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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아이오닉, 주행성능 ‘만족’ 실연비 ‘천양지차’

  • 기사입력 2016.01.20 22:51
  • 최종수정 2016.01.21 21:15
  • 기자명 신승영 기자

[오토데일리 신승영 기자] 현대차가 오는 2020년까지 친환경차 시장 2위 업체로 우뚝 설 수 있을까. 앞서 쏘나타(HEV 및 PHEV)를 통해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 공략에 첫 단추를 끼운 현대차가 이달 친환경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IONIQ)’을 선보였다. 아이오닉을 통해 현대차의 친환경차 기술 및 경쟁력을 살펴봤다.
 
친환경차 시장은 지속된 저유가 여파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된 모습이다. 더욱이 최근 이란의 경제제재 해제로 유가 하락세는 한층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 시장에서는 친환경차 판매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과거 경제성에만 집중하던 친환경차는 이제 디자인과 제품력 등을 모두 갖춰야만 한다.

 

아이오닉은 패스트백 형태에 가까운 해치백 모델로, 디자인 완성도가 우수하다. 미래지향적이면서도 정제된 느낌을 발산하며 직선과 곡선의 조화를 꾀했다. 더욱이 기능적인 측면에서도 공기저항계수 0.24 Cd의 높은 수준을 충족시켰다. 
 
실내는 디스플레이와 송풍구 등 대시보드 구성에서 신형 아반떼가 조금 더 나아 보인다. 안팎으로 적용된 블루 컬러 포인트 요소는 친환경차에 걸맞는 개성을 부여한다.

 

실내 공간은 2열 헤드룸이 불편하다. 175cm 신장의 탑승객 머리가 헤드레스트보다 루프에 먼저 닿는다. 뒷좌석 하부에 배터리가 위치해 시트 포지션은 높고, 패스트백 형태의 디자인으로 윗공간은 좁다. 시트 착좌감은 비교적 만족스럽지만 장시간 탑승시 답답함을 느낄 수 있겠다. 
  
트렁크 공간은 750L로 넉넉하지만, 실용성은 다소 의문이다. 언더 트레이 등 3층으로 공간을 구분했기 때문이다. 패밀리세단 혹은 공간 활용성을 중시한다면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더 적합하겠다.

 

이번 시승은 강변북로와 자유로 일대 총 100km 구간에서 진행됐다. 시승차는 최상위 Q트림(17인치 타이어·공인연비 20.4km/L)으로 자동긴급제동시스템(AEB)과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차선이탈 경보장치(LDWS) 등 고급 사양이 모두 포함됐다. 
  
이날 외부 기온은 낮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영하 8도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충방전 관리 및 배터리 성능에 제약이 예상됐다. 실제로 출발 직후 차량 온도가 충분히 올라오지 않은 냉간 상태에서 도심 주행 연비는 리터당 10~11km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배기열 회수 장치와 액티브 에어 플랩 시스템 등을 통해 추운 날씨에도 빠른 웜업 성능을 보여줬다.  

 

아이오닉에 장착된 카파 1.6 GDi 엔진과 전용 6단 DCT, 그리고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조합은 만족스럽다. 카파 1.6 엔진의 질감은 부족함 없이 넉넉하다. 스포츠 모드에서 6단 DCT는 부드럽고 민첩한 변속 성능을 제공한다. EV 모드와 HV 모드 간 전환도 매끄럽다.
 
뛰어난 공력 성능과 저중심 설계, 그리고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높은 수준의 퍼포먼스와 안정적인 승차감을 동시에 제공한다. 고속에서 연속된 차선 변경이나 선회 구간에서도 밸런스를 쉽게 잃지 않는다. 

 

6단 DCT의 경우 주행 모드에 따라 호불호가 나뉜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1~5단 간 변속이 민첩하게 이뤄졌다. 반면, 일반 주행 모드에서는 경사로 구간과 급가속 상태에서 변속 반응이 예상보다 더 굼떴다.   
 
EV 모드에서 보행자 등 경고를 위해 사운드 제너레이터가 작동된다. 실내로 유입되는 소리는 미미했다. 다만, 주행 성능을 강조한 만큼 고속에서 엔진 사운드 이퀄라이저와 같은 기능이 지원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고속 주행에서 단점을 꼽자면 스티어링 휠이 가볍고, 제동 거리가 길다.

 

연비는 주행 모드와 운전 습관에 따라 편차가 심했다. 스포츠 모드에서 연비는 15.5km/L를 기록했다. 앞서 강변북로와 자유로 등 유사 코스에서 시승했던 아반떼 디젤의 경우 15km/L 내외를 기록한 바 있다. 물론, 당일 교통 상황과 기온 등 변수는 고려되지 않은 단순 비교다. 
  
일반 주행 모드에서는 22.3km/L를 달성했다. 도심에서는 운전에 별다른 차이가 없었지만, 고속도로 구간에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기능을 적극 사용했다. 아이오닉 시승 행사에서는 27km/L 이상 연비도 기록됐다.
 
편의 사양 중 관성 주행 안내 기능이 포함된 ‘Eco-DAS(Driver Assistance System)’는 운전자가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시점을 알려준다. 익숙하지 않고 간간히 안내 신호를 놓치는 경우도 있지만, 연비 운전에는 유용하다.

 

센터페시아 하단 수납공간은 무선 충전 기능으로 인해 바닥이 뜨겁다. 해당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스마트폰을 두는 것은 적절치 않겠다.
 
아이오닉은 친환경차의 강점인 연비는 물론, 역동적인 주행성능과 첨단 안전 및 편의 사양을 대거 지원한다. 현대차의 기술경쟁력을 잘 대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의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저유가 시대, 차량 구매 및 유지 비용 등 종합적인 경제성에서 아반떼 디젤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프로모션 등 구매 조건과 실내 공간 측면에서는 쏘나타 하이브리드도 눈에 들어온다. 주관적인 평가는 20~30대 고객보다 장년층의 세컨드카로 더 적합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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