PC 등을 활용한 디지털화로 빠르고 정확한 정비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워크숍 오토메이션을 미국 전역에 400개소로 늘리며 서비스 전 과정에서 고객 만족도를 제고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지난해 연말 첫 선을 보인 스팅어를 올해부터 미국 시장에 본격 판매한다.

이어 기아차는 하반기에 럭셔리 플래그십 세단인 신형 K9을 선보이며 스팅어와 함께 브랜드 고급화 및 수익성 향상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함께 주력 볼륨 모델인 신형 포르테(국내명 K3)를 하반기에 출시하고 K5· 쏘렌토의 부분변경 모델도 추가로 투입, 판매량 회복에 주력한다.

또 지난해 출시된 이후 미국 하이브리드카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니로의 인기를 올해도 이어가는 한편, 전기차 버전인 니로 EV를 새롭게 선보이며 친환경차 시장 지배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기아차도 올해 딜러 역량 강화를 중점적으로 추진, 부진 딜러는 과감히 교체하고 우수 딜러는 밀착 관리함으로써 판매 역량 강화에 나선다.

이를 위해 올해 총 딜러수를 지난해 대비 4개 증가한 780개로 안정적인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판매가 열세인 동부 지역의 딜러 네트워크를 집중 개선하고 딜러 시설개선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판매 접점의 경쟁력을 향상시켜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제네시스 브랜드는 지난 한 해 동안 총 1만6,322 대가 판매됐다.

제네시스는 올 상반기에 중형 럭셔리 세단 G70가 출시될 예정으로, 제네시스가 목표 고객층을 낮추며 본격적인 볼륨 모델로 선보인 G70의 미국 시장 성공 여부는 향후 브랜드의 글로벌 시장 안착에 대한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네시스는 이 같은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향후 SUV까지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고 미국 PGA 골프 투어 개최 등 대규모 스포츠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진행함으로써 브랜드를 더욱 고급화하며 미국 고급차 시장 내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나갈 계획이다.

현대.기아차가 라인업 강화로 올해 미국시장 판매량이 다소 늘어나겠지만 근본적인 체질개선 전략이 제대로 이행돼야만 장기적으로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